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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넥센 5-2승, 양현종 3연승 호투와 버나디나의 발야구 진가가 드러났다

by 스포토리 2017.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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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도 올 시즌 쾌조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지난 시즌 지독할 정도로 승운이 없었던 양현종이었지만 올 시즌은 등판한 3경기 모두를 승리로 이끌며 실력과 승수를 모두 얻고 있다. 하지만 오늘도 불펜은 불안감을 증폭시키며 좀처럼 가능성을 보기 어려웠다는 점은 아쉽다. 


버나디나의 발야구와 양현종 상대를 압도한 호투, 불안한 불펜에 답은 있나?



어제 경기의 주인공은 팻딘이었다면 오늘 경기는 양현종의 몫이었다. 기아는 시즌 초반 1~3 선발로 나선 세 명의 투수들이 모두 완벽한 투구로 팀의 10승 중 6승을 책임지는 압도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타선이 초반과 달리 조금 침체 국면으로 돌아섰고, 불펜은 여전히 불안하다는 사실이 아쉽다. 


기아는 오늘 경기에서 1회부터 터졌다. 타격이 아쉬웠던 버나디나가 1회부터 안타를 치며 넥센의 선발 최원태를 흔들었다. 첫 타자가 중요했던 최원태에게 버나디나의 안타는 정신없는 1회를 예고하게 했다. 오늘 경기에서 3안타를 신고한 이명기의 안타에 버나디나의 주루 플레이는 빛났다. 


버나디나가 도루를 감행하며 3루수와 유격수 사이는 넓어졌다. 이런 상황을 확인한 후 이명기는 지능적인 타격을 보여주었다. 이런 상황에서 버나디나는 2루에서 멈추지 않고 거침없이 3루까지 질주하며 최원태를 한없이 흔들었다. 이런 기아의 초반 분위기는 넥센을 흔들었다. 


김주찬의 타구가 2루수 서건창 앞으로 향하며 병살이 될 듯했다. 하지만 글러브에서 공을 한 번에 꺼내지 못하고 머뭇거리며 주자를 살려주는 실수를 했다. 당연하게도 버나디나는 득점에 성공했다. 버나디나에 이어 김주찬 역시 좋은 주루 센스로 넥센을 흔들었다. 


최형우의 안타에 김주찬은 곧바로 3루까지 쉬지 않고 달리며 다시 한 번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기아의 기동력이 경기 시작과 함께 분위기를 압도하니 실수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포수 김재현이 최원태의 공을 뒤로 흘리며 김주찬은 편안하게 득점에 성공했다. 이후 나지완의 타구는 적시타가 되며 1회에만 3점을 얻은 기아는 기동력 야구의 힘을 보여주었다. 


2회에도 버나디나의 진가가 잘 드러났다. 첫 타석에 이어 다시 안타를 치고 나간 버나디나는 바로 2루 도루에 성공했다. 그렇게 1사 2루 상황에서 이명기의 우익수 앞 안타에 거침없이 홈까지 내달리며 4-0까지 앞서 나가는 과정은 기아가 왜 버나디나를 선택했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버나디나는 홈런 타자가 아니다. 빠른 주력을 가진 버나디나는 수비 능력도 뛰어나다. 오늘 경기에서도 잘 드러났듯 주루 센스 역시 탁월하다는 점에서 루상에 나가기만 한다면 상대 배터리를 뒤흔들어 놓을 수 있음을 잘 보여주었다. 아직 출루율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조금씩 적응을 해가고 있는 버나디나가 제대로 한국 투수에 적응하면 기아가 원했던 가장 좋은 모습을 구현할 수 있을 듯하다. 


초반 점수를 몰아내며 기아 타선은 침묵으로 이어졌다. 마운드에는 최강 양현종이 버티고 있다는 점에서 타자들의 간절함이 조금은 부족해졌다. 4-0으로 앞선 상황에서 양현종이라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은 오히려 타선의 힘을 약하게 만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김선빈이 장염 증세로 인해 선발 출장한 김지성의 7회 홈런은 오늘 경기에서 무척이나 중요했다. 결과적으로 이 점수가 양현종의 승리를 지켜준 한 수였기 때문이다. 초반 흔들렸던 최원태는 이내 안정을 찾으며 기아 타선을 제압해갔다. 이런 상황에서 7회 초구에 홈런을 친 김지성의 한 방은 그 무엇보다 값졌다. 


5-2라는 점수차에서 보듯 초반 점수가 그대로 결승타점이 되기는 했지만 종반으로 흘러가는 상황에서도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아 불안했다. 양현종이 완투를 하면 모를까 불펜이 가동되면 4점도 그리 많은 점수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양현종이 마운드를 내려간 8회 기아는 2실점을 했다. 


손영민이 몇 년 만에 1군 무대에 첫 선을 보였지만 투아웃을 잡는 동안 실점을 하며 불안함만 보였다. 한승혁 역시 2개의 안타를 내준 후 힘겹게 삼진으로 8회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빠른 공을 가진 한승혁이 올 시즌 제구력 안정을 가지며 큰 활약이 기대되었었다. 


문제는 배짱 투구가 필요한 불펜 필승조임에도 주자만 나가면 불안해 하는 한승혁은 여전히 문제를 풀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큰 점수차로 앞서 나가고 있음에도 선발만 내려가면 불안감이 극대화되는 상황은 팀 전체를 힘들게 만들 수밖에 없다. 시즌 초반이라 버티고는 있지만 이런 상황이 시즌 중반까지 꾸준하게 이어진다면 선발 투수들은 승리를 위해 무리한 투구를 할 수밖에 없게 된다. 


팻딘의 의지도 중요하기는 했지만 정말 불펜이 강했다면 강력한 타구에 맞아 쓰러진 그를 교체하지 않고 방치할 수는 없었다. 이런 불안이 지속되면 팀 전체의 균형이 깨지고 결과적으로 단단한 선발진마저 과부하로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불안하기만 하다. 


양현종은 7이닝 동안 89개의 투구수로 7피안타, 4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벌써 3승 투수가 되었다. 넥센의 최원태는 초반 아쉬운 투구를 했지만 7이닝 동안 89개의 공으로 11피안타, 1피홈런, 1탈삼진, 무사사구, 5실점을 하며 패전 투수가 되었다. 


비록 패전 투수가 되기는 했지만 팀 수비 등이 아쉬웠다. 좀 더 끈끈한 수비가 있었다면 이렇게 많은 실점을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기아의 9회는 김윤동의 몫이었다. 이미 지난 경기에서 첫 세이브를 올린 김윤동은 마무리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실점 없이 세이브를 올리기는 했지만 2개의 안타를 내주며 불안감을 종식시키지 못했다. 그나마 현재 시점에서 기아의 마무리 역할을 해줄 투수는 김윤동이 유일해 보인다. 최소한 승부를 할 줄 알기 때문이다. 이런 고비들을 넘기며 세이브를 올리기 시작한다면 김윤동이 올 시즌부터 기아의 새로운 마무리 투수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기아의 선발 야구는 매력적이다. 헥터와 양현종, 팻딘이 보여준 선발 투수의 힘은 올 시즌 기아를 기대할 수밖에 없도록 한다. 하지만 불펜 투수들이 지난 시즌보다 더 답답한 투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쉽기만 하다. 말 그대로 1이닝조차 제대로 믿고 맡길 수 있는 불펜이 없다는 현실이 바뀌지 않으면 기아의 불안은 의외로 복잡하게 이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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