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19 08:09

기아 두산에 5-15 패, 폭주한 양의지 폭망한 나지완 점수로 드러난 분명한 실력차

기아가 5연승 뒤 1위 두산을 만나 2연패에 빠지고 말았다.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하는 기아로서는 시작부터 불안했고, 그 아쉬움은 중반을 넘어서며 기대감을 품게 하기도 했지만 후반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우익수로 나선 나지완은 잠실에서 폭망했고, 새로운 두목 곰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양의지는 2개의 홈런으로 경기를 장악했다.

 

경기 흐름을 끌고 간 양의지 두산의 강력한 힘, 기아 황대인의 가능성이 그나마 위안

 

 

선발 투수의 무게감부터 달랐다. 기아는 선발 자원의 부상 등으로 인해 6년 만에 선발로 나서는 정용운을 세울 수밖에 없었다. 두산은 보우덴에 이어 장원준이라는 강력한 선발 카드를 내세우며 연승 분위기는 선발 라인업에서 드러났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선발 싸움은 이름으로 정의할 수 없는 긴박함이 있었다.

 

정용운은 의외로 호투를 보여주었고, 장원준은 기아 타선을 압도하지 못했다. 나지완의 어이없는 실책만 없었다면 정용운이 대량 실점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선발 싸움에서는 비등한 대결 구도였다. 하지만 불펜에서 힘의 차이는 결국 10점 차 대패를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

 

오늘 경기의 선취점은 두산의 안방마님인 양의지의 몫이었다. 나름 호투를 하고 있던 정용운을 상대로 2회 선두타자로 나서 솔로 홈런으로 포문을 연 두산은 3회 빅이닝 경기를 시작했다. 참고로 두산은 오늘 경기에서 한 이닝 4득점을 무려 3번이나 만들어냈다.

 

3회 두산은 다시 선두타자인 김재원이 안타로 포문을 열고 1사 상황에서 오재원을 볼넷으로 내보낸 후 민병헌에게 적시타를 내주며 실점을 하며 2-0으로 앞서갔다. 후속 타자인 김재환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투아웃을 만들어냈지만 다시 한 번 고비는 양의지였다. 투아웃 상황에서 양의지는 다시 1타점 적시타를 쳐내며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문제는 다음 타자인 오재일의 타구였다. 잘 맞은 타구임은 분명했다. 하지만 수비 잘 하는 전문 우익수였다면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였다. 하지만 나지완은 공의 위치마저 놓치며 오재일에게 싹쓸이 3루타를 내주고 말았다. 순간적으로 조명 속으로 볼이 들어갔기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이 수비 하나는 분위기를 급격하게 냉각시키며 5-0까지 벌어지게 만들었다.

 

이 상황에서 5회 기아는 단 두 방의 홈런으로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선두타자 서동욱이 볼넷을 얻어나간 후 간만에 선발로 나선 김주형이 장원준을 상대로 투런 홈런을 날리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이 상황에서 올 시즌 첫 선발로 나선 황대인이 큼지막한 솔로 홈런으로 5-3까지 추격할 수 있게 했다.

 

어제 경기에서 1군 첫 경기 타석을 대타로 나서 추격하는 1타점 2루타를 쳐냈던 황대인은 오늘 경기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는 솔로 홈런을 쳐내며 미래의 기아 4번 타자라는 기대감을 채워주는 화끈한 한 방이었다. 이 상황까지는 기아가 충분히 추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주던 시점이었다.

 

2점 차는 언제든지 역전이 가능한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김주형과 황대인의 백투백 홈런은 중요했다. 하지만 문제는 다시 마운드였다. 5, 6회 추가점을 내주며 7-3까지 벌어지기는 했지만 그 지점까지도 충분히 해볼만 하다는 분위기는 존재했었다.

 

경기를 두산에 완전하게 넘겨준 것은 7회였다. 배힘찬이 마운드에 올라 연속 12개의 공을 볼을 던지며 처참한 볼넷 퍼레이드를 펼치며 경기는 무기력하게 넘어갔다. 임기준이 1사를 잡은 후 안타와 볼넷을 내주며 더는 마운드를 이끌 수 있는 상황이 되지 못하자 기아는 배힘찬을 마운드에 올렸다.

 

배힘찬은 마운드에 오르기 전까지 2경기에 나서 4이닝 동안 무실점을 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었다. 기아로서는 쥐고 있는 카드 중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믿었던 배힘찬은 최악의 투구로 자멸하고 말았다. 배힘찬은 마운드에 오른 후 12개의 볼을 남발하며 연이은 밀어내기 볼넷으로 경기는 두산의 몫으로 넘어갔다.

 

영점이 잡히지 않아 스트라이크 존에 좀처럼 공을 던지지 못하는 배힘찬의 투구는 경악스러울 정도로 참혹했다. 임기준을 시작으로 4명의 타자를 연속으로 볼넷을 내주며 경기를 두산에게 내주고 말았다. 박건우에게 적시타까지 내주며 무너진 상황에서 경기를 뒤집을 힘이 기아에게는 없었다.

 

8회에도 두산은 양의지가 홈런을 치는 등 다섯 개의 안타를 몰아치며 4득점을 했다. 더는 두산의 타선을 잡아낼 수 없는 현실 속에서 기아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보였다. 오늘 경기의 패인은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가 있을 것이다. 마운드는 시작 전부터 불안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중심타선의 침묵은 결정적이었다.

 

필은 여전히 2안타로 분위기를 이어갔지만, 나지완과 이범호가 좀처럼 자신의 역할을 하지 못하며 팀 타선을 이끌지 못했다. 나지완은 안타를 1개라도 때려내기는 했지만 이범호는 중요한 순간 두 개의 병살타를 치면서 분우기를 끊어버리는 역할만 하고 말았다.

 

배힘찬의 당혹스러운 3연속 볼넷이 주는 아쉬움이 컸다. 연이은 볼넷으로 완벽하게 게임을 두산에게 넘겨줬다는 점에서 결정적인 순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0점 차의 점수가 보여주듯 두산과 기아의 올 시즌 실력 차는 딱 그만큼이었다. 마운드와 타선 모두 상대가 되지 않았다. 그나마 기아의 위안이라면 기대하는 특급 신인인 황대인의 시원한 타격이었다. 박진두까지 1군에 나서게 되는 날 기아의 세대 교체는 완벽하게 이뤄지는 순간이 될 것이다.

 

두산과의 마지막 3연전에 양현종과 니퍼트가 선발로 나선다. 두 특급 선발의 마운드 대결은 지크와 보우덴의 선발 대결 못지않은 흥미로운 투수전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 기아로서는 에이스의 등판이라는 점에서 잡아야 한다. 그리고 연패를 끊고 SK와 대결에 나서야 한다는 점에서도 기아는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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