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03 14:42

시카고 컵스 108년 만의 우승, 염소의 저주 풀어낸 마법 같은 7차전

염소의 저주가 마침내 풀렸다. 108년 동안 이어져왔던 지독한 저주는 그렇게 지독할 정도로 힘겨운 시간을 보낸 후 겨우 마무리가 되었다. 와후 추장의 저주와 염소의 저주가 맞붙은 2016 메이저리그 월드 시리즈는 야구팬들에게는 가장 극적이고 매력적인 승부였다.

 

108년 만의 월드 시리즈 우승 이끈 시카고 컵스, 마지막 순간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7차전까지 간 경기는 연장 승부로 이어졌다. 초반 컵스의 공세가 분위기를 압도했고 8회 채프먼이 마운드에 서는 순간 모든 것은 마무리되는 듯했다. 하지만 와후 추장의 저주를 받은 인디언스 역시 그대로 그 저주를 포기할 수 없었다. 극적인 동점 투런 홈런이 터지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놓고 말았다. 

 

월드 시리즈 마지막 경기. 선발은 무의미하다. 가동 가능한 모든 전력이 대거 등장하는 이 경기는 말 그대로 총력전이다. 이 경기는 2016년 프로야구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경기라는 점에서 더는 아낄 것도 없다. 더는 물러설 곳도 없는 외나무다리 위에서 마지막 한 경기 승자가 되기 위해 치열하게 맞붙은 두 팀은 케네디 스코어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선발 마운드에서는 인디언스가 더 유리해 보였던 언터처블이었던 클러버가 월드 시리즈에서 의외로 부진한 헨드릭스를 제압할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작과 함께 파울러가 절대무적이라고 보였던 클러버를 상대로 홈런을 치며 모든 것은 무의미해졌다.

 

초반 흐름은 컵스의 몫이었지만 이내 인디언스는 반격에 나섰고 균형을 잡아갔다. 선발 투수를 오래 끌 경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두 선발 투수들은 짧은 이닝만 소화한 채 다른 투수로 마운드를 넘겨야 했다. 4이닝을 채운 클러버에 뒤이어 최강 불펜인 밀러를 내세웠고, 헨드릭스가 5회를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에서 컵스는 에이스 레스터를 내세웠다.

양 팀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를 올린 상황에서 위기는 컵스가 먼저 맞았다. 레스터와 함께 교체 된 로스가 1루 송구 실책을 범하고 레스터의 낮은 투구를 잡아내지 못하며 2점을 내주며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5-1 상황은 갑자기 5-3으로 쫓기게 되었고, 경기 향방이 어떻게 될지 누구도 알 수 없게 만들고 말았다.

 

하지만 실책을 했던 로스가 6회 타석에서 철옹성이라 불렸던 밀러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치며 다시 우위를 점하게 되었다. 6-3으로 3점을 앞선 상황에서 8회 컵스는 마무리 채프먼을 올렸다. 가장 믿을 수 있는 클로저를 2사 상황에 올려 4개의 아웃 카운트로 저주를 풀려고 했던 컵스의 계획은 완전히 틀어지고 말았다.

 

2사 1루 상황에서 가이어가 채프먼을 상대로 1타점 2루타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2점 차는 그래도 막을 수 있는 점수였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마무리가 버티고 있는데 당연해 보이는 점수였다. 하지만 2-2 상황에서 바깥쪽 낮게 깔리는 공을 데이비스는 놓치지 않고 완벽한 스윙으로 담장을 넘겨 버렸다.

 

말도 안 되는 상황은 8회 2사 최고의 마무리라는 채프먼을 상대로 인디언스가 해내고 말았다. 완벽하게 컵스의 승리라고 확신하는 순간 그들은 극적인 동점 홈런으로 승패가 어디로 향할지 알 수 없게 만들었다. 그렇게 비까지 내리는 상황에서 연장 승부를 펼친 월드 시리즈 7차전은 컵스의 몫이었다.

 

10회 1사 1루 상황에서 리조를 거르고 조브리스토와 승부를 선택한 인디언스는 하지만 그게 패착이 되고 말았다. 3루 수비를 뚫는 적시타가 터지며 경기는 다시 컵스가 앞서게 되었다. 여기에 몬테로까지 추가 적시타를 치며 경기는 연장 10회 8-6까지 다시 벌어지고 말았다.

 

채프먼을 이미 사용한 컵스는 2년 차 신인 에드워드를 올렸다. 투 아웃까지는 의외로 담담하게 잘 잡아냈지만 마지막 한 타자를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고 말았다. 채프먼까지 흔들렸던 월드 시리즈 7차전 마지막 순간을 신인 선수가 감당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8-7로 다시 한 점 차가 된 상황에서 컵스의 마지막 선택은 좌완 몽고메리였다. 그리고 염소의 저주를 깨는 마지막 공은 3루 땅볼이었고 브라이언트는 미끄러지는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1루수 리조에게 송구하며 108년 만의 저주를 깨고 말았다.

 

시즌 최다승을 거두며 완벽한 팀이라고 찬사를 받았던 시카고 컵스였지만 가을 야구에서는 여러 아쉬운 부분들을 많이 보여주었다. 마지막 7차전에서 최고의 2루수로 불리는 바에즈는 역적이 될 수도 있었다. 평범한 타구들을 놓치거나 송구 실책 등으로 위기를 자초했었기 때문이다. 9회 초에서는 1사 주자를 3루에 둔 상황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쓰리번트 아웃을 당하는 등 그동안 봐왔던 바에즈의 모습이 아닌 상황은 최악이었다.

 

최고의 선수들도 마지막 경기라는 중압감은 피해가지 않았다. 39살의 로스가 어이없는 실책을 하며 2점을 헌납하듯 했던 장면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바로 우위를 다시 잡는 솔로 홈런으로 부진을 만회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108년 동안 이어져왔던 염소의 저주도 이제는 끝났다.

 

테오 웹스타인은 보스턴 밤비노의 저주를 풀고 시카고로 팀을 옮겨 염소의 저주마저 풀어냈다. 마치 대단한 마법사처럼 저주에 걸린 팀들을 자유롭게 만들어준 웹스타인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궁금해진다. 가장 길고 잔인하게 이어져왔던 '염소의 저주'도 마침내 풀렸다.

 

가장 짜릿했던 경기를 이끈 2016 메이저리그 월드 시리즈는 시카고 컵스의 우승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지난 시즌 캔자스시티 우승 주역이었던 조브리스트는 팀을 옮긴 후 마지막 경기에서 10회 극적인 타점을 만들어내며 MVP가 되었다. 조브리스트는 이제 승리의 여신과 같은 존재가 되어버렸다.

 

한미일 프로야구 우승팀의 마스코트는 재미있게도 모두 곰이다. 곰들이 프로야구 모두를 지배한 2016 시즌은 그렇게 완전히 마무리되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야구의 재미를 만끽하게 해주었다. 저주를 받은 두 팀이 벌인 7 경기는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로 영원히 기억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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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2
  1. Favicon of http://damericano.tistory.com 다메리카노 2016.11.07 12:2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번 시리즈는 두 저주 중 하나는 반드시 깨지게 됐었고, 다르게 보면 프랑코나와 엡스타인 둘 중에 한 사람이 "저주깨기의 달인"으로 등극할 수도 있었는데, 결국은 컵스가 우승하고 엡스타인이 달인이 됐군요 ^^

  2. 멋져요 2016.11.07 14:0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무슨저주에서벗어났네요. 잘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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