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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롯데에 11-2승, 이민우 데뷔 첫 승 호투, 전날의 악몽 씻어냈다

by 스포토리 2017.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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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인 이민우가 시즌 첫 선발에서 대단한 피칭으로 승리 투수가 되었다. 6이닝 2실점을 하며 임시 선발로 나선 경기에서 벤치와 팬들 모두에게 주목을 받게 되었다. 꾸준함이 문제이지만 오늘 같은 경기를 이민우가 해줄 수 있다면 기아의 선발은 새로운 세대 교체가 급격하게 이뤄질 수도 있어 보인다. 


악몽을 하루 만에 씻어낸 기아, 이민우 데뷔 첫 경기 승리로 이끈 패기



기아와 팬들 모두에게 지난 13일 경기는 악몽이었다. 이길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한 이닝 10실점을 한 불펜의 방화로 인해 역전패를 당한 기아. 유독 SK와 극적인 명승부를 펼쳤던 기아에게는 이 충격적인 패배가 자칫 한 시즌 농사를 모두 망치게 하는 이유가 될 수도 있다. 


최동원 투수의 6주기를 맞아 기념식을 가진 사직 구장에서 기아는 새로운 반전을 이끌어야 했다. 대한민국 프로야구의 전설인 故 최동원의 6주기 양 팀 모두는 부담이 될 수밖에는 없었다. 그런 분위기에서 롯데 선발인 김원중은 너무 큰 부담을 가진 듯했다.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롯데 선발인 김원중은 너무 쉽게 무너지고 말았다. 기아가 불펜이 무너지기는 했지만 타격은 다시 살아났다. 전날 경기에서도 두 자리 득점을 했던 기아는 1회 부터 김원중을 집중 공략하며 전날의 황당한 역전패를 벗어났다. 


1회 버나디나만 두 번 연속 삼진을 당하기는 했지만 기아 타선은 폭발했다. 7안타와 2사사구를 묶어 무려 7득점에 성공한 기아는 전날의 패배를 씻어냈다. 얼마나 빨리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느냐가 중요했던 기아였다. 전날에 이어 오늘 경기까지 부진에 빠지면 의외로 최악까지 밀려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기아의 1회 공격에서 장타는 김민식의 2루타가 유일했지만, 적시타만으로 충분히 빅이닝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잘 보여주었다. 롯데로서는 선발 김원중의 공이 높았다는 점이 아쉬웠다. 그리고 첫 타자인 최원준에게 볼넷을 내준 것이 아쉬웠다. 볼 카운트를 지배하지 못한 김원중. 그리고 볼에 자꾸 스윙을 하는 최원준. 


만약 최원준이 삼진을 당했다면 의외로 빠르게 김원중은 제구를 찾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최원준과 승부에서 공만 많이 던지고 볼넷을 내주며 기싸움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이후 공 자체가 좀처럼 중심을 잡지 못하며 가볍게 들어오는 공을 타격감 좋은 기아 타자들이 놓칠리가 없었다. 


김원중은 1회도 넘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고, 기아의 타자들은 3회까지 10득점에 성공하며 여전한 타격감을 자랑했다. 타선 폭발로 인해 1군 무대에 처음 선 이민우는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상대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졌다. 어제 양현종을 내보내고도 패했던 기아. 그리고 그런 연패에 대한 중압감까지 안고 마운드에 오를 이민우로서는 초반 대량 득점은 중요하게 다가왔을 듯하다. 


1회 7점을 등에 업고 마운드에 오른 이민우는 거칠 것이 없었다. 빠른 공을 주무기로 롯데 타자들을 공략한 이민우의 피칭은 강력했다. 2회 번즈에게 솔로 홈런을 맞고, 문규현에게 2루타까지 내주며 급격하게 흔들리기도 했지만, 신본기를 1루 땅볼로 잡으며 위기를 벗어나는 모습도 선보였다. 


묵직한 직구에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 등 다양한 구질을 원하는 곳에 제대로 넣는 상황에서 상대가 이민우를 쉽게 공략하기는 어려웠다. 롯데 타자들에게는 너무 낯선 이민우. 신인임에도 주눅들지 않고 자신이 던지고 싶은 공을 던지는 상황에서는 대처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은 분명했다. 


이민우는 부산 경성대 출신 투수다. 기아가 2015년 1순위로 선택한 유망주이기도 했다. 대학 시절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이민우는 대학 내내 에이스로 활동했다. 등판하는 경기마다 120~130개의 공을 던질 정도로 완투 능력이 뛰어난 투수이기도 했다. 


대학 시절 많은 투구로 인해 팔꿈치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기아는 이민우는 1순위로 선발했다. 그리고 곧바로 군에 입대해 피로도를 낮추고 안정적인 피칭을 한 이민우는 그렇게 차분하게 선발 수업을 쌓아갔다. 퓨처스 리그에서 꾸준하게 선발로 나선 이민우는 기회를 잡았고, 완벽한 투구로 모두를 만족시켰다. 


이민우의 투구가 확실하게 인정받기 위해서는 향후 등판에서 오늘과 유사한 투구를 해야 한다. 이민우는 오늘 경기에서 6이닝 동안 91개의 투구수로 6피안타, 1피홈런, 3탈삼진, 1사사구, 2실점을 했다. 선발로서 아주 좋은 내용이라는 점에서 신인이라고 볼 수 없는 투구였다. 


많은 선수들이 한 번의 좋은 투구 후 급격하게 무너지는 경우들이 많다. 그런 점에서 이민우는 다시 주어질 선발 등판에서 안정적인 피칭을 해줘야 한다. 승패를 떠나 꾸준함을 보여줘야만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민우에게는 오늘 첫 등판에 너무 취해있으면 안 된다. 


임기영에 이어 이민우까지 안정적으로 선발로서 가능성을 스스로 증명한다면 기아의 세대 교체는 빠르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먹튀라고 불리는 윤석민, 좀처럼 돌아오지 못하는 한기주, 기대치를 전혀 채워주지 못하는 한승혁, 김진우 등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고 능력 있는 신인들을 중심으로 새롭게 마운드를 꾸려나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양현종이 올 시즌이 끝나면 메이저리그 도전을 할 가능성이 높다. 1년 계약을 한 양현종으로서는 팀을 우승으로 이끈 후 미국으로 떠나고 싶어 한다. 양현종의 빈 자리는 기아로서는 너무 크다. 최소한 그가 떠난 자리를 채우기 위해서는 그에 부합하는 선발이 존재해야 하지만 현재는 없다. 


헥터와 팻딘이 내년 시즌에도 기아와 재계약을 한다는 전제 조건 하에 임기영과 이민우가 보다 성장해 선발 자리를 채워준다면 기아로서는 양현종의 빈 자리를 어느 정도 채우며 새로운 시즌을 시작할 수도 있어 보인다. 기아의 불펜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오늘 경기에서는 이민우에 이어 7회 마운드에 오른 박진태가 3이닝 동안 1사사구만 내주고 무안타로 롯데 타선을 막아냈다. 전날 불펜이 말도 안 되는 방화를 저지르며 무너진 상황에서 박진태의 투구는 이민우만큼이나 반가운 일이었다. 다른 팀의 불펜 상황도 엉망인 것은 비슷하다. 


어제 경기에서 한 팀에서 10점 이상 득점이 나온 경기만 무려 4경기다. 다섯 경기 중 4경기가 대량 득점이 나왔다. 그만큼 마운드보다 타선의 힘이 지배하는 KBO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기아의 불펜이 아쉬움을 주는 것은 꾸준함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임창용이 기대치를 채우지 못하며 모든 것이 무너졌다. 마무리를 해줄 것으로 믿었던 임창용이 그 역할을 하지 못하며 뒤늦게 김세현을 급하게 트레이드 할 일도 없었으니 말이다. 시즌 전체를 날린 윤석민이 내년 시즌에 다시 돌아올지 아직 알 수 없다. 기대했던 한기주는 제대로 부활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강력한 속구를 무기로 이제는 활약을 해줄 것으로 믿었던 한승혁은 시범경기가 전부였다. 드라마틱한 복귀로 다시 화제가 되기도 했던 김진우도 올 시즌 부상과 부진이 이어지며 좀처럼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기아 불펜이 무기력하게 무너질 수밖에 없는 이유 역시 이런 예상과 다른 주요 선수들의 부진이 컸기 때문이다. 


말도 안 되는 역전패를 당한 직후 다시 대승을 거둔 기아는 여전히 강력한 것 만은 사실이다. 통상 그런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면 긴 부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기 뒤에서 흔들리지 않고 다시 제자리를 되찾는 것을 보면 기아가 강해지기는 했다. 


기아의 올 시즌 우승을 단정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렵다. 시즌을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이지만 확정을 짓지 못하고 있다. 두산의 맹추격을 받고 있는 기아로서는 3.5 경기 차를 유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5위 팀까지 70승 이상을 올렸다는 점에서 시즌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을 할 수밖에는 없어 보인다. 과연 기아가 시즌 우승으로 대미를 장식할 수 있을지 여전히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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