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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메이저리그

류현진 7이닝 7K 무실점 빼어난 호투에도 불펜이 날려버린 2연승이 아쉽다

by 스포토리 2014.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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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에게 2년차 징크스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현지 언론들에서는 류현진이 올 시즌 힘들 수도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미국 야구를 처음 접했던 지난 시즌과 달리, 올 시즌은 완벽하게 분석된 류현진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류현진이 어떤 인물인지를 1년 동안 보면서도 미처 깨닫지는 못했습니다.

 

커쇼의 빈자리 완벽하게 채워준 류현진의 호투

 

 

 

 

7이닝까지 완벽하게 막은 류현진의 뒤는 브라이언 윌슨이 올랐습니다. 다저스의 필승조인 윌슨과 얀센으로 이어지는 불펜은 메이저 최강이라는 칭호까지 받았습니다. 여기에 페레즈까지 가세한 전 현직 마무리 투수들이 모두 모여 있는 다저스의 불펜은 선발 못지않은 강점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발톱 부상으로 인해 개막전 출전이 불투명했던 류현진이었지만, 발톱을 자르고 치료에 들어간 그는 등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커쇼를 대신해 본토 메이저 개막식 경기에 나섰습니다. 단 하나의 경기만 열리는 미국 메이저리그 본토 개막전에 등판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다저스 구단에서 류현진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는 이 등판으로 충분했습니다.

 

류현진의 1, 2회는 위기였습니다. 슬로스타터인 류현진이기는 했지만 오늘 경기에서 1회는 불안이 증폭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발톱 부상이 완쾌되었는지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1회 투구는 여전히 부상 중인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했기 때문입니다.

 

다저스 1회가 삼자범퇴로 쉽게 끝난 것과 달리, 류현진이 나선 샌디에이고의 1회는 불안했습니다. 첫 타자라인 카브레라를 제구가 안 되며 볼넷을 내주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볼넷이 많지 않은 류현진이 경기 시작과 함께 볼넷을 내준 것은 뭔가 이상이 있다는 의미였습니다.

 

볼넷에 이어 2번 데노피아에게도 안타를 내준 류현진은 3번 타자인 히들리를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위기를 벗어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지코에게마저 볼넷을 내주며 1사 만루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4번 타자 지코는 의도적으로 볼넷으로 내보내 루를 채운 행위이기는 했지만, 초반부터 1사 만루를 위기였습니다. 하지만 류현진의 위기관리 능력은 탁월했습니다. 좌완 타자인 알론소에게 빠른 공으로 압박해 투수 땅볼로 유도하며 홈과 1루로 이어지는 병살로 처리하며 위기의 이닝을 마무리했습니다.

 

2회 다저스가 유리베와 엘리스가 연속 안타를 치기는 했지만, 후속타자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했습니다. 1회 어렵게 무실점으로 위기를 극복한 류현진에게는 2회도 어려웠습니다. 선두 타자인 메디카에게 안타를 내주고, 베나블에게도 안타를 내주며 분위기는 더욱 어렵게 흘러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류현진의 위기관리 능력은 다시 한 번 빛을 발하기 시작했습니다.

 

리베라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고, 투수인 캐쉬너가 보내기 번트로 2사 2, 3루 상황을 만든 샌디에이고였지만 류현진을 넘기는 어려웠습니다. 1번 타자인 카브레라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류현진에게 위기는 위기가 아니었습니다. 비록 초반 제구력 난조로 위기 상황에 처하기는 했지만,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류현진은 평정심으로 상대 타선을 막아내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류현진에게 위기는 2회까지였습니다. 불안했던 제구력도 3회부터는 정상을 찾았습니다. 물론 호주에서 가진 두 번째 경기처럼 낮게 제구 되는 환상적인 모습은 아니었지만, 1, 2회보다는 안정적인 모습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모습은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코리아 몬스터 류현진의 모습이었습니다.


3회부터 7회를 마무리할 때까지 류현진은 샌디에이고 타자 15명을 범타로 잡아내며 경기를 마무리했습니다. 88구의 공만 던진 류현진은 8회 윌슨으로 교체되었습니다. 통상 선발 투수에게 100구 정도를 던질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다저스의 투수 교체는 불펜이 강력하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윌슨과 얀센으로 이어지는 환상적인 조합은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기 위해 최고의 승부수였습니다.

 

 

믿었던 윌슨이 이적 후 첫 타석에 들어선 세스 스미스에게 동점 홈런을 내주며 흔들리고 말았습니다. 한 타자도 잡지 못한 채 3점을 헌납한 윌슨으로 인해 다저스의 본토 개막전 경기는 역전패가 되고 말았습니다. 결과론이지만 류현진을 8회에도 올렸다면 역전을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아쉽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커쇼가 15일자 부상자 명단에 올려진 상황에서 다음 경기인 샌프란시스코와의 홈 개막전 선발로 나서야 하는 류현진을 보호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류현진은 7이닝 동안 88개의 공으로 3피안, 3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치고 내려섰지만 승패와는 인연이 없었습니다. 호주에서의 경기에 이어 두 경기 연속(12이닝) 무실점으로 막은 류현진에게 2년차 징크스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다저스가 현시점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는 커쇼나 그레인키도 아닌 류현진이라는 사실은 오늘 경기에서도 명확했습니다.

 

호주 경기에 이어 본토 개막전에서 보인 류현진의 모습은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그가 마운드를 내려선 이후 보인 다저스 투수들을 보면 류현진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잘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커쇼를 대신해 다저스의 에이스 역할을 하게 된 류현진은 그 역할에 걸 맞는 최고의 피칭을 보여주었습니다. 비록 무실점 호투에도 승리를 따내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했지만, 그가 보여준 호투만으로도 오늘 경기는 값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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