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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양현종vs이재학 최고의 투수전 8회 2개의 실책이 승패를 갈랐다

by 스포토리 2014.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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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과 이재학의 선발 대결은 올 시즌 프로야구가 얼마나 재미있을지 예고하는 최고의 승부였습니다. 좌완과 우완 투수인 이들이 보인 드라마틱한 투수전은 기아의 새로운 홈구장 첫 개장 경기를 영원히 기억할 수밖에 없도록 해주었습니다. 최고의 투수전 뒤에 벌어진 두 개의 호수비와 두 개의 실책은 오늘 경기의 승패로 이어졌습니다.

 

양현종과 이재학, 두 최고 투수들의 호투가 야구의 참 맛을 느끼게 했다

 

 

 

 

1,000억에 가까운 공사비를 들인 기아 챔피언스 필드 개막전은 만원 관중들 앞에서 야구의 진짜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선발투수들의 대결은 특별한 날을 더욱 특별하게 해주었습니다. 지난 시즌부터 화려한 부활을 알렸던 양현종과 첫 1군 무대에서 누구도 무시할 수 있는 강팀으로서 저력을 보여주었던 신인상 출신 이재학의 투수전은 올 시즌을 화려하게 예고한 백미였습니다.  

 

 

지난 시즌 가장 뛰어난 활약을 했던 이재학은 더욱 진화된 모습으로 올 시즌 돌아왔습니다. 엔씨의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설 정도로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그는 왜 감독이 자신에게 중요한 선발 자리를 맡겼는지 확실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좌완 에이스인 양현종과 대결에서 보여준 2년차 이재학의 투구는 군계일학이었습니다. 이 대단한 선수를 가진 엔씨는 올 시즌은 분명 지난 시즌보다 더욱 뛰어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가 들었습니다.

 

양현종과 이재학의 이 대단한 선발 대결의 초반은 이재학의 완승이었습니다. 양현종은 역사적인 기아 챔피언스 필드 개막전 선발로 나서 첫 타자인 박민우에게 3루타를 내주는 아찔한 상황을 맞았습니다. 하지만 김종호와 이종욱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4번 타자인 이호준마저 투수 땅볼로 잡아내며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1회 어렵게 실점 위기를 넘긴 양현종에게 2회도 쉽지는 않았습니다. 시작과 함께 테임즈와 나성범에게 연속 안타를 내준 위급한 상황에서 양현종의 역투는 다시 빛났습니다. 모창민을 삼진으로 손시헌은 투수 땅볼, 김태군을 다시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기아는 다시 한 번 위기에서 벗어났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전력을 다해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내는 양현종의 구위는 낮게 제구가 되며 완벽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양현종의 불안한 투구는 딱 2회까지였습니다. 3회 삼자범퇴를 이닝을 마무리 한 양현종이 4회 선두타자인 이호준에게 안타를 내주기는 했지만, 포수 차일목과 1루수 필의 절묘한 픽업 플레이와 안정적인 양현종의 투구도 무사하게 이닝을 마무리했습니다. 이후 양현종은 8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12타자 연속 범타로 엔씨 타선을 꽁꽁 묶으며 최고의 피칭을 보여주었습니다. 양현종은 8이닝 동안 122개의 투구로 5안타, 무사사구, 9삼진, 무실점으로 최고의 투구를 보여주었습니다. 

 

양현종과 대결에 나선 이재학은 초반 완벽한 모습으로 기아 타선을 제압했습니다. 1, 2회 6타자 중 4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 세우는 대단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젊은 투수답게 강력한 힘으로 윽박지르는 이재학의 피칭은 시원한 느낌까지 들 정도였습니다. 

 

5회 2사 후 안치홍에게 안타를 내준 것이 오늘 경기 첫 안타일 정도로 이재학의 피칭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모습이었습니다. 5회 이후 이재학이 힘이 빠지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6회 1사 후 이대형을 볼넷으로 내보내고, 김주찬에게 사구를 내주며 위기를 맞이했지만, 양현종 못지않게 이재학의 투구 역시 빼어났습니다. 기아가 자랑하는 최고의 테이블세터인 이대형과 김주찬을 루상에 내보낸 상황에서 중심 타선과 만난 이재학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이범호와 나지완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이재학의 호투는 대단했습니다. 

 

초반 완벽한 피칭을 했던 이재학은 5회 첫 안타를 내준 이후 위기를 자주 접하게 되었습니다. 6회에 이어 7회에도 1사 후 필과 안치홍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위기에 빠졌지만, 이재학은 올 시즌 첫 한국 리그를 경험하는 필을 2루에서 잡아내며 위기에서 벗어나는 모습은 압권이었습니다. 필을 2루에서 잡아낸 이재학은 대타로 나선 이종환마저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습니다. 

 

이재학은 7이닝 동안 99개의 공으로 3안타, 3사 사구, 7삼진, 무실점으로 자신의 2014 시즌 첫 경기를 인상 깊게 마무리했습니다. 후반 힘이 빠지며 위기를 맞이하기는 했지만, 위기 상황에서 상대를 제압하는 압도적인 피칭은 차세대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투수임을 잘 증명해주었습니다. 

 

팽팽했던 투수전은 8회 어이없는 실책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이재학이 내려가고 불펜에 올라선 손민한은 통한의 실책으로 올 시즌 첫 패전을 떠안아야만 했습니다. 1사후 발 빠른 이대형의 평범한 2루 땅볼을 박민우가 어처구니없는 송구 실책을 하면서부터 엔씨의 불행은 시작되었습니다. 간단하게 투아웃을 잡고 갈 수 있는 상황에서 이대형이 1루에 나선 상황에서 심적으로 흔들린 손민한을 상대로 김주찬이 안타를 치며 득점 상황을 이어갔습니다. 

 

김주찬의 우익수 앞 안타를 친 상황에서 뛰어난 센스를 발휘하며 3루까지 내달린 이대형의 주루 플레이는 최고였습니다. 순간적인 판단이 엔씨 선수들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는 사실은 중요했습니다. 주루 플레이에 능하지 못하면 3루까지 내달리기 쉽지 않은 타구였다는 점에서 8회 기회는 이대형의 탁월한 주루 플레이가 만든 결과였습니다. 

 

1사 1, 3루에서 이범호의 타구는 아쉽기만 했습니다. 손민한이 실수만 하지 않았다면 병살로 마무리 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대형의 폭풍 같은 질주의 여파였는지, 노련한 손민한마저 다급하게 볼을 처리하려다 실수를 하고 유일한 실점을 하며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병살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무조건 홈으로 달린 이대형은 한 번의 실책을 놓치지 않고 질주해 결승타점을 올리며, 이용규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채워주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9회 마무리를 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라선 어센시오는 김종호를 유격수 땅볼, 이종욱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가볍게 세이브를 올리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이호준에게 안타를 내주며 여전히 확신을 주기에는 아쉬움이 있는 어센시오였습니다. 테임즈를 다시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2세이브를 올리기는 했지만, 어센시오를 확실하게 믿기에는 아직 불안한 모습을 오늘 경기에서도 보여주었습니다.

 

두 번의 유격수 땅볼은 김선빈의 뛰어난 수비가 뒤따랐기에 가능했던 모습이었습니다. 엔씨가 두 개의 아쉬운 실책을 벌인 것과 달리, 기아는 두 개의 뛰어난 호수비로 위기를 막아내며 귀중한 개막전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중심 타선이 무기력하기는 했지만, 양현종의 뛰어난 투구와 이대형의 탁월한 주루 플레이는 기아에게는 최고의 선물이었습니다. 두 선수의 이런 뛰어난 활약이 시즌 내내 이어질 수만 있다면 기아는 올 시즌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보기 드문 뛰어난 투수전을 보여준 오늘 경기는 기아 챔피언스 필드 개막을 축하해주는 최고의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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