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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삼성에 6-5승, 살아난 임기영 경기를 지배했던 버나디나 끝내기 안타

by 스포토리 2017.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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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영이 5이닝 1실점으로 살아난 모습을 보였다. 전반기 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하나였던 임기영이었다. 하지만 한 번도 선발로 시즌 전체를 소화한 적이 없던 임기영에게 전반기 호투는 오히려 악재가 될 수밖에 없었다. 자연스럽게 오버페이스를 할 수밖에 없는 조건들이었기 때문이다. 후반 멀리 돌아 다시 돌아온 임기영에게서 전반기 모습이 보였다. 


기아 마운드 희망이 된 임기영, 경기를 지배하고 끝내기까지 한 버나디나



안치홍의 극적인 만루 홈런은 양현종에게 시즌 18승을 선물해줬다. 5실점을 하고도 승리투수가 될 수 있는 것이 야구다. 그런 점에서 안치홍의 그 한 방은 시즌 종반으로 가면서 힘이 자꾸 빠지는 기아에게는 다시 한 번 일어설 수 있는 동기 부여로 다가왔다. 

 

어느 팀이나 우승을 노리고 시즌을 시작한다. 하지만 모두가 우승을 할 수는 없다. 시즌 내내 1위를 달리다 종반 역전을 당해 우승을 노칠 수도 있다. 얼마나 꾸준하게 승리를 이어가고 순위를 지켜내느냐는 무척이나 힘든 일일 수밖에 없다. 이런 점들을 생각해보면 최근 두산이 올린 엄청난 성과는 놀랍게 다가온다. 


기아는 올 시즌 우승할 가장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실제 현 시점까지 1위를 달리고 있다. 제법 거리를 둔 1위라는 점에서 심각한 수준의 몰락만 아니라면 기아가 시즌 우승을 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하지만 두산이 리그를 지배하던 때와 달리, 기아는 위태로운 순간들이 많다. 


세대 교체가 제법 잘 이뤄지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신인들은 꾸준함을 이어가기 어렵다. 꾸준함은 노련한 베테랑들의 몫이지만 그들은 체력적인 문제가 언제나 고민이다. 후반기 들어 기아의 주축들이 전반기 만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 역시 체력적 문제가 리그 후반으로 들어오며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연패가 반복되는 상황 속에서 마운드의 문제와 함께 타선 역시 흔들리고 있다는 점은 아쉽다. 기아를 이끌던 최형우도 조금씩 힘에 부쳐 보이는 날들이 존재하고, 이범호는 깊은 부진의 늪에 빠졌다. 타격감이 좋던 이명기가 부상으로 빠지며 그런 아쉬움은 더욱 커졌다. 


다른 때보다 스쿼드가 단단해지기는 했지만, 후반기 들어서는 그런 역할도 잘 해주지 못한다. 주전과 비주전의 실력차가 많이 좁혀졌지만, 후반 그 격차는 오히려 넓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만큼 주전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높아져 가고 있다는 의미다. 


삼성과 마지막 2연전을 치르는 기아는 초반 경기를 이끌어 나갔다. 부상 후 돌아온 임기영은 체력적으로도 많이 좋아진 모습을 보였다. 역회전 공으로 이승엽을 루킹 삼진으로 잡아내는 장면을 보면 전반기 임기영을 다시 보는 듯한 힘이 느껴지기도 한다. 


기아는 1회 삼선 선발 황수범을 상대로 2점을 먼저 뽑았다. 1번 타자로 돌아온 김주찬이 볼넷을 얻어 나가고, 김선빈이 안타를 친후 황수범이 보크를 범하며 무사 2, 3루 상황에서 버나디나의 유격수 땅볼에 첫 득점이 이뤄졌다. 비디오 판독으로 아웃이 되기는 했지만 점수를 뽑았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뒤이어 최형우도 유격수 땅볼로 추가 득점을 하며 2-0으로 앞서나갔다. 


삼성의 첫 득점은 5회가 되어서야 나왔다. 임기영에 완벽하게 밀리던 삼성은 5회 선두 타자 러프의 2루타로 기회를 만들었다. 2사후 박한이를 볼넷으로 내보낸 것이 아쉬웠다. 승부를 해야 했지만 실패했고 안주형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실점을 하고 말았다. 


임기영은 5이닝 동안 90개의 투구수로 3피안타, 3탈삼진, 1사사구, 1실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비록 불펜이 무너지며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돌아온 임기영은 충분히 남은 시즌 기아에게는 너무 소중한 자원이 될 수밖에 없음을 잘 보여주었다. 


5회 1실점을 하고 임기영이 내려오자 최원준의 사구와 김선빈의 안타에 이어, 오늘 경기 영웅인 버나디나가 적시타로 4-1까지 점수를 벌리며 승리가 확실해 보였다. 하지만 다시 한 번 기아를 힘들게 한 것은 불펜이었다. 7회 1사 상황에서 이승엽의 좌측 라인을 타고 흐르는 2루타에 대타 조동찬의 행운의 안타가 이어지며 경기는 4-2가 되었다. 


삼성의 첫 득점을 만든 안주형이 낮은 수비를 하던 버나디나를 넘기며 추가 득점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3루까지 내달리다 아웃을 당한 상황은 삼성 입장에서는 아쉬웠을 듯하다. 동점까지 밀고 갈 수 있는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심동섭이 2실점을 하더니, 9회 1점차 승부를 위해 올라온 김세현은 연속 안타를 맞으며 역전까지 허용했다. 상대를 압도할 수 없는 투구는 언제나 불안할 뿐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기아가 9회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삼성은 수비 강화를 위해 이승엽을 1루로 옮겼는데 그게 독이 될지 상상도 못했다. 김주찬의 안타에 버나디나의 1루수 정면 타구를 바운드를 못 맞춘 이승엽으로 인해 동점이 만들어지고 말았기 때문이다. 이승엽으로서는 그 무엇보다 아쉬운 장면이었을 듯하다. 수비만 잘 되었다면 삼성이 승리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연장으로 들어간 상황에서 기아는 고효준이 2이닝을 완벽하게 틀어 막으며 기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운명의 11회 기아는 선두 타자인 김주찬이 볼넷으로 나가자 1사 상황에서 버나디나가 펜스를 직접 맞추는 끝내기 3루타를 치며 길었던 경기를 마무리했다. 


팀의 6점 중 4타점을 홀로 만들어낸 버나디나의 활약으로 인해 기아는 기사회생 했다. 5회 흐름을 이끈 2타점에 비록 실책을 동반한 것이지만 9회 상황, 그리고 11회 김주찬을 홈으로 불러들인 3루타까지 오늘 경기 가장 중요한 순간 버나디나가 존재했다. 


임기영이 선발로 복귀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고효준은 강력한 파워 피칭으로 기아의 새로운 희망이 되어가고 있다. 꾸준함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벤치에서 효과적으로 고효준을 등판 시킨다면 불안한 기아 불펜에 좋은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했다. 그리고 오늘 경기의 영웅은 버나디나였다. 팀이 가장 원하는 순간 어떤 방식으로든 점수를 만들어낸 버나디나로 인해 기아는 힘겹게 연승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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