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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차일목의 끝내기 만루 홈런이 기아에게 희망을 주었다

by 스포토리 2011.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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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흔들리던 기아가 이현곤의 시즌 첫 홈런이 동점으로 이어지며 대 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두산에 쫓기는 엘지로서도 져서는 안 되는 경기였지만 기아 간절함이 더 크게 다가왔나 봅니다. 11회 연장에서 차일목의 생애 첫 만루 홈런이 역전으로 이어졌다는 점은 고무적입니다. 

기아, 2위 싸움&가을 야구 선택해야만 할 시점




가능성이 점점 사라지던 기아가 그나마 실낱같은 희망을 살리는 승리였습니다. 후반기 들어 최악의 승률로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기아는 4위 까지 추락한 상황입니다. 기대를 모았던 두산과 엘지가 처참하게 추락하지만 않았다면 4위 싸움도 치열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 기아로서는 그나마 다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엘지로서는 1회 흔들렸던 서재응을 상대로 3점을 뽑으며 승기를 잡아갔음에도 고비를 넘지 못하고 역전패를 당하며 두산에게 반 경기차로 쫓기며 5위 자리도 힘든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전반기 상위권을 차지하며 엘지가 다시 가을 야구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가을로 다가가면 갈수록 허튼 꿈이 되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엘지 팬들로서는 서운하고 답답할 듯합니다. 

 

엘지는 1회 시작과 함께 선두 타자인 이택근이 안타를 치고 나가며 기회를 잡았습니다. 이병규의 안타로 첫 득점에 성공한 엘지는 이후 볼넷 2개와 안타를 더하며 3득점을 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습니다. 기아 선발인 서재응으로서는 최악의 시작이었습니다. 

볼넷이 적은 투수임에도 1회 볼넷을 두 개나 내줄 정도로 제구력에 문제를 보인 그는 힘겹게 3실점을 하며 1회를 넘겼습니다. 그나마 그 정도에서 실점이 멈춘 것은 다행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더 이상 실점을 했다면 경기 자체가 초반부터 엘지로 완벽하게 넘어갈 수도 있었으니 말이지요.

1회 흔들렸던 서재응은 2회부터 안정을 찾으며 더 이상의 실점을 하지 않고 엘지 타선을 막아냈습니다. 6과 1/3이닝 동안 8안타, 3사사구, 2삼진, 3실점을 한 서재응은 1회 안타3와 볼넷 2를 생각해보면 이후 엘지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서재응이 안정을 찾으며 정상적인 투구를 하자 기아 타자들은 3, 4회 점수를 뽑으며 승기를 잡아가는 듯했습니다. 3회 1사 후 이종범이 기아 타자들 중 오늘 경기에서 첫 안타를 치며 기회를 잡았습니다. 4번 나지완이 제몫을 하지는 못했지만 김상현의 적시타로 점수를 뽑은 기아는 추격의 빌미를 만들어냈습니다. 이종범은 3회 득점으로 개인 통산 1,100 득점이라는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일본 진출만 없었다면 더욱 크고 다양한 기록들을 달성할 수도 있었던 이종범을 생각해보면 아쉬운 것들이 무척이나 많습니다.

추격을 시작한 기아는 4회 1사 후 차일목이 안타를 치고 나가자 이현곤이 올 시즌 첫 홈런을 동점 투런으로 만들며 단숨에 균형을 맞추었습니다. 지난 해 8월 이후 첫 홈런이 팀이 동점을 만드는 홈런이라는 점에서 이현곤으로서는 무척이나 기분 좋았을 듯합니다.

동점까지 잘 따라갔지만 기아는 이후 한희에게 완벽하게 막히며 더 이상 기회를 잡지 못했습니다. 엘지 역시 좀처럼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하다 맞이한 7회 1사 만루 상황은 아쉽기만 합니다. 힘이 빠진 서재응은 7회 마운드에 올라 선두 타자인 서동욱에게 안타를 맞고 오지환에게 마저 안타를 맞으며 위기에 빠졌습니다. 이택근마저 볼넷으로 내주며 1사 만루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 온 서재응으로서는 무척이나 마음이 무거웠을 듯합니다.

1승이 간절한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고참 투수로서 위기 상황을 어린 심동섭에게 넘겨야 한다는 점이 미안할 수밖에는 없었지요. 하지만 후반기 기아 불펜의 핵인 심동섭은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이진영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병살처리하며 무실점으로 위기를 넘긴 것이 기아의 역전을 불러왔습니다.

서재응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심동섭은 4이닝 동안 1안타, 4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왼손 스페셜리스트로서 가치를 입증해주었습니다. 기아 불펜이 철저하게 무너진 상황에서도 일취월장하는 실력을 보이며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심동섭은 올 해보다 내년이 더욱 기대되는 존재입니다.

연장 11회 마운드에 오른 임찬규는 선두 타자인 나지완과 김상현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습니다. 안치홍이 유격수 땅볼을 치며 기회가 무산되는 듯했지만 오지환의 판단 실수는 기아에게는 그대로 기회로 다가왔습니다. 결정적인 순간 기아는 이범호 카드를 뽑아들었고 1루가 빈 상황에서 엘지는 고의 사구로 꽉 채운 채 차일목을 선택했습니다.

이범호보다는 차일목을 선택하는 것은 당연했지만 차일목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에서 팀에게 결정적인 한 방이자 자신의 선수 생활 첫 만루 홈런을 쳐내는 기염을 토하며 11회까지 이어진 경기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짜릿한 한 판 승부를 벌여 승리까지 얻은 기아로서는 반전의 기회를 잡은 것이 더욱 즐거운 일이 될 듯합니다.

이미 2위권 다툼은 롯데와 SK가 유리한 상황에서 기아에게 중요한 것은 가을 야구입니다. 본격적으로 포스트 시즌이 시작되는 시점 얼마나 완벽에 가까운 팀 전력으로 상대들과 대결할 것인지는 무척 중요합니다. 롯데가 되든 SK가 되든 포스트 시즌이라는 단판 승부에서 기아가 최상의 전력으로 상대와 맞설 수 있느냐는 지금부터 관리하고 준비해야만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입니다. 

이미 5위권과는 차이가 벌어져 빅4는 정해졌다고 볼 수 있는 상황에서 기아로서는 패배가 익숙해져버린 선수들에게 파이팅을 외치고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했는데 차일목의 짜릿한 끝내기 만루 홈런은 선수들에게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로 다가왔을 듯합니다.  

차일목의 홈런은 개인에게 중요하고 멋진 기록으로 남겠지만 팀으로서는 침체되었던 팀 분위기를 끌어 올리며 가을 야구의 승자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더 이상 실점 없이 자신의 몫을 해낸 서재응과 심동섭의 완벽한 투구 역시 기아에게 희미하게나마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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