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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LG 신바람 야구가 기아의 지키는 야구를 우습게 스윕했다

by 스포토리 2013.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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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지는 적지에서 신바람 야구로 기아 상대로 스윕을 했습니다. 4일을 쉬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돌아온 기아는 변한 것이 없었습니다. 무기력한 팀 분위기는 삭발을 해도 변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큰 문제로 다가옵니다. 투타가 완전히 무너진 기아에서는 한 두 명의 선수들 분전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없다는 점이 호랑이들의 문제입니다.

 

양현종의 호투를 무기력하게 만든 앤서니의 불쇼

 

 

 

 

2연패를 당한 상황에서 팀을 구하기 위해 나선 양현종은 호투를 보였습니다. 비록 중간 아쉬운 상황들도 보이기는 했지만, 자신의 몫을 완벽하게 해내며 2연패를 막을 수 있는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돌아온 김주찬은 적시타를 치며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주었습니다.

 

전날 팽팽하던 경기가 8회 대량 실점으로 승패가 결정 났듯, 오늘 경기도 후반 엘지의 빅이닝 경기로 마무리되었습니다. 2연패 후 선수단이 모두 삭발을 할 정도로 새로운 반전을 기대했던 기아로서는 허망한 결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초반 분위기는 기아의 몫이었습니다. 1회 시작부터 선취점을 뽑으며 승기를 잡아갔습니다. 선두 타자인 이용규가 볼넷을 얻고, 김선빈이 번트 안타로 무사 1, 2루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과감하게 김주찬이 보내기 번트를 하면서 중심 타선에서 득점을 올릴 수 있기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믿었던 중심 타선이 무기력하게 물러난 것은 답답했습니다. 물론 나지완의 유격수 땅볼로 선취점을 뽑은 것은 다행이지만, 그 정도로 만족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이범호의 잘 맞은 타구를 유격수 오지환이 환상적인 호수비로 잡아낸 것 역시 기아에게는 아쉬움으로 다가왔습니다. 

 

2회까지 상대를 압도하던 양현종은 3회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하위 타선을 맞아 문선재를 볼넷으로 내보내고, 정주현과 손주인에게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습니다. 초반 완벽한 투구로 상대를 압도하던 양현종이 하위 타선을 상대로 볼넷을 남발하는 모습은 답답했습니다. 물론 실점 없이 만루 상황에서 박용택을 삼진으로 돌려 세우는 모습은 강력함으로 다가왔지만 말입니다. 

 

3회 제구력 불안으로 위기를 맞았던 양현종이 무실점으로 잘 벗어나자 4회 기아는 기회를 잡았습니다. 엘지의 선발 리즈 역시 4회 갑자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나지완과 이범호를 연속 볼넷으로 내주며 위기를 맞았습니다. 무사 1, 2루에서 김원섭이 내야 안타를 치며 무사 만루 상황을 만든 기아는 2연패 뒤 엘지에 압승을 거둘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어제 경기에서도 홈런을 쳐냈던 김주형이 타석에 나섰다는 점에서 최소한 희생 플라이로 점수를 뽑을 것으로 기대되었습니다. 하지만 김주형은 루킹 삼진으로 물러나며 분위기는 급격하게 차가워졌습니다. 무사 만루 상황에서는 첫 타자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첫 타자가 자신의 역할을 다 한다면 대량 득점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무실점으로 이닝이 마무리되고는 합니다. 

 

차일목의 중견수 낮은 플라이는 나지완의 주루로는 홈으로 들어올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나지완은 과감하게 홈으로 파고들었고, 귀중한 점수를 뽑을 수 있었습니다. 몸이 무거운 나지완의 사력을 다한 주루가 아니었다면 기아는 무사 만루 상황에 단 한 점도 뽑지 못하고 마무리 되었을 것입니다. 

 

2점을 안고 던지던 양현종은 7회 연속 안타를 맞으며 위기를 맞았습니다. 무사 1, 2루 상황에서 실점 위기를 맞은 양현종이었지만, 올 시즌 그는 진정 기아의 실질적인 에이스였습니다. 대타인 김용의와 정성훈을 모두 외야 플라이로 잡고, 오지환을 투수 땅볼로 잡아내며 위기를 벗어나는 양현종의 모습은 오늘 경기에서 최고였습니다. 

 

무사 1, 2루 상황에서 번트를 위해 나선 김용의가 작전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슬러시로 전환해 좌익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난 장면이 문제였습니다. 정상적으로 번트를 성공했다면 엘지의 7회는 달라질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김용의의 번트 실패는 결국 무득점으로 끝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양현종은 7이닝 동안 106개의 투구로 4안타, 4사사구, 3삼진, 무실점으로 자신의 몫을 다했습니다. 비록 볼넷이 많기는 했지만, 위기를 잘 넘기며 7이닝까지 무실점으로 막았다는 사실은 중요했습니다. 어제 SK에서 넘어 온 두 믿을맨들이 5실점을 하며 무너진 상황에서 8회 선 감독의 선택은 마무리 앤서니였습니다.  

 

마무리인 앤서니를 8회 시작과 함께 등판시키며 강하게 4득점을 지켜 연패를 막겠다는 선 감독의 선택은 8회 들어맞는 듯했습니다. 세 타자를 간단하게 잡으며 9회 투구도 기대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9회 다시 마운드에 오른 앤서니는 처참한 상황을 맞았습니다.

 

선두 타자인 이병규를 시작으로 연속 3안타를 맞으며 무사 만루 상황을 만들어준 상황은 당황스러웠습니다. 세 타자만 잡으면 연패를 끊고 승리를 얻을 수 있는 상황에서 연속 3안타를 내주는 모습은 답답함 그 이상이었습니다. 무사 만루 상황에서 대타 이진영과의 승부에서 결정을 하지 못하고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는 과정은 최악이었습니다. 오지환의 1루 땅볼로 추가 1실점을 하기는 했지만, 투아웃을 잡아 위기를 벗어나는 듯했습니다.

 

아웃 카운트 하나를 남긴 상황에서 손주인에게 결정적인 한 방을 내주며 동점을 만든 상황은 엘지에게는 신바람을 불러일으켰지만, 기아로서는 악몽의 연속이었습니다. 믿고 맡긴 마무리 투수가 4점의 리드를 지켜내지 못하고 동점을 만들어주는 상황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기력 그 자체였습니다.

 

10회 생애 처음으로 포수로 나선 문선재가 결승 좌전 2루타를 때린 것과 달리, 기아는 마지막 10회 말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김선빈이 내야 안타로 나가며 기회를 잡았지만, 전 타석에서 안타를 쳤던 김주찬이 허망한 병살로 물러난 상황은 당혹스럽기만 했습니다. 나지완이 이범호가 연속 볼넷을 얻으며 마지막 기회를 잡는 듯했지만, 윤완주가 삼진으로 물러나며 기아는 4일 휴식 후 홈에서 3연패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이틀 연속 불펜이 완벽하게 무너지며 역전을 허용한 기아는 타선 역시 여전히 터지지 않으며 종이호랑이로 몰락하고 말았습니다. 6월 모든 팀들에게 중요한 상황이지만 기아는 무기력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홈 3연패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습니다. 엘지의 신바람 야구에 무기력하게 패하는 상황 속에서 기아의 근본적인 원인이 드러났다는 사실은 답답했습니다.

 

자신의 몫을 해줘야 하는 핵심 선수들이 여전히 무기력한 상황에서는 상대를 압도할 수는 없습니다. 5월 한 달 내내 기아의 잠식했던 무기력증을 아직도 풀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기아의 총체적 난국을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9회 무사 만루 상황에서 밀어내기 볼넷까지 내준 상황에서 과감하게 앤서니를 내리지 못하는 선 감독의 심정을 이해 못하지는 않지만, 과감한 변화가 없으면 현재의 기아가 변할 수 없다는 점에서 과연 호랑이들이 변신을 할 수는 있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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