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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마운드 붕괴와 중심타선 무기력이 낳은 패배, 필 받은 필만 남았다

by 스포토리 2014.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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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의 전력은 올 시즌에도 특별할 것이 없었습니다. 그나마 외국인 타자인 필 홀로 독수공방하듯 팀 타선을 이끌기는 하지만, 그것이 전부였습니다. 새롭게 영입된 이대형이 3안타 경기를 하기도 했지만, 오늘 경기에서 드러난 기아의 한계는 기아 팬들을 더욱 답답하게 만들 뿐이었습니다.

 

시범경기에서만 그럴 듯했던 박경태, 난타당한 선발 답이 안 보인다

 

 

 

 

기아 챔피언스 필드 개장 시리즈에서 기아는 홈그라운드에서도 이제 2년차 프로인 엔씨를 상대로 위닝 시리즈를 내줬습니다. 그 내용마저도 끔찍할 정도였다는 점에서 답답함으로 다가왔습니다. 마운드의 세기도 부족하고 중심 타선이 완벽하게 몰락한 상황에서 경기를 이기는 것 자체가 신기하게 다가올 정도였습니다. 

 

 

엔씨의 새로운 선수인 웨버가 첫 경기에 나서서 쉽지 않은 경기를 펼쳤지만 각이 좋은 커브와 투심 패스트 볼은 충분히 좋은 승부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초반 실점을 하기는 했지만, 커브를 제대로 보이며 안정을 찾은 웨버는 충분히 엔씨의 든든한 마운드 한 축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되었습니다.

 

빅이닝 경기를 펼친 지난 경기와 마찬가지로 오늘 경기도 2회 빅이닝이 나왔습니다. 박경태가 올 시즌 첫 선발로 나섰지만, 상대를 압도하는 피칭을 보이지는 못했습니다. 시범경기 마지막 경기에서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를 보이며 올 시즌을 기대하게 했지만, 실전에서 그는 선발부적응자처럼 한계만 드러난 채 무기력하게 엔씨 선수들에게 난타를 당하고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습니다.

 

2회 시작과 함께 이호준에게 홈런을 맞은 박경태는 급격하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후속 타자인 테임즈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흔들린 박경태는 이후 뭇매를 맞기 시작했습니다. 테임즈가 도루를 시도하다 아웃이 되어 분위기 반전이 기대되었지만, 박경태에게는 이런 상황 변화도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던 듯합니다.

 

2사 후 손시헌을 시작으로 김태군의 안타 후 올 첫 선발로 나선 오정복이 적시 2루타를 때려냈습니다. 박민우가 볼넷을 얻어나가며 만루가 된 상황에서 모창민은 싹쓸이 2루타를 치며 경기를 초반에 완벽하게 엔씨의 몫으로 가져가버렸습니다. 5-0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마운드의 무게를 생각하면 타선이 어제 경기와 같이 폭발을 하지 않는 한 결코 이길 수 없는 경기가 되어버렸다는 사실은 큰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3회에도 테임즈에게 홈런을 내준 박경태는 4회 다시 한 번 위기를 만들었습니다. 안타와 볼넷으로 주자를 내보내고 더는 막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야 한승혁으로 교체가 되었지만, 이미 상황을 막을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난 이후였습니다. 박경태는 3과 2/3이닝 동안 72개의 투구수로 8안타, 3사사구, 2홈런, 9실점을 하며 선발로서 최악의 투구를 보이고 말았습니다.

 

지난 시즌에도 강력한 선발 자원 중 하나였고, 올 시즌도 부상 병동 기아에 가장 유용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으며 선발 마운드에 올랐지만 박경태에게 그런 기대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던 듯합니다. 사실 경기는 4회 9득점을 하며 끝이 났습니다. 전날 폭발적인 타격으로 빅이닝 경기를 펼친 기아이기는 했지만, 오늘 경기마저 그런 흐름을 만들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투심과 포심으로만 승부하던 웨버는 2회 3실점을 한 후부터는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주었습니다. 기아는 1회 첫 타자인 이대형이 내야 안타를 치며 분위기를 이끌었지만 도루가 실패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습니다. 김주찬 역시 볼넷을 얻어 나가며 만약 도루사만 없었다면 득점 기회가 주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무기력한 중심타선인 이범호와 나지완에서 터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득점이 쉽지 않았습니다.

 

 

엔씨와의 2차전에서 필의 홈런으로 대량 득점이 시작되었듯, 오늘 경기에서도 2회 선두타자로 나선 필이 웨버를 상대로 장쾌한 홈런을 터트리며 포문을 열었습니다. 필의 홈런 후 안치홍이 볼넷을 얻어나가고, 2안타가 터지며 5-3까지 따라붙는 과정은 흥미로웠습니다. 어제 경기에 이어 오늘 경기도 승패를 알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었기 때문입니다.

 

기아의 공격은 그게 전부였습니다. 2회 응집력을 보이며 3득점을 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 공격에서는 이대형과 필만 존재했습니다. 이 두 선수가 연이어 나왔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1번 타자와 5번 타자인 이들이 아무리 잘 한다고 해도 득점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그만큼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기아의 공격력은 최악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첫 경기에 나선 웨버는 초반 흔들림을 이겨내고 6이닝 동안 98개의 공으로 7안타, 2사사구, 1홈런, 4삼진, 3실점을 하며 첫 승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투심의 제구도 좋았고, 그가 자랑한다는 변화구 역시 각이 좋아 이후 경기에서는 더욱 큰 무기로 다가올 듯했습니다. 엔씨의 에이스인 찰리와 고교동창인 웨버 역시 만만한 투수가 아니라는 점에서 엔씨의 마운드는 더욱 단단하고 높아 보일 정도였습니다.

 

기아의 패배는 단순한 패배 이상의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범호와 나지완이라는 중심 타선이 빈타에 허덕이고 있고, 마운드는 붕괴되어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은 암울할 정도입니다.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면 달라질 것이라는 희망 고문이 다시 시작된 기아가 과연 팬들의 기대처럼 우승권에 다가설 수 있을지는 현재로서는 난망해 보일 정도입니다.

 

외부에서 들어온 이대형과 필이 화끈한 타격을 보이며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하는 핵심선수들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은 답답함으로 다가옵니다. 잠실에서 두산과 주말 3연전을 준비하는 기아는 홀튼과 양현종이 다시 마운드에 오르게 됩니다. 두 선수 외에는 믿을 수 있는 투수가 없는 기아로서는 주말 두산과의 경기에서 2승을 거둬야 하는데 이 역시 타선이 터지지 않으면 장담할 수 없다는 점에서 확신할 수 없는 경기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필 받은 필과 이대형만 자신의 몫을 다하는 기아가 언제 깨어날 수 있을지 그게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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