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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삼성 승리 주역은 차우찬이 아닌 박석민이었다?

by 스포토리 2011.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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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기아를 잡고 3연전에서 2승 1패로 우위에 서며 공동 2위로 올라섰습니다. 선발투수 차우찬과 삼성의 필승 계투조가 효과적으로 기아의 타선을 막으며 올린 성과라 가벼운 발걸음으로 목동 3연전을 치를 수 있을 듯합니다. 하지만 오늘 기아 전을 승리로 이끈 실질적인 주인공은 차우찬이나 필승 계투조가 아닌 박석민의 허슬 플레이였습니다.

박석민의 허슬 플레이가 기아의 숨통을 끊었다



오늘 경기는 선발투수진이 발표되며 삼성의 완승이 기대되었습니다. 실질적인 삼성의 에이스로 꼽히는 차우찬과 5 선발인 김희걸의 대결은 이미 결정된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뚜껑이 열리자 의외의 투수전은 경기의 재미를 이끌었습니다.

압도적인 피칭을 선보일 것으로 보였던 차우찬은 여전히 남발하는 볼로 인해 투구 수 압박에 시달려야만 했고 김희걸은 주자를 내보내지 않는 상황에서는 완벽한 투구 패턴을 보이며 삼성을 압도해나갔습니다. 예상과는 다른 투수전은 차우찬은 5회를 마쳐 승리 투수의 여건을 만들었지만 김희걸은 5회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내려와야만 했습니다. 

주자가 나가지 않은 상황에서는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으며 호투하던 김희걸은 주자만 나가면 스트라이트를 잡지 못하고 타자와의 승부에서 허점을 드러내곤 했습니다. 1회 말 2사 1, 2루 찬스에서 가코의 3루수 앞 평범한 땅볼을 김주형이 송구 에러를 범하며 1점을 내준 장면은 아쉽기만 했습니다.

이보다 더 아쉬웠던 것은 2회 초 김주형과 김선빈이 차우찬의 변화구를 공략해 연속 안타를 쳐내며 만들어 낸 1사 만루 찬스에서 결정적인 순간 3루 파울 플라이로 물러나며 절호의 기회를 무산시킨 장면이었습니다. 펜스까지 질주해 잡아낸 박선민의 허슬 플레이는 자칫 기아로 옮겨갈 수도 있는 주도권을 다시 삼성으로 불러 올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런 박선민의 허슬 플레이는 3회 초 다시 한 번 드러납니다. 삼성과의 이번 시리즈에서 6타수 무안타로 힘들어 하던 이범호가 첫 안타를 치고, 최희섭까지 안타로 나간 상황에서 김상현의 파울볼을 잡아낸 박선민으로 인해 공을 남발하며 2회까지 44개의 공을 던지며 흔들리던 차우찬을 위기에서 구해주었습니다.

기아로서는 결정적인 상황에서 두 번 모두 박선민의 파울 플라이 아웃이 흐름을 끊어버리는 역할을 했습니다. 만약파울 플라이 아웃이 없었다면,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하던 차우찬은 초반 무너질 수밖에는 없었을 겁니다. 밋밋한 변화구는 쉽게 공략 가능했고 빠른 볼 역시 기아 타자들을 압도할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기아에게 주어진 2, 3회 절호의 찬스를 무산시키니 삼성에게 기회는 찾아왔습니다. 3회 말 박한이와 박석민의 연속 안타에 이어 가코에게 볼넷을 내준 김희걸은 올 시즌 첫 선발 타자로 나선 조영훈에게 싹쓸이 3루타를 맞으며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4와 1/3이닝을 던진 김희걸은 95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 4실점(3자책) 2개의 사사구를 내주며 물러나야만 했습니다.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는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으며 타자를 압도하던 그는 주자가 나가기만 하면 볼을 남발하며 타자를 압도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자멸하고 말았습니다.


퍼펙트게임을 하지 않는 이상 주자는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김희걸이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선발로서 입지를 다지기는 힘들 듯합니다. 차우찬 역시 효과적인 투구를 하지 못하며 5이닝 동안 95개의 투구수를 기록하며 선발투수로서는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5이닝 8안타, 2사사구, 1홈런, 2자책점으로 1.88의 좋은 방어율을 기록하며 2승을 올렸지만 투구 수 조절을 하지 못하면 팀의 에이스가 되기는 힘들 듯합니다.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여름을 지나 가을로 접어들며 볼펜 진들이 과부하가 걸렸을 때 선발 투수가 이닝이터의 역할을 해주지 못하면 팀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 삼성의 볼펜이 최고의 모습을 보이고 있기에 그의 모습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투구수 조절에 힘쓰지 않는다면 삼성의 에이스로 올라서기에는 한계가 명확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삼성은 필승 계투조를 올려 쉽게 기아와의 승부를 마무리하려 했지만 너무 오래 쉬었던 권오준이나 권혁 모두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습니다. 마무리 오승환 역시 150km에 이르는 강속구를 무기로 기아 타선을 제압했지만 압도적이라 부리기에는 2% 부족한 투구였습니다.

이범호는 그동안의 타격 침묵에서 벗어나며 시원한 홈런 포함해 4타수 2안타를 올리며 엘지 와의 잠실 대결에 희망을 가지게 했습니다. 문제는 다시 김상현으로 돌아가는데 이범호가 살아나니 김상현이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좀처럼 자신의 모습을 찾지 못하는 상황은 기아를 힘들게만 합니다.

 

시즌 초반 압도적인 타격으로 팀을 이끌던 타선은 4월 19일 이후 팀 타율 1할대로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며 투타 밸런스가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윤석민이 부활투를 던지고 볼펜 진들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상황에서 중심 타자인 김상현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핵심 타자인 이용규와 나지완이 부상으로 출전이 불가한 상황에서 강팀들과 대결에서 김상현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득점을 올리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이범호와 최희섭이 안타를 쳐서 득점 찬스를 만들어도 김상현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면 오늘 삼성과의 대결처럼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기아의 승리를 위해서 지금 시점 가장 중요한 것은 김상현의 부활이 절실합니다.

기아와 삼성의 3연전 마지막 승부에서 중요한 승부처가 될 수 있었던 기아의 2, 3회 절호의 찬스에서 보인 박석민의 플레이는 결정적이었습니다. 플라이 볼에 대한 트라우마로 힘겨워 하면서도 최선을 다한 플레이는 기아 공격의 맥을 끊어 놓았고, 흔들리던 차우찬에게 힘을 실어주며 삼성이 승리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습니다. 박석민의 플라이 볼 잡는 모습이 당혹스럽기도 하고, 코믹하기도 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무척이나 보기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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