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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 8년 만에 우승,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향한다

by 스포토리 2017.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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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천신만고 끝에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가장 오랜 기간 1위 자리를 지키면서도 가장 늦게까지 1위가 확정되지 않은 기이한 시즌에서 최종 승자는 기아 타이거즈였다. V11을 향해 가는 기아로서는 20여일 휴식은 중요하게 다가온다. 


헥터 20승과 함께 완성된 기아 타이거즈의 리그 우승



기아가 8년 만에 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해태 왕조 시절 우승이 가장 쉬웠던 호랑이들은 기아로 바뀌며 힘든 시즌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8년 전 우승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그럴 듯한 기록도 남기지 못한 기아는 김기태 감독 체제 하에 새로운 왕조 가능성을 만들었다. 

 

역대 최장인 175일간 1위를 유지했던 기아는 이 기록만 보면 압도적이다. 그동안 우승을 차지한 그 어떤 팀도 160일 이상 1위를 질주한 적은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기아의 이 기록은 대단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기록과 달리, 후반기 기아는 힘들기만 했다. 


압도적인 기간 동안 1위를 이어갔지만 기아는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승리를 하지 못하면 우승 자체를 내줄 수도 있는 위기 상황이었다. 그만큼 수치로 나온 기록과 달리, 힘든 시즌을 보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마지막 경기 절대 져서는 안 되는 경기에서 선발로 나선 헥터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양현종이 앞선 경기에서 20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후 19승이었던 헥터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 투수가 되면 20승 투수와 함께 팀 우승까지 확정지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경기는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 시즌 초반은 불안했다. 매 이닝 연속 안타를 내주며 불안을 가중시켰기 때문이다. 


헥터의 능력은 그렇게 불안한 상황에서도 대량 실점을 하며 무너지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오늘 경기에서도 초반 KT 타자들에게 매 이닝 멀티 안타를 내주며 위기를 내주었다. 하지만 지속적인 위기 속에서도 실점을 최소화하는 능력은 결국 기아 타선이 터질 수 있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KT 선발인 주권에게 막히며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던 기아 타자들은 3회 이명기의 투런 홈런 하나로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했다. 좀처럼 부담감에 자신의 타격을 하지 못했지만, 이명기의 선제 투런 홈런 하나로 분위기는 완전히 변했다. 나지완의 투런 홈런까지 이어지며, 중반을 넘어서며 기아의 우승은 가능한 현실이 되었다. 


기아는 KT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10-2로 승리하며 자력으로 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다. 두산이 이기고 기아가 졌다면 시즌 우승은 두산의 몫이었다. 하지만 그런 마지막 반전은 나오지 않았다. 최종적으로 기아는 2위 두산과 2경기 차로 벌리며 8년 만에 우승팀이 되었다. 


8년 전 우승과 이번 우승이 조금 다른 것은 흐름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김기태 감독 체제의 기아는 신인 선수들을 키워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팀 전력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김 감독은 당장 결과를 내야만 재계약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구단에 요구해 많은 선수들을 영입해 우승을 놀릴 수도 있었다. 


지난 2년 동안 김 감독과 기아 프런트는 외부 영입보다는 어린 선수들을 키우고, 적절한 트레이드를 통해 팀 전력을 극대화하는데 집중했다. 물론 올 시즌에도 불펜 강화에는 실패했다. 가장 큰 이유는 믿었던 임창용이 무너진 탓이 크다. 핵심 선수가 중심을 잡아줘야 어린 선수들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믿었던 임창용이 무너지며 불펜 전체가 불안해질 수밖에 없었다. 


100억 먹튀가 되어버린 윤석민만 정상적으로 복귀했어도 기아 마운드는 강력해졌을 것이다. 하지만 윤석민이 2시즌 연속 제 역할을 못하며 팀을 완성하는데 힘들 수밖에 없다. 뒤늦게 김세현을 트레이드 해야만 할 정도로 기아로서는 운도 따르지 않았다. 


김광수와 김진우는 지난 시즌 만큼의 역할도 해주지 못했다. 기대치와 현실이 너무 달랐다는 의미다. 김윤동, 임기준, 홍건희, 한승혁, 한기주, 심동섭 등 기아에는 좋은 자지를 가진 투수들도 많다. 하지만 이들은 제대로 하지 못했다. 시즌 전 선발 자원이었던, 임기준, 홍건희는 시즌 초반 무너지며 시즌 마지막까지 아쉬움만 주고 말았다. 


엄청난 스피드를 자랑하던 기대를 모았던 한승혁 역시 시즌에 들어서자 단조로운 투구 패턴으로 난타를 당하며 무너졌다. 그나마 기대치가 낮았던 임기영과 정용운, 그리고 이민우라는 가능성 높은 선발 자원들을 발굴했다는 사실은 다행이었다. 


분명 기아의 마운드에는 여전히 뛰어난 능력을 갖춘 좋은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이런 선수들을 끌어줄 수 있는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절실하다. 임창용이 내년 시즌에도 다시 뛸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윤석민이 완벽한 모습으로 복귀하게 된다면 기아의 마운드 높이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7명의 3할 타자를 배출한 기아 타선은 최강이다. 물론 후반기 체력적 문제가 겹치며 그 강력함이 조금 무뎌지기는 했지만 올 시즌 기아는 타선의 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100억 사나이 최형우가 중심을 잡아주자 팀 전력 자체가 상승하는 효과를 냈다. 불펜의 중심축이 무너져 전체가 흔들린 것과 달리 말이다. 


두 명의 20승 투수를 배출한 기아 타이거즈. 정교한 제구력을 앞세운 팻딘 역시 팀 타선만 도움을 주었다면 최소한 15승 이상을 올릴 수 있었다. 첫 시즌 선발 경험을 한 임기영은 무한한 가능성을 보였다. 뒤늦게 선발 데뷔를 한 이민우는 패기 넘치는 투구로 매력적인 모습을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5일 부터 시작되는 가을 야구. 기아는 20일 넘는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되었다. 지친 선수들이 휴식을 취하고 마지막 한국 시리즈를 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반기 가장 장했던 모습을 되찾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V11를 기대하는 팬들과 함게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2017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은 기아 타이거즈는 이제 마지막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준비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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