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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일구상 시상식, 윤석민과 최형우보다 빛났던 두 개의 별

by 스포토리 2011.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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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한 야구인들의 모임인 일구회가 수상한 일구대상에 올 해 고인이 된 전설 최동원과 장효조에게 일구대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해 훈훈함을 안겨주었습니다. 골든 글러브 수상을 앞두고 벌어진 이번 일구대상은 두 전설을 기리는 자리만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가졌습니다.

최고 시상식인 골든 글러브 수상자 미리보기?




리그 MVP를 수상했던 윤석민이 카스 포인트 MVP에 최형우에게 대상을 내줬지만 일구상에서는 두 명 모두 각 분야에서 수상을 하더니, '올해의 상' 시상식에서는 '올해의 선수'에 선정되며 그에게는 잊을 수 없는 한 해로 기억될 듯합니다. 마지막 시상식이자 권위와 가치에서 가장 높게 평가되는 골든 글러브에서도 윤석민의 수상 가능성은 높아 보입니다.

삼성이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한 시즌 3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는 점에서, 시즌 4위에 그친 기아의 에이스 윤석민이 이렇듯 대단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그만큼 그의 투수 4관왕이 대단하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이대호의 타자 7관왕에 이어 윤석민의 투수 4관왕은 개인에게는 대단한 성과이지만 전체를 봤을 때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는 없습니다.

절대 강자가 지배하는 시장이 흥미롭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흥미가 반감되기도 하니 말입니다. 이대호의 독주가 롯데 팬들과 이대호를 연호하는 이들에게는 즐거움이었지만 독식으로 이어진 상황은 팬들에게 상당한 피로감을 줄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결과적으로 다관왕보다는 다양한 이들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는 구도가 팬들이나 야구 전체를 봤을 때 더욱 흥미롭고 의미 있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연말이 되면 한 해를 알차게 보낸 이들에게는 흥미롭고 즐거운 시간들의 연속이겠지요. 한 해를 평가하고 정리하는 수많은 시상식에 초대되고 시상을 하는 과정은 수상자들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즐겁고 행복할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올 시즌 가장 흥미로웠던 존재는 최형우와 윤석민이었습니다. 전반기를 돌아서며 윤석민은 시즌 20승 이상이 기대되었습니다. 전반기에는 12승을 올리며 특별한 부상만 아니라면 윤석민의 시즌 20승은 당연해 보였습니다. 한동안 20승 투수(외국인 투수 제외)가 나오지 않는 프로야구 계에 윤석민이라는 걸출한 에이스 탄생과 기록은 흥미롭고 의미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후반기 기아의 몰락과 함께 윤석민의 20승 역시 물 건너가고 말았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전반기 승승장구했던 많은 선수들이 후반기 동반 추락한 것을 보면 오버 페이스였다는 느낌을 버릴 수가 없습니다. 전반기 1위를 하기 위해 선수들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던졌을 것이라는 것은 당연하고 이 상황에서 관리는 중요한데 아쉽게도 후반기 연이은 부상들과 부진은 안타까웠습니다.

후반기 5승을 더하는데 그친 윤석민이지만 그럼에도 투수 4관왕을 차지할 정도로 그의 올 시즌 성적은 최고였습니다. 메이저 진출을 꿈꿀 정도로 그는 명실상부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최고 투수에 올라섰다는 점에서 고무적이고 2012 시즌을 더욱 기대하게 합니다.

투수 부분에서 윤석민의 독주가 흥미로웠다면 타자 부분에서는 전 해 타격 7관왕을 차지했던 이대호와 마지막까지 대결했던 최형우가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대호와 치열한 경쟁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최형우의 존재는 특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30 홈런/100 타점/3할 타율은 최고 타자의 지표가 되는 기준점입니다. 장타력과 정교함, 그리고 팀 공헌도까지 모두 갖춘 선수는 어느 팀에서나 보배 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최형우는 올 시즌 30홈런/118 타점/0.340 타유로 삼성을 우승으로 이끈 일등공신이었습니다. 마운드에서 돌부처 오승환이 갖가지 기록들을 양산하며 굳건하게 지켜주었다면 이승엽과 양준혁이 떠난 자리를 완벽하게 메워준 최형우가 타선을 이끌며 잠자던 사자를 깨웠습니다.

삼성은 2011 시즌 시작 전에는 우승 후보로서 거론이 되지 않았던 팀이었습니다. 선동열 감독이 물러나고 류중일 신인 감독이 선임되며 과연 삼성이 4강안에 들 수는 있을까 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골수 삼성맨이었던 류중일 신임 감독을 중심으로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삼성 선수들의 안정적인 경기력은 한 시즌 내내 큰 흔들림 없이 이어지며 시즌 우승, 한국 시리즈 우승, 아시아 시리즈 우승까지 3개의 트로피를 드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런 대단한 성과를 올린 팀의 4번 타자이며 자신의 몫을 완벽하게 해준 최형우가 최고 타자상을 받은 것은 당연합니다. 더욱 방출의 설움을 당했던 그가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최고 타자가 되는 과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는 점에서 그의 수상은 언제나 즐겁기만 합니다.

내년 시즌에는 이승엽이 3번에 배치되고 최형우가 4번에 들어서며 역대 최강의 공포 타선이 완성된다는 측면에서 삼성의 독주는 더욱 공고해질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내년 시즌 과연 우승을 어느 팀이 할지 알 수는 없지만 개인 성적을 평가하는 시상식은 올해 보다 더욱 치열해질 것은 자명해 보입니다.

일구대상 : 故 장효조 故 최동원
최고타자상 : 최형우 삼성 라이온즈
최고투수상 : 윤석민 KIA 타이거스
의지노력상 : 이대수 한화 이글스
신인상 : 임찬규 LG 트윈스
지도자상 : 김광수 (전)두산 베어스 감독대행
심판상 : 나광남 한국야구위원회 심판위원
프런트상 : 삼성 라이온즈
아마지도자상 : 이정훈 천안 북일고 감독
특별상 : 이용훈 롯데 자이언츠
공로상 : 김정택 (전)상무 감독

일구상의 하이라이트는 다름 아닌 일구대상을 공동수상한 최동원과 장효조였습니다. 각 부분 수상자들은 많은 이들이 생각했던 이들이 받아 무난한 시상식이 되었다는 느낌도 듭니다. 임찬규가 신인상을 받았다는 점에서 이견을 내보일 수는 있겠지만 시상식을 바라보는 이들의 시각에 따라 신인상과 같은 경우 다른 시각들이 나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해될 수도 있을 듯합니다. 

 

2011 시즌을 마무리하며 가장 중요하고 기억될 수밖에 없는 것은 별 중의별이었던 장효조와 최동원의 사망 소식일 것입니다. 30년을 맞이한 한국 프로야구는 전설들을 위한 행사도 가지며 30돌이 된 프로야구를 기념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함께 했었던 두 명의 별이 운명처럼 일주일 간격으로 하늘에서 지는 모습을 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올 시즌 윤석민과 최형우가 투타에서 최고의 성적으로 올리며 경쟁을 했듯 최동원과 장효조는 한 시대를 풍미하며 각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섰던 한국 야구사의 중요한 자산이었습니다. 그런 그들이 지도자로서 본격적인 활동도 하지 못한 채 운명을 달리했다는 것은 한국 야구 전체를 봐도 큰 아쉬움 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2011 시즌 시상식들이 줄지어 이어지고 윤석민과 최형우가 주목을 받으며 연이어 시상식에 나서고 있지만, 정말 중요한 존재들이었던 최동원과 장효조. 이 위대한 선수들에 대한 가치에 대한 평가와 기억은 재정립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위대한 별 두개가 한꺼번에 떨어져버린 2011년 한국 프로야구는 다양한 재미와 이야기들을 만들어내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슬플 수밖에는 없는 한 해로 기억될 듯합니다. 그들은 이제 현장에서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야구를 좋아하는 모든 이들에게 영원히 살아있는 존재로 기억될 것입니다.


[OSEN 사진인용]

* 다음 블로그대상 스포츠 부분 후보에 오르도록 많은 지지를 해준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글이었지만 많은 관심이 이런 좋은 가치들을 만들어냈다고 보고 있기에 2012 시즌에는 좀 더 알찬 기사들을 작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스포츠 부분 최종 수상자로 결정된 카이저 님께 축하의 말씀을 드리며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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