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15 08:38

기아 한화에 8-0 승, 헥터 첫 완봉승과 아기 호랑이들 맹타 완승을 이끌다

헥터가 기아의 외국인 투수 역사상 최초로 완봉승을 만들어냈다. 메이저리거 출신으로 초반 아쉬움을 주었던 헥터는 한국 타자들의 습성을 파악한 후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많은 것들이 붕괴된 한화를 상대로 수준 높은 투구로 완벽하게 상대를 제압한 헥터와 어린 호랑이들의 연이은 맹타는 화룡점정이 되었다.

 

헥터 무사사구 완투 완봉, 최고의 존재감으로 기아 연승을 이끌었다

 

 

전날 로저스는 팀 실책과 함께 무너지며 패전 투수가 되었다. 하지만 헥터는 달랐다. 최악의 부진에 빠진 한화와 달리, KT를 잡으며 연승을 이끌어가는 기아는 한화에 여러 부문에서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었다. 송은범과 헥터의 선발 대결에서도 우위를 점한 기아는 그렇게 4연승을 이끌어냈다.

 

한화는 1회가 기회였다. 2사 상황에서 로사리오가 안타를 치고 김태균까지 안타를 만들어냈다. 문제는 로사리오가 욕심을 내 3루까지 달린 것이 문제였다. 그렇게 빠르지 않은 발로 과감한 주루 플레이를 한 로사리오가 3루에서 아웃을 당하며 기회는 무산되었다. 연속 안타가 나왔다는 점에서 중요했지만 그 주루 플레이 하나가 모든 가능성을 막고 말았다.

 

위기를 벗어난 기아는 1회부터 득점에 성공했다. 최근 공격력까지 좋아하지 있는 오준혁은 송은범을 상대로 첫 타석에서도 2루타를 쳐냈다. 1루 라인을 타고 흐르는 깔끔한 안타에 이어 필과 김주찬이 볼넷을 얻어나가며 2사 만루 상황을 만들어냈다.

 

오준혁과 함께 잠시 주춤하던 타격감이 다시 살아난 서동욱은 적시타를 쳐내며 귀중한 선취점을 뽑아냈다. 수비 불안으로 선발에서 제외되었던 김주형이 이범호 대신 3루수로 출전했지만 이어진 만루 상황을 이어가지 못했다. 안타 한 방이면 송은범을 일찍 내릴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아쉽다. 로저스를 제외하고는 한화의 모든 투수들은 선발과 불펜의 경계가 없는 퀵 후크의 대상이라는 점에서 말이다.

만루 상황에서 1실점만 한 송은범은 의외로 잘 버텨냈다. 3회 추가점을 뽑은 기아는 상대 배터리가 폭투 2개를 남발하는 상황에서도 1점을 얻는데 그친 것은 아쉬웠다. 김호령이 선두 타자로 나선 안타로 출루하고 송은범의 폭투로 2루까지 진출했다. 김주찬의 적시타로 추가점을 뽑는데 성공하기는 했지만 필과 나지완이 효과적인 타격을 해주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김주찬이 적시타를 치고 나간 후에도 폭투는 이어졌고, 3루까지 출루하는 이유가 되었지만 서동욱의 적시타가 터지지 않으며 3회에도 1득점을 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1회와 3회 득점 과정을 보면 모두 대량 득점도 가능했다는 점에서 아쉽기만 했다.

 

아쉬운 순간들이 이어진 상황에서 기아는 5회 빅이닝을 만들며 경기를 정리했다. 1사 후 나지완이 사구로 출루하면서 기아의 공격을 시작되었다. 김주찬이 안타로 1사 1, 2루 상황이 되자 한화는 송은범 대신 박정진을 마운드에 올렸다. 송은범은 올 시즌 선발로 등판하고 있지만 한 번도 5이닝을 채우지 못하며 퀵 후크의 대상이 되었다.

 

문제는 박정진 역시 과거의 그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퀵후크로 인해 과부하가 걸린 그가 위기를 구원할 최고의 존재가 될 수는 없었다. 서동욱의 타구는 김태균의 머리를 넘어가는 바운드 공이 되었고, 나지완이 홈으로 들어오는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다시 실책이 나오며 김주찬까지 득점을 하게 만든 것이다.

 

김주형의 좌전 안타로 주자가 둘이 된 상황에서 백용환은 박정진을 상대로 시즌 3호 3점 홈런을 뽑아내며 5회에만 다섯 점을 뽑으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선발을 일찍 내리고 불펜 투수로 진화하겠다는 한화의 기본적인 구상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어느 팀이나 그런 경기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번 이런 식의 퀵 후크가 일상이 된다면 이건 정상이 아니다.

 

차라리 송은범에게 5회를 맡겼다면 5실점까지는 하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선발 투수로서 자신의 역할에 대한 책임감을 부여하고, 스스로 위기를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것 역시 벤치의 몫이다. 하지만 오직 승리를 위한 선택은 오히려 더 큰 문제를 만들고 있다.

 

송은범은 올 시즌 8번 선발 투수로 나섰지만 단 두 번만 6회 마운드에 올랐을 뿐이다. 그 외 여섯 번의 경기는 3, 4이닝만 던지고 물러나고는 했다. 송은범만이 아니라 한화의 선발 투수들은 로저스를 제외하고는 선발 투수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는 점은 답답해 보일 정도다.

 

헥터는 9이닝 동안 112개의 투구 수로 5피안타, 6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되었다. 사사구가 하나도 없는 완벽한 투구로 이룬 승리라는 점에서 반갑다. 더욱 헥터 자신도 9이닝 완봉이 프로 선수로서 최초라는 점과 기아 타이거즈 역시 외국인 투수 첫 기록이라는 점에서 모두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경기였다.

 

헥터는 시즌 초반 2경기 호투를 하고(당시에도 피안타가 많았지만) 넥센과 삼성 경기에서 연속으로 6실점과 7실점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하지만 스스로도 한국 프로야구를 이해했다는 말과 함께 이후 경기에서는 다시 메이저리거다운 호투를 보여주고 있다.

 

오준혁과 김호령은 오늘도 멀티 안타를 만들어냈다. 넥센에서 기아로 옮긴 서동욱 역시 멀티 안타와 멀티 타점을 올리며 경기 흐름을 이끌어갔다. 오늘 경기는 신인급 선수들과 하위 타선이 폭발하며 좀 더 손쉽게 경기를 이길 수 있었다. 최근 타격감이 그렇게 좋지 못했던 백용환이 결정적인 3점 홈런을 쳐내며 어린 선수들의 타격이 폭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아는 연승 이상의 큰 가치로 다가오는 듯하다.

 

기아는 한화와의 홈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 선발 투수로 최영필은 선택했다. 6년 만에 선발로 나서는 최영필은 최고령 투수다. 그런 최영필은 선발로 내보내는 것은 위험한 선택일 수 있다. 물론 기아가 믿었던 선발이 부상과 저조한 성적으로 인해 일부 붕괴된 것이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최영필을 선발로 선택하기는 했지만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아직 알 수가 없다.

 

헥터가 토요일 경기를 홀로 지켜냈다는 점에서 김기태 감독의 무리수 같은 선택도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최영필이 초반에 상대 타자들을 잡아낼 수만 있다면 쉬었던 불펜 투수들을 총동원해 승부를 벌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화가 팀 타선만이 아니라 마운드까지 모두 붕괴된 상황이라는 점에서 최영필 카드가 의외로 효과적으로 다가올 수도 있어 보인다.

 

메이저리그 현역 투수 출신다운 투구를 보여주기 시작한 헥터는 한 동안 그 위력적인 투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중심 타선이 안정을 찾아가는 기아로서는 어린 호랑이들이 본격적으로 타격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반갑다. 아직 완성형은 아니지만 경기를 하면서 성장하는 그들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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