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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선발 임준섭의 한계와 문규현의 결정적 수비, 기아 홈에서 다시 무너졌다

by 스포토리 2014.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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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의 힘이 결국 승패를 갈랐습니다. 여기에 문규현의 그림 같은 수비까지 더해지며 기아는 홈에서 루징 시리즈를 이어가고 말았습니다. 좀처럼 강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기아는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강팀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아 강팀에 약한 전력으로 우승 노릴 수는 없다




임준섭은 세 번째 선발에서도 좀처럼 믿음을 주지 못했습니다. 빠른 공을 가지지 못한 그로서는 칼 같은 제구력이 생명이지만, 제구력까지 나쁜 임준섭이 과연 선발 자리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의아하기만 합니다. 불안한 투구는 결국 팀 전체를 불안하게 만들고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을 그만큼 줄여준다는 점에서 선발의 중요성은 클 수밖에는 없습니다. 

 

 

초반 분위기는 기아가 앞서나갔습니다. 2회 이범호가 홈런을 치며 분위기를 이끌어 나갔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점수를 뽑아주니 임준섭이 바로 흔들리며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사실입니다. 임준섭은 1회 삼자범퇴로 간단하게 끝내더니, 2회 선두타자인 최준석에게 안타를 내주기는 했지만, 곧바로 히메네스를 1루 땅볼을 유도해 병살로 처리하며 2회 역시 위기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습니다.

 

문제는 3회였습니다. 이범호의 홈런 하나로 승기를 잡아갔지만, 3회 시작과 함께 이어진 불안한 투구와 롯데의 반격은 오늘 경기의 승패를 갈랐습니다. 선두타자인 강민호의 안타를 시작으로 전준우의 안타, 2사후 정훈의 역전 싹쓸이 3루타는 결정적이었습니다. 여기에 손아섭의 적시 2루타까지 이어지며 경기는 단숨에 3-1이 되었습니다.

 

임준섭이 상대를 압도하기 위해서는 칼 같은 제구력으로 상대의 의표를 찌르는 투구를 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임준섭에게는 그런 제구력이 부족한 게 문제입니다. 평균 구속이 140km를 넘기 어려운 상황에서 상대를 압도할 수 없는 그에게 제구력 난조는 곧 몰락으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낮은 구속에 다양한 변화구만 갖춘다고 경기 지배력을 놓일 수 없다는 사실은 임준섭의 한계이자 약점이라는 점은 씁쓸합니다.

 

3회 3실점을 한 임준섭은 4회에서 밋밋한 높은 공으로 강민호에게 솔로 홈런을 내주며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4실점이 아주 몰락한 수준은 아니지만, 투구 패턴이나 상대와의 승부에서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임준섭의 선발 등판은 결국 지속적인 불안으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4-1로 뒤진 상황에서 기아는 4회 말 장원준을 상대로 기회를 잡았습니다. 1사후 필이 볼넷을 얻어내고, 나지완의 안타에 이어 이범호가 우익수 깊은 희생 플라이로 4-2까지 추격하던 기아는 신종길의 안타성 타구가 문규현의 호수비에 막히며 아쉬움을 곱씹어야만 했습니다. 안치홍의 안타까지 이어지며 동점에서 역전 가능성까지 엿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신종길의 타구가 안타로 이어졌다면 장원준마저 무너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신종길의 잘 맞은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낸 문규현의 이 환상적인 수비 하나는 결국 기아의 추격 의지를 꺾어버렸다는 점에서 아쉽기만 했습니다. 만약 신종길의 타구가 안타로 이어졌다면 기아의 오늘 경기는 승리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점에서 안타깝기만 합니다.

 

선발로 나선 임준섭은 4와 2/3이닝 동안 77개의 투구수로 7안타, 2사사구, 1홈런, 2삼진, 4실점을 하며 9점대 방어율을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롯데 선발인 장원준 역시 흥미로운 투구를 보이지는 못했습니다. 5와 2/3이닝 동안 96개의 공으로 7안타, 3사사구, 1홈런, 1삼진, 3실점을 하며 시즌 2승째를 챙겼습니다. 승리 투수가 되기는 했지만, 장원준 역시 기아를 상대로 압도적인 피칭을 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문제였습니다.

 

기아는 오늘 경기에서 수비에서도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6회 선발 타자인 히메네스가 서재응의 공을 통타해 다이렉트로 펜스를 맞추는 대단한 파워를 선보였습니다. 문제는 수비에 나선 신종길의 어눌한 수비가 발이 느린 히메네스를 2루까지 보내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저 발이 느리니 1루에서 멈출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적극적인 수비에 나서지 않고 안치홍에게 연결을 하는 계투 상황은 히메네스를 2루까지 향하도록 만들었습니다.

 

히메네스를 2루로 보내지 않았다면 실점을 막을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기아는 다시 실점을 하며 더 이상 역전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양 팀의 안타수는 10-9로 롯데가 1개 더 쳤을 뿐이지만 점수차는 3점이었습니다. 효과적인 경기 운영은 보이지 않았고, 신종길과 안치홍의 어눌한 계투에서도 알 수 있듯, 스스로 경기 결과를 예측하는 패자의 경기력은 한심함으로 다가왔습니다.

 

 

기아는 선발과 불펜 모두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이런 불안은 결과적으로 좋은 타격 페이스마저 흔들 수밖에는 없습니다. 현재 불안한 마운드를 타격의 힘으로 버티고는 있지만, 이런 현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기아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기아의 마운드가 갑자기 좋아질 수 없다는 점에서 과연 4, 5 선발이 어떻게 버텨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여기에 2선발인 송은범마저 불안한 상황에서 기아가 부상 선수들이 돌아올 때까지 중위권을 지켜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박경태를 대신해 한승혁이 선발로 나서는 화요일 경기는 그만큼 중요해졌습니다. 150km가 넘는 빠른 구속을 가진 한승혁이 4경기에서 10이닝이 넘게 투구를 하면서 나름 가능성을 보였다는 것은 다행입니다.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선발 후보라는 점에서 한승혁이 첫 선발 등판에서 승패와 상관없이 선발 투수로서 몫을 제대로 해준다면 기아로서는 비록 힘든 상황이기는 하지만, 큰 기대를 걸 수도 있을 듯합니다.

 

강팀에 약한 기아는 결코 강팀이 될 수는 없습니다. 현재처럼 무기력한 마운드로는 결코 중위권을 유지하기도 어렵다는 점에서 기아의 고민은 더욱 크게 다가옵니다. 당장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보다 집중하고 충실하게 임해야만 할 것입니다. 그리고 최악의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집중력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만 프로일 것입니다. 과연 기아가 이 지독한 운명 속에서 벗어나 과거의 호랑이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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