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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양현종 시즌 5승 호투가 만든 기아 3연승이 마냥 반갑지 않은 이유

by 스포토리 2014.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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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의 호투로 기아는 시즌 3연승을 달렸습니다. 지난 원정에서 천적인 롯데에게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던 기아는 홈에서 치른 두산과의 3연전 중 첫 경기를 잡으며 올 시즌 진귀해 보이는 3연승을 이끌었습니다. 그 중심에는 마운드를 탄탄하게 지켜낸 양현종이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인 양현종의 호투는 기아에게는 희망이었습니다.

 

양현종 호투는 빛났지만, 큰 문제로 남겨진 불펜은 기아를 힘들게 한다

 

 

 

 

선발의 힘을 생각하면 쉽게 이길 수 있는 경기였지만, 양현종이 내려선 후 밀려드는 불안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양현종이 내려간 후 4실점을 하며 어쩔 수 없이 마무리 어센시오까지 나와야 했던 기아의 오늘 경기는 3연승의 기쁨보다는 답답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의외의 선전으로 상위권에 자리를 잡은 두산과 대결을 해야 하는 기아는 힘든 경기를 할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선발 싸움에서 월등하게 앞선 그 힘이 결국 첫 경기를 기아가 가져가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양현종과 노경은의 선발 맞대결은 지난 시즌이라면 다른 기대감으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하지만 올 시즌 좀처럼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노경은과 2년간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진정한 에이스로 재탄생한 양현종의 대결은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초반은 두산이 앞서갔습니다. 양현종을 상대로 두산 타자들은 1회 2사 후 김현수와 홍성흔의 연속 2루타로 선취점을 뽑는데 성공했습니다. 양현종이 초반부터 장타를 허용한 것과 달리, 노경은의 초반은 화려했습니다. 1회 시작과 함께 두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필마저 유격수 땅볼로 막아내며 쉽게 이닝을 마무리했습니다.

 

2회 연속 볼넷이 나오기도 했지만, 2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잡으며 초반 분위기를 이끌던 노경은은 3회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3회 1사후 강한울을 시작으로 이대형과 안치홍이 3연속 2루타로 노경은을 무너트리기 시작했습니다. 나지완의 적시타까지 터진 3회 기아는 가볍게 두산에게 3-1 역전을 이끌어냈습니다.

 

한 번 터지기 시작한 기아의 타선은 더욱 강력해졌습니다. 5회 선두타자로 나선 강한울은 선배인 김선빈이 바라보는 상황에서 다시 한 번 안타를 치며 분위기를 이끌었습니다. 강한울의 안타를 신호로 이대형이 다시 안타로 분위기를 이끌더니, 안치홍이 볼넷을 얻으며 만루 상황을 만들어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안치홍은 번트 실패 후 적극적으로 대처하며 노경은을 흔들며 볼넷을 얻어내고, 그를 마운드에서 끌어 내리기까지 했습니다.

 

만루 상황에서 필을 잡기 위해 나선 사이드 암 오현택은 모두의 바람처럼 필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습니다. 외곽으로 빠져나가는 사이드 암 특유의 구질을 힘겨워하는 외국인 타자에 맞춤식 처방은 주효했지만, 나지완에게 오현택은 어려운 투수는 아니었습니다.

 

나지완의 적시타로 경기는 6-1까지 앞서나가며 기아가 완벽하게 승리를 굳혀나가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5점 앞서나가는 상황에서도 기아 벤치가 불안해 한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선발 투수가 내려간 후 이 정도의 점수차도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동안의 경기는 잘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기아는 7회 이범호의 적시타로 2점을 더하며 8-1까지 앞서나가며 확실한 승리가 보이는 듯했습니다. 문제는 역시나 불펜이었습니다.

 

양현종은 6과 1/3이닝 동안 102개의 투구수로 6안타, 1사사구, 7삼진, 1실점으로 시즌 5승을 달성했습니다. 1회 흔들리며 실점을 하며 위기를 맞이하기는 했지만 이후 정상적인 모습으로 두산 타자들을 압도한 양현종은 기아의 에이스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좌완을 대표하는 에이스로서 확실한 가치를 보여주었습니다.

 

8-1까지 앞서가던 기아는 김태영과 김지훈이 7점의 점수차를 지키는 것도 벅찼습니다. 7회 1사 후에 마운드에 올라온 김태영은 1과 1/3이닝을 막으며 2실점을 했고, 김지훈은 마무리를 해주지 못하고 다시 2실점을 하며 기아는 어쩔 수 없이 팀 마무리 어센시오를 9회 두 타자를 상대하기 위해 내세워야 했습니다.

 

7점이나 앞선 상황에서 8, 9회를 막아내지 못하고 팀의 마무리를 급하게 올려야 할 정도로 기아의 불펜은 최악입니다. 선발이 8회까지 막고 마무리 어센시오에게 넘기는 방식이 아니라면 아무리 많은 점수 차라고 해도 불안하다는 사실은 기아를 더욱 힘겹게만 합니다.

 

강한울과 김다원, 백용환 등 신인 야수들이 좋은 활약을 보여주며 팀 전력을 보다 단단하게 해주고 있는 것과 달리, 기아의 불펜은 기아의 아킬레스 건으로 남겨졌습니다. 부상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과연 기아의 불펜을 어떻게 강화할지가 아직도 많이 남은 올 시즌 가장 큰 과제가 되었습니다. 불펜만 단단해진다면 기아는 여전히 우승후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불펜임을 오늘 경기도 잘 보여주었습니다.

 

기아가 간만에 3연승으로 좋은 분위기를 이끌기는 했지만, 후반 불펜 불안으로 4실점을 하는 과정은 3연승의 그늘이 의외로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폭발적인 타격과 빠른 발을 가진 선수들, 그리고 신인 선수들의 활약이 더해지며 강력한 힘으로 다가온 기아의 타선과 극단적인 불균형으로 불안을 주는 불펜의 문제는 기아가 빠른 시간 안에 풀어내야만 하는 과제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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