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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메이저리그

강정호 ML 첫 만루 홈런 팀 승리까지 이끌었다

by 스포토리 2015.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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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가 메이저 진출 첫 해 자신이 목표한 15 홈런과 함께 올 시즌 피츠버그 팀 사상 첫 만루 홈런을 쳐냈다. 전날 팀 홈런 중 가장 멀리 나간 장거리포에 이어 이번에는 팀 승리를 이끈 만루 홈런으로 그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5-4로 이긴 오늘 경기에서 강정호는 독보적인 존재가 되었다. 

 

강정호 두 경기 연속 홈런, 진정한 ML 파워를 보여주었다

 

 

 

 

6회 1-1 상황에서 1사 만루에 타석에 선 강정호에 대한 기대는 그리 많지 않았다. 전날 홈런을 치기는 했지만 극적인 상황에서 주역이 되는 경우가 드물었고, 최근 들어 병살타들이 많이 나오며 득점 기회를 놓치는 일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 강정호를 자극하기라도 하듯 신시내티 샘슨은 포심 패스트볼로 승부를 걸어왔다.

 

ML 전문가들은 강정호가 올 시즌 적응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 예측했다. 한국에서 한 시즌 40 홈런까지 치기는 했지만 투수들의 실력이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작은 구장에서 나온 홈런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ML 투수들의 강속구가 쉽게 적응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강정호가 과연 한 시즌을 제대로 보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품었다.

 

강정호에 대한 판단은 틀렸다. 그는 160km에 달하는 강속구도 쳐낼 정도로 탁월한 적응력을 보였다. 그것보다 다양한 변화구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힘들어 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샘슨에게도 전 타석에서 슬라이더에 삼진을 당하기도 했다.

 

샘슨은 강정호를 상대로 첫 타석에서 슬라이더에 막혀 땅볼로 물러났고, 두 번째 타석에서도 슬라이더에 삼진을 당하며 물러났다. 문제는 강정호를 완벽하게 잡아낸 샘슨은 세 번째 타석에서는 볼 배합을 바꿔 직구 승부에 나섰다. 샘슨의 선택이 이상할 것은 없다. 두 타석 모두 슬라이더를 상대로 강정호를 잡은 상황에서 1사 만루에서 동일한 슬라이더 승부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강정호가 강속구에 대해서는 엄청난 적응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강속구에 4할이 넘는 타율을 보일 정도로 ML 강속구 투수들을 무기력하게 만든 강정호에게 직구 승부는 최악의 선택이었다. 6회 1사 만루 상황에서 강정호를 상대로 던진 다섯 개의 공이 모두 150km가 넘는 강속구들이었다.

 

슬라이더에 당했던 강정호는 연이어 들어오는 직구에 대한 반응은 명확했다. 몸 쪽으로 들어오는 포심 패스트 볼을 놓치지 않고 완벽한 스윙을 한 강정호. 그리고 타격이 이뤄지는 순간 심하게 자책을 하는 신시내티 포수의 모습은 극적인 상황이 벌어졌음을 알 수 있게 했다. 

 

피츠버그의 올 시즌 첫 만루 홈런이 선장 맥커친이 아닌 강정호라는 점이 대단했다. 전날 70마일 대의 변화구를 받아쳐 2층 펜스를 넘기는 엄청난 홈런을 쳐낸 강정호가 오늘 경기에서는 가장 극적인 순간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직선타로 펜스를 넘기는 극강의 파워를 보여주었다. 

 

 

느린 변화구도 빠른 직구도 모두 홈런으로 만들어내는 강정호의 파괴력은 분명 대단하다. 두 경기 연속으로 홈런을 쳐내며 자신이 시즌 전 목표로 삼았던 15개를 모두 채웠다. 한국 리그에서 40 홈런을 쳐낸 강정호가 ML에서 15개 홈런을 목표로 했다는 것이 불만스러울 수도 있지만, 새로운 리그에서 적응이 절실한 첫 시즌에 가장 적합한 목표 수였다. 그리고 강정호는 그런 결과를 스스로 만들어냈다. 

 

최근 경기에서 병살타가 많이 나오는 등 아쉬움이 컸지만 강정호는 올 시즌 만루 상황에서 7타수 3안타(타율 0.429) 10타점을 기록했다. 3개의 안타 중 하나는 오늘 경기에서 나온 홈런이었고, 2루타와 단타를 기록했다. 만루 상황 출루율은 0.500이고 장타율은 무려 1.000이라는 점에서 강정호의 존재감은 특별하게 다가온다.

 

이제 많은 이들의 관심은 과연 강정호가 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거 첫 시즌 최다 홈런을 쳐내느냐 입니다. 현재 아시아 선수 기록은 모두 일본 선수들이 가지고 있다. 가장 많은 홈런인 18개를 쳐낸 것은 일본 최고의 포수라고 불렸던 조지마 겐지가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2006 시즌 기록한 것이었다.

 

2위 역시 일본 선수인 마쓰이 히데키가 뉴욕 양키스에서 기록한 16개의 홈런이었다. 2003 시즌 화려하게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ML에 데뷔했던 고질라의 몫이었다. 다음 해 31개의 홈런을 쳐내며 아시아 거포로서의 가치를 보여주었던 마쓰이는 이후 ML에서는 10시즌을 소화하며 화려하게 은퇴를 했다. 

 

강정호가 이 앞선 아시아 선수들의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20여 경기를 남기고 있는 상황에서 4개의 홈런만 더 쳐낸다면 강정호는 아시아 선수 ML 첫 시즌 최다 홈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적응기를 마치고 고질라 마쓰이가 다음 해 30개가 넘는 홈런을 쳐내며 화려한 ML 시즌을 보냈듯, 강정호 역시 그렇지 못하란 법은 없을 것이다. 

 

국내 리그보다 긴 ML 리그를 모두 소화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휴식을 취하며 경기에 나서는 강정호가 좀 더 집중력을 보이며 대단한 기록을 세우게 된다면 그의 ML 2년 차는 더욱 큰 기대를 해도 좋을 듯하다. 결코 쉽지 않은 길이지만 강정호의 활약은 ML 관계자들의 시선을 바꿔놓았다. 그리고 박병호를 비롯한 많은 한국인 거포들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다. 선구자가 된 강정호가 올 시즌 어떻게 마무리하느냐는 그만이 아니라 모두의 관심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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