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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한화 4-2승, 지크 10승과 임창용의 뱀직구 부활 가을 야구가 보인다

by 스포토리 2016.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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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최악의 부진 속에서도 한화에게 2연승을 거두며 5위 자리를 지켜냈다. 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가을 야구의 마지노선인 5위를 두고 치열한 대결이 이어지고 있다. 기아와 SK, 한화가 촘촘하게 엮여 있는 상황에서 기아는 한화에게 2연승을 거두며 가을 야구 가능성을 높였다.

 

지크 시즌 10승과 뱀 직구 살아난 임창용, 힘겹게 5위 수성에 나섰다

 

 

LG와의 맞대결에서 모두 내주며 4위 자리에서 밀렸던 기아는 위기였다. 자칫 잘못하면 5위 자리도 내줄 수 있는 상황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넥센과 1승1패를 주고받은 후 치러진 LG와 한화 4연전은 기아로서는 모두 이겨야만 하는 경기였다. 4, 5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는 팀들 간의 경기에서 밀리면 그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LG와의 경기에서는 밀렸다. 넥센 전 패배에 이어 LG와의 2연전을 모두 내주며 3연패를 하는 동안 순위는 4위에서 5위로 떨어졌다. SK와 한화가 한 두 경기 차로 바로 뒤에 서 있는 상황에서 더는 밀려서는 안 되었다. 그렇게 비로 인한 순연 후 마주한 한화와의 경기에서 기아는 마치 한국시리즈를 펼치듯 상대했다.

 

일요일 경기에서 다섯 명의 투수들을 내세워 3-1로 승리를 거둔 기아는 월요일 경기에서도 강력한 투지를 보이며 위기에서 기회를 만들어냈다. 시즌 10승 3수생이 된 지크는 지독했던 8월 무더위가 끝나고 구위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오늘 경기에서 지크의 투구 정도라면 충분히 가을 야구를 기대하게 할 정도였기 때문이다.

 

오늘 경기의 첫 득점은 한화의 몫이었다. 1회 시작과 함께 정근우의 평범한 유격수 땅볼이 실책으로 이어지며 기회가 이어졌다. 파격적으로 신인인 최원준을 선발 유격수로 내세웠지만 부감감이 컸던 그는 첫 수비부터 실책을 하며 무너졌다. 만약 그 첫 수비가 잘 되었다면 의외의 경기를 보여줬을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운 장면이었다.

최원준의 실책 하나는 송광민의 적시타와 함께 선취점을 한화에게 내주는 이유가 되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기아가 2회 곧바로 추격에 나섰다는 점이다. 2회 시작과 함께 이범호와 필이 연속 안타를 쳐내며 기회를 잡았다. 가운데를 가르는 안타로 나선 이범호에 이어 필은 우익수 방향 안타로 무사 1, 3루 기회를 만들어냈다.

 

서동욱이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들어내는 상황에서 필은 발 빠르게 2루로 향해 역전도 가능한 상황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기아 타선은 그렇게 쉽게 풀리지 않았다. 지난주부터 터지지 않는 타선은 오늘 경기에서도 여전했기 때문이다. 1사 2루 상황에서 이홍구가 삼진으로 물러나고 김호령이 유격수 땅볼을 치며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1, 2회 1점씩을 주고받은 양팀은 투수전으로 이어졌다. 그 균형을 깨트린 것은 6회 기아의 공격이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장민재는 이미 지쳐있었다. 그리고 기아 타선은 그런 장민재를 그냥 두지 않았다. 6회 선두 타자인 김주찬이 안타를 치고 나간 후 믿었던 이범호와 필이 범타로 물러나며 그렇게 다시 기회가 사라지는 듯했다.

 

2사를 잡은 상황에서 장민재는 연속 볼넷을 내주며 위기에 처했다. 서동욱과 김주형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체력이 다했다는 사실을 알렸지만 벤치에서는 교체를 하지 않았고, 이홍구는 적시타를 통해 2점을 추가하며 경기를 기아 쪽으로 기울게 만들었다.

 

퀵 후크가 일상인 한화가 바꿔야 할 시점의 투수를 그대로 방치해서 역전을 허용하는 모습은 아이러니 했다. 이 투수 교체 시기 문제는 결국 중요했던 양 팀의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으니 말이다. 8회 양 팀은 1점씩을 추가하기는 했지만 거기까지였다.

 

9회 기아는 마무리 임창용을 올렸다. 첫 상대인 양성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기는 했지만 두 번째 타자인 송광민에게 안타를 내주며 불안해졌다. 올 시즌 후반기에 복귀한 임창용은 공은 빠른데 상대를 압도하는 능력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변화구는 밋밋하게 가운데로 몰리는 경우가 많았고 이는 곧 난타의 이유가 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한화의 주포인 김태균과 로사리오를 앞두고 송광민에게 안타를 내준 것은 불안의 시작이었다. 과연 임창용이 한화의 핵심 타선을 잡아내며 지크의 시즌 10승 3수를 끝낼 수 있을지, 팀 가을 야구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김태균과의 상대에서 임창용은 사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투 볼 상황에서 몸 쪽 공으로 스트라이크를 던지고 가운데 직구로 헛스윙을 이끌어낸 임창용은 김태균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한 고비를 넘겼다. 이 상황에서 임창용의 뱀 직구는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로사리오와 승부는 오늘 경기의 백미였다. 잡을 수 있느냐 아니며 동점 홈런을 내주느냐의 승부는 보는 이들을 짜릿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그 승부는 임창용의 뱀 직구가 승리했다. 로사리오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기아는 한화의 중요했던 2연전을 모두 이길 수 있었다.

 

임창용이 오늘 보여준 제구와 구속이라면 충분히 이후 경기를 기대해볼만 했다. 홈 플레이트에서 변화무쌍하게 움직이는 직구는 알면서도 치기 어려울 정도였다는 점에서 진짜 마무리가 돌아왔다는 기대를 하게 했다. 기아 올 시즌 마지막 경기를 한화와 다시 치른다. 그 경기가 가을 야구를 결정하는 경기가 되지 않게 하려면 남은 경기에 대한 집중력을 더욱 키워야만 한다.

 

기아는 간만에 가을 야구에 합류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되었다. 최소한 7부 능선 이상은 넘은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히 격차가 그리 크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자칫 연패에 빠지면 모든 것이 끝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기아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이 집중력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살아난 마무리가 과연 팀 전체에 얼마나 큰 힘으로 다가올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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