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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Soccer/챔피언스리그

ACL 결승 전북 현대, 알사드의 격투기 축구에 당했다

by 스포토리 2011.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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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 관객이 들어 찬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치러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전북 현대가 알사드에 승부차기 패를 당하며 준우승에 머물고 말았습니다. 이미 수원과의 경기에서 안하무인 축구로 비난의 대상이 되었던 알사드는 여전히 격투기 축구와 오일 머니로 두른 편파로 적지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격투기 축구 넘지 못한 한국 챔프, 골대 불운에 울었다




전북 현대가 선취 골을 넣으며 유리하게 경기를 가져갔지만 결과적으로 전 후반, 연장전까지 경기에서 알사드를 이기지 못하고 승부차기에서 패하고 말았습니다.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는 점에서 이번 패배는 더욱 아쉽기만 합니다. 3년 연속 한국 팀이 우승을 할 수도 있었지만 알사드의 격투기 축구는 심판의 너그러운 판정을 등에 업고 그라운드를 망치며 우승컵을 가져갔습니다.

축구에는 여러 가지 전술이 존재합니다. 영국의 원조 축구인 '퀵 앤 러쉬'라고 명명된 치고 달리는 원시적인 방식의 축구에서, 아트 축구라 명명된 기술 축구 등 당양한 방식이 존재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네덜란드가 세계를 지배했을 때는 토털 사커가 유행이었습니다. 전원 공격 전원 수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체력을 바탕으로 한 이 축구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형식이었습니다. 이와는 달리 프랑스의 아트 사커는 현란한 기교와 패싱이 주가 되어 세계를 제패하며 네덜란드 축구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많은 이들에게 찬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보통 상대에게 열등한 팀은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거친 축구를 구사하고는 합니다. 과거 대한민국의 축구가 태권도 축구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기교와 정교함에서 떨어진 우리가 상대를 강한 태클과 압박으로 상대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약 팀이 강팀과 상대할 때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고육지책이었지요. 그런 모습이 전북과 알사드의 경기에서도 그대로 재현되었습니다.

부동의 스트라이커 이동국이 부상 여파로 선발 출전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알사드에 상대적으로 앞선 전북 현대는 쉽게 제압하고 홈에서 우승컵을 들 것으로 기대되었습니다. 하지만 오일 머니를 등에 업고 AFC마저 장악한 그들의 안하무인 축구는 결승이라고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무조건 반칙이라는 방법으로 거칠게 나오는 알사드에 대항해 경기를 안정적으로 풀어가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닥공 축구 올 시즌 국내 리그 우승을 차지한 전북 현대로서는 2관왕을 차지할 좋은 기회였습니다. 철저한 공격 축구로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그들로서는 수원 전에서 최악의 경기를 펼친 알사드를 이기고 우승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올 시즌 6번의 홈경기에서 패배가 없었던 전북 현대는 18분 에닝요의 환상적인 프리킥이 멋지게 골로 이어지며 구장을 가득 메운 4만 명의 함성은 대단했습니다. 

거친 축구로 분위기를 망치는 알사드를 상대로 화려한 기교를 선보이는 에닝요는 전북 현대의 챔피언스 리그 100번째 골을 넣으며 분위기를 압도해 갔습니다. 아쉬웠던 것은 알사드의 기습에 심우현의 헤딩 걷어내기가 골대에 들어가는 자책골로 동점을 내주었다는 점이지요. 29분 경 나온 자책골은 전북의 분위기로 완벽하게 이끌 수 있는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너무 일찍 나온 자책골은 아쉬웠습니다. 

알사드의 거친 축구와 이를 용인하는 심판으로 인해 정상적인 축구를 하기도 어려웠던 상황에서 터진 60분 경 터진 케이타의 역전골은 안타까웠습니다. 닥공 축구로 한국 리그를 정복했던 전북 현대로서는 한 번의 아쉬움이 실점으로 이어지며 이후 시간을 최악의 경기를 팬들이 지켜보도록 강요되었습니다. 


알사드는 2-1로 경기를 뒤집자 거친 플레이는 더욱 심해지고 엄살 축구로 무조건 그라운드를 뒹구는 모습으로 팬들을 우롱했습니다. 자신들이 반칙을 하고서도 당당한 그들, 그런 그들을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는 심판의 모습 등은 AFC의 위상을 떨어트리는 행동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일 머니로 치장된 AFC로서는 이런 불합리한 경기 운영을 방치한다면 아시아 축구 전체의 위상을 떨어트리는 역할 밖에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동네 축구보다 못한 엄살과 격투기 축구로 일관하며 경기를 지연시키던 알사드와 달리, 마지막 순간까지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던 전북 현대의 모습은 리그 우승 팀다웠습니다. 이동국이 부상으로 선발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닥공 축구의 진면모를 보여주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흥겨웠습니다. 역전 당한 후 계속된 공격에서 정성훈의 헤딩과 슛 등이 골대를 맞거나 아쉽게 빗나가는 모습들이 이어지며 4만 명의 팬들을 안타깝게 만들었습니다. 

무조건 드러눕는 침대 축구로 최악의 모습을 보인 알사드를 경악시킨 것은 91분 터진 이승현의 동점 헤딩 골은 닥공 축구가 무엇인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마법의 킥 능력을 가진 에닝요의 코너킥을 침착하게 골로 연결시킨 이승현으로 인해 전주 월드컵 경기장은 함성의 도가니에 빠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연장까지 이어지며 경기를 치른 두 팀은 끝내 승패를 가르지 못하고 승부차기에 들어갔지만 유리할 것으로 봤던 전북 현대 선수들이 실축을 하며 아쉽게 우승컵을 알사드에 넘겨줘야만 했습니다. 지저분한 축구에 당한 전북 현대로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거친 경기를 해오는 상대를 맞아 짧게 끊어가는 패싱 게임으로 태클 자체에 대비하거나 맞불 작전으로 나갔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알사드의 전반기 격투기 경기와 후반 드러눕는 경기에 지고 말았다는 점이 아쉽기만 했습니다. 

페어플레이 상을 수상한 전북 현대로서는 우승을 하지 못한 것은 무척이나 아쉽습니다. 아무리 저질 축구를 해도 이를 이겨내는 팀이 결국 강팀이 될 수밖에는 없을 텐데,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석패한 전북 현대나 그들을 응원한 팬들에게 오늘 경기는 아쉬움 그 자체였습니다. 

최고의 스트라이커 이동국이 부상만 당하지 않았더라면 결승전은 보다 화려한 닥공 축구의 경연장이 되었을 것입니다. 부상 후유증을 안고도 뒤진 전북 현대를 위해 그라운드에 나서야만 했던 이동국이 득점 상을 받으며 침울해 하는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했습니다. 비록 경기는 졌지만 비매너에 비상식적인 경기를 펼친 알사드와 AFC, 심판 진들은 조롱거리에서 벗어나지는 못할 듯합니다.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의 "한국 축구는 장외 영향력을 키워야 한다"는 이야기에 집중해야만 합니다. 올 시즌 승부조작 사건으로 초토화되어버린 한국 축구는 완벽하게 새롭게 태어나야만 한다는 의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왕적 지위를 누리고 군림만 하던 한국축구협회는 이번 기회에 환골탈태 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축구팬들이 더 이상 그들을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도 알아야만 할 것입니다. 하는 일 없이 그저 자리에 연연하며 축구 권력에 젖어 있는 축협 인사들의 집단 퇴진과 함께 한국 축구의 100년을 설계할 실질적인 전문가들이 대거 협회에 들어서야만 할 것입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한 전북 현대 선수단들에게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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