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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한화에 7-2승, 팻딘 9승 호투 매직 넘버2로 줄였다

by 스포토리 2017.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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팻딘이 기대치만큼 호투를 보여주었다. 승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 선발투수로서 제 몫을 다해주었던 팻딘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호투를 보이며 가을 야구 역할에 기대를 모으게 했다. 한화와 마지막 연정 두 경기를 모두 잡으며 기아는 KT와 원정 세 경기만 남겨두게 되었다.  

팻딘 시즌 9승 호투와 서동욱 이범호 맹타 한화 잡았다



고춧가루 역할을 하던 하위권 한화에 제대로 복수 아닌 복수를 했다. 우승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원정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이끌며 기아로서는 한 숨 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두산 역시 엘지를 잡아내며 여전히 역전 우승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는 점에서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자청해서 한화전 선발로 나선 팻딘은 그만큼 자신이 있었다. 올 시즌 한화를 상대로 좋은 투구를 했던 팻딘은 그만한 자신감을 가질 만 했다. 최진행에게만 두 개의 솔로 홈런을 내주었을 뿐 한화 타자들을 완벽하게 제압한 팻딘은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 했다.  


기아는 안영명을 상대로 1회 쉽게 물러났지만 2회 연속 안타가 터지며 대량 득점 가능성을 만들었다. 최형우를 시작으로 연속 3안타로 무사 만루를 만든 기아는 대량 득점 가능성이 열렸다. 무사 만루 상황에서 타석에 선 서동욱이 어떤 결과를 내느냐에 따라 그 향방이 갈릴 수 있었다.


무사 만루 상황은 대량 득점이 나거나 무득점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결정은 만루 상황에서 나온 첫 타자의 몫이었다. 서동욱은 당황하지 않았고, 정교한 타격으로 선취점을 뽑았다. 계속된 만루 상황에서 아쉬웠던 것은 김민식의 잘 맞은 타구가 한화 3루수 오선진의 호수비에 걸리며 단숨에 투아웃이 되고 말았다. 


너무 잘 맞은 이 타구는 수비 위치에 따라서는 최소한 2타점 안타가 될 수도 있는 타구였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말도 안 되는 수비를 보인 오선진은 직선 타구로 잡아 곧바로 베이스를 찍어 병살로 만들어버렸다. 그나마 김선빈의 적시타로 인해 2-0으로 앞서며 이닝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이 다행이었다. 


대량 득점이 가능한 상황에서 겨우 2점을 뽑고 만 기아는 2회 최진행이 팻딘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만들어내며 단숨에 추격을 시작했다. 2-1 상황에서 얼마나 빨리 달아나는 점수를 뽑느냐가 오늘 경기에서는 중요했다. 3회 기아는 2사 상황에서 한화 내야수의 연이은 뜬공 실책으로 인해 얻어진 절호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상대로 실수로 주자를 내준 상황에서 점수를 뽑으면 쉽게 무너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연이은 내야 불안으로 인해 주자가 나간 상황에서 안치홍이 포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나는 장면은 아쉬웠다. 선발 팻딘으로서는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노련한 팻딘은 명확한 목표가 존재했고 그게 잘 드러났다. 


이 아쉬움은 모두가 느끼는 결과였을 것이다. 이를 만회하기라도 하듯 기아는 4회부터 점수를 뽑아내기 시작했다. 연속 안타가 집중되며 손쉽게 점수를 쌓아 놓은 기아는 팻딘의 어깨도 가볍게 해주었다. 빠르고 공격적인 피칭으로 한화 타자들을 제압해간 팻딘은 왜 자신이 기아의 중요한 선발 투수인지 스스로 증명했다. 


팻딘은 6과 2/3이닝 동안 107개의 투구수로 5피안타, 2피홈런, 8탈삼진, 2사사구, 2실점을 하며 시즌 9승을 올렸다. 물리적으로 두 자리 승수는 불가능하게 되었지만 팻딘은 분명 좋은 선수다. 타선의 지원만 적절하게 이어졌다면 팻딘은 충분히 15승 이상의 승수를 쌓을 수 있었다. 


한국 프로야구 데뷔 첫 해 팻딘에게는 부담스러운 상황들이 많았다. 팀과 동료들은 잘 나가고 있는데 하필 자신이 던지는 경기만 타격이 터지지 않는 경기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그 흐름이 고착되면서 대량 실점을 하고 무너지는 경기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결정구 부재가 아쉽기는 하지만 팻딘은 정교한 제구력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투수라는 사실은 명확하다. 좌완 투수로 내년 시즌 다시 기아에서 던질 수 있다면 올 시즌보다는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당장 기아로서는 양현종이 해외 진출을 공헌한 상태에서 굳이 팻딘을 내칠 이유도 없어 보인다. 


16번이 넘는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할 정도로 내구성까지 갖춘 좌완 투수를 찾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 메이저 경험이 있는 투수라고 해도 국내 리그 적응을 하지 못해 초라한 성적만 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화의 두 투수는 시즌 전 한국 리그를 호령할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다. 외국인 선수는 그래서 힘들다. 


기아의 외국인 선수들은 자신이 거부하지 않는 한 내년 시즌에도 함께 할 가능성이 높다. 헥터는 2시즌 연속 이닝이터로서 존재감을 증명했다. 올 시즌 후반기 들어 아쉬운 투구를 몇 번 보이기는 했지만 헥터만한 투수를 찾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미국과 일본으로 떠나지 않는 한 헥터는 내년 시즌에도 함께 할 것으로 보인다. 


버나디나 역시 4월 적응기를 탈출하면서 기아가 원했던 모습 그 이상을 보여주고 있다. 호타준족으로서 외야를 책임지는 버나디나도 일본에서 관심을 보이기는 하지만, 자신이 원한다면 기아에서 내년 시즌 함께 할 가능성이 높다. 좋은 성적과 함께 기아의 외국인 선수들 역시 올 해가 지나기 전 재계약을 할 가능성이 높다. 


오늘 경기에서 기아는 이범호와 서동욱의 3안타가 빛났다. 그리고 김주찬의 깔끔한 적시타는 가을 야구를 기대하게 했다. 최악의 부진에 빠졌던 최형우도 2안타 경기를 하면서 조금씩 살아날 가능성을 보였다. 이범호 역시 부진을 씻고 계속해서 안타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도 기아로서는 고무적이다. 


부진했던 양현종과 헥터가 좋은 투구로 돌아왔다. 팻딘은 후반기 들어 꾸준하게 좋은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임기영이 되살아났다는 사실 역시 반가운 일이다. 전반 대단한 위력을 보이던 선발 4인방이 제 모습을 되찾기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기아로서는 만족스럽다. 


이민우가 의외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단기전에서 충분히 해 볼만한 전력을 다시 보충했다는 사실이 기아로서는 다행이다. KT와 원정 3연전에서 2승만 하면 기아는 자력으로 시즌 우승을 할 수 있다. 두산이 지거나 하는 경우가 나오면 이보다 빨리 우승을 결정지을 수 있다. 


마지막까지 긴장을 풀어서는 안 된다. 체력적인 아쉬움이 크기는 하겠지만, 우승을 하면 제법 긴 휴식 시간을 가지며 한국시리즈를 준비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남은 세 경기에 기아 선수들은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우승을 위해 긴 여정을 한 만큼 자력 우승으로 그들을 응원한 수많은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경기를 보여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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