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16 07:07

기아 한화에 8-7 승, 모두가 서재응-최희섭이 되어 팀 5연승 이끌었다

서재응과 최희섭이 합동 은퇴식을 가졌다. 메이저리거로서 국내로 복귀해 뚜렷한 족적보다는 아쉬움이 더 크기는 했지만, 그들이 위대한 것만은 분명하다. 선발 공백이 큰 상황에서 기아는 42살 노장 불펜 투수 최영필을 선발로 내세우는 고육지책을 썼다. 예고된 퀵 후크는 기아와 한화 모두 이어졌다.

 

서재응-최희섭 은퇴식을 더욱 값지게 만든 기아 선수들의 승리

 

 

모든 타자들은 최희섭의 이름이 투수들은 서재응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치렀다. 기본적으로 선발 야구가 아닌 시작부터 불펜 야구로 치러진 오늘 경기는 두 최고 선수들의 은퇴식이 더욱 큰 관심을 불러올 정도였다. 퀵 후크가 일상이 되어버린 팀과 퀵 후크를 할 수밖에 없게 된 팀의 대결은 예상처럼 치열했다. 

 

한화는 1회부터 불안하게 시작했다. 1사 후 이용규의 볼넷과 로사리오의 안타까지 더해지며 시작부터 추가점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다음 타선이 4번이라는 점에서 득점 기회는 분명했다. 하지만 4번 김태균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삼진으로 물러났고, 로사리오는 2루로 뛰다 포수의 송구에 아웃을 당하며 득점 기회는 삽시간에 사라졌다.

 

1회 위기를 넘긴 기아는 선두타자인 김주찬이 심수창을 상대로 선취점을 올리는 솔로 홈런을 쳐내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2회에는 한화가 왜 연패에 빠질 수밖에 없는지 잘 보여주었다. 1사 후 김호령이 안타로 출루한 후 도루에 성공한 후 백용환의 유격수 땅볼에 선택장애는 문제로 다가왔다.

 

유격수 하주석의 3루 선택은 늦었다. 빠른 발을 가진 김호령을 잡기에는 2% 부족했던 하주석의 선택 장애는 그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1, 3루 상황에서 강한울은 1루 방향으로 번트를 시도했다. 1루수 김태균은 공을 잡은 후 홈과 1루 그 어디도 선택하지 못하고 망설이다 늦은 1루 송구는 실점과 함께 주자마저 살리는 이유가 되었다.

두 번의 선택 장애는 결국 2회 3실점을 하고 말았고, 선발인 심수창을 조기 강판하게 만들었다. 로저스가 아니라면 눈치도 보지 않는 한화 입장에서는 심수창의 잘못이 아닌 야수들을 잘못으로 선발 투수가 조기 강판을 당해야만 하는 상황이 정상인지는 의문이다.

 

기아는 전날 헥터가 완투를 하면서 많은 불펜 투수들을 아낄 수 있었다. 6년 만에 선발로 나선 최영필은 처음부터 선발로서 역할보다는 초반 이닝에 최소 실점만 해주기를 바라는 예고된 퀵 후크였다. 기아 역시 불펜이 강하지 못한 게 현실이다. 오늘 경기에서는 한화보다 많은 불펜 투수들이 더 나왔지만 효과적인 투구를 보여주지는 못했으니 말이다.

 

한화의 경기가 항상 오랜 시간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오늘 경기에서도 잘 드러났다. 볼넷이 남발되고 실책에 이어 투수 교체가 잦은 상황에서 경기 시간이 줄어들 수가 없기 때문이다. 4회 사사구만 다섯 개가 나오며 밀어내기 실점이 연이어 이어지는 상황은 최악이었다.

 

오늘 경기에서도 10개의 사사구가 남발될 정도로 최악이었다. 6-1로 뒤지고 있던 한화는 기아 불펜의 부진으로 인해 6회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선두타자인 송광민이 2루타로 포문을 열며 한화 타구는 활기를 보이기 시작했다. 볼넷과 중전 안타에 이어 만루 상황에서 하주석이 적시 2루타로 2타점을 올리고, 정근우가 다시 적시타를 치며 6-5까지 점수를 좁혔다.

 

이용규까지 안타를 치며 분위기는 역전이 가능한 상황까지 만들었다. 무사 상황에 4득점을 했고, 여기에 3, 4번 타자가 나서는 상황에서 역전은 당연해 보였다. 하지만 로사리오는 외야 뜬공으로 물러났고, 김태균은 2루 땅볼로 병살타를 치며 더는 점수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무너지고 말았다.

 

6회 말 기아는 도망치는 점수를 내기는 했지만 아쉬운 주루 플레이가 답답하게 다가왔다. 바뀐 투수 윤규진이 나지완을 볼넷을 내주고 이범호에게 2루타를 내주며 추가 실점 위기에 빠졌다. 이 상황에서 대타로 나선 윤완주까지 볼넷을 얻으며 2사 만루 상황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김호령이 좌전 안타를 치며 6-5 상황을 7-5로 바꿔놓았다.

 

문제는 기아의 김종국 3루 주루 코치의 선택이 문제가 되었다. 낮은 타구에 2루에 있던 이범호를 홈까지 달리게 만든 잘못된 선택은 팀을 위험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과거에도 주루 코치의 판단 잘못이 이어져 논란이 되었는데 이번에도 어이없는 실책으로 추가 득점을 망치고 말았다.

 

햄 스트링이 여전하지 못한 상황에서 발이 빠르지 않은 상황에서 이범호를 낮은 좌익수 앞 타구에 홈까지 파고들게 만드는 선택은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이해할 수 없는 판단일 뿐이었다. 정우람을 무너트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 한 번의 판단 잘못이 경기를 힘들게 만들었다.

 

7회 한화는 다시 1점을 추가하며 추격을 해왔지만 8회 나지완이 정우람을 상대로 결정적인 솔로 홈런을 쳐내며 오늘 경기를 지킬 수 있었다. 정우람이 2와 1/3이닝까지 책임질 정도로 한화는 모든 것을 걸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기아의 마운드를 넘어서지 못한 한화는 끝없는 나락으로 빠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경기는 기아가 1점 차로 승리를 거뒀다. 불펜 투수들이 난조에 빠지며 대량 실점을 하지만 않았다면 손쉽게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는 점에서 아쉽기만 하다. 기아 5개와 한화 10개의 사사구가 남발되며 그리 좋은 경기는 아니었다. 불펜 투수들이 대거 등장하며 경기 시간도 늘어지며 아쉬운 경기만 이어갔던 경기였다.

 

기아는 KT와 한화와 홈에서 가진 다섯 번의 경기를 모두 이겼다. 다음 주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두산과 맞서게 되는 기아가 동등한 경기를 해갈 수 있다면 상승세는 단발적인 것이 아닌 진짜 힘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5할 승률을 올리며 5위까지 올라선 기아로서는 5월 셋째 주 경기가 중요하다.

 

두산과 SK가 초반 상승세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기아로서는 쉽지 않은 승부를 보일 것이다. 선발 자원도 부족하고, 불펜이 여전히 불안한 상황에서 그나마 중심 타선과 하위 타선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은 다행이다.

 

박찬호에 이어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서재응과 최희섭. 비록 절대적인 기록을 남기지 못하고 국내로 돌아와야만 했던 두 선수이지만 분명 그들은 대단한 도전자들이었다. 핀 포인트 투수로 제구력의 마법사라고도 불렸던 서재응은 메이저리그에서도 깨지지 않는 데뷔 후 가장 진 무사사구 기록도 가지고 있다. 데뷔 후 105타자 연속 무볼넷 기록을 작성한 서재응은 국내 무대에서는 44이닝 무실점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최희섭은 메이저리거들과 비교해 봐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가진 선수였다. 그리고 그 파괴력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수준이었다. 3타석 연속 홈런이나. 두 번이나 이어진 4게임 연속 홈런 등 강타자로서 면모를 그대로 보여주었던 최희섭은 컵스 시절 수비를 하다 뇌진탕을 당하며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뇌진탕 증세를 보이기 전까지 최고의 타자가 될 수도 있었던 최희섭이었지만 부상 이후 정상적인 선수 생활을 이어가지 못하고 국내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국내에서 서재응과 함께 타이거즈의 10번째 우승을 일궈내기도 했지만, 부상 후유증으로 인한 문제가 여러 논란을 만들기도 했다.

 

박찬호에 이어 한국 메이저리거로서 중요한 일을 해주었던 두 명의 메이저리거가 같은 날 은퇴식을 가졌다. 그렇게 전설들은 떠나갔지만 새로운 스타들이 다시 그 위대한 업적을 이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기아가 여전히 부족하고 아쉬움이 크지만 어린 선수들이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이 성장은 결국 여러 힘겨움들이 이어질 수밖에 없겠지만 결국은 큰 성과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을 것이다. 서재응과 최희섭의 유니폼을 입고 전설의 은퇴식을 치른 기아 선수들에게는 오늘 경기는 은퇴한 선수들만이 아니라 팬들과 현역 후배와 동료들에게도 결코 잊지 못할 경기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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