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13. 14:13

웡 끝내기 한 방으로 바퀴벌레 잡은 가을 좀비들, 챔피언 시리즈는 이제 시작이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구장에서 이어진 챔피언 결정전에서 그들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첫 경기를 내줘야 했습니다.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넘긴 카디널스는 2차전 역시 마지막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극적인 홈런들이 이어졌지만, 믿었던 투수들이 무너지며 9회 4-4 동점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와이언 웡의 극적인 끝내기 홈런, 카디널스를 위기에서 구원했다

 

 

 

 

최강의 선발 투수진을 가진 다저스를 상대로 완패를 해버린 카디널스는 역시 강했습니다. 가을 좀비라는 별명이 붙은 카디널스의 좀비 본능은 2차전에서도 잘 드러났습니다. 물론 대단한 파괴력으로 내셔널리그 전체 순위 1위였던 내셔널즈를 완파했던 자이언츠의 힘 역시 대단했습니다. 

 

 

가을 야구 단골인 두 팀들은 가을 야구에 강했습니다. 최근 펼쳐진 가을 야구의 주인공들이었던 카디널스와 자이언츠는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극적인 상황들을 만들며 팬들을 흥분하게 만들었습니다. 이길 것 같던 경기는 흔들리고, 믿었던 마무리 투수들이 모두 실점을 하면서 좀처럼 종잡을 수 없는 승부를 보인 두 팀의 경기는 진정한 가을 야구였습니다.

 

끈질긴 생명력으로 바퀴벌레라는 별명이 붙은 자이언츠와 죽어도 죽은게 아닌 가을 좀비 카디널스의 첫 경기는 자이언츠의 완승이었습니다. 범가너와 웨인라이트의 에이스 선발 맞대결은 자이언츠의 범가너 완승이었습니다. 웨인라이트는 디비전 첫 경기인 다저스와의 경기에서도 대량 실점을 하더니,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아쉬운 투구를 하며 카디널스를 불안하게 했습니다.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기 힘들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던 웨인라이트는 첫 경기에서도 속구 구질이 잘 나오지 않으며 고전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경기 결과가 3-0이라는 점에서 대량 실점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나름의 호투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첫 경기의 중요성을 생각한다면 웨인라이트의 투구는 아쉽기만 했습니다. 카디널스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한다고 해도 웨인라이트가 어떤 투구를 해줄지는 고민일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범가너의 호투로 승기를 잡은 자이언츠는 2차전에서는 선취점을 내주고 위기에 처했습니다. 디비전에서 좋은 피칭을 했던 피비와 린이 선발 맞대결을 했던 두 번째 경기는 선발 투수들이 일찍 강판을 당하며 불펜 대결로 이어졌습니다. 자이언츠의 선발이었던 피비는 4이닝 동안 2실점을 하고 물러났고, 린은 5와 1/3이닝 동안 2실점을 하며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습니다.

 

가을 야구에서 유독 자이언츠에 약했던 카디널스는 3회 1사후 카펜터의 홈런 한 방은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 놓았습니다. 전날 경기에서도 완봉패를 당했던 카디널스는 자이언츠와의 가을 야구 23이닝 무득점을 벗어나는 한 방을 쳐주었기 때문입니다.

 

커쇼와 류현진을 상대로 홈런 레이스를 펼쳤던 카펜터는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놓쳐서는 안 되는 두 번째 경기 선취점을 뽑는 좋은 홈런을 쳐냈습니다. 카펜터의 홈런에 이어 4회에 그리척의 적시타로 2-0까지 앞서 나갔습니다. 첫 경기에서 펜스 플레이를 하다 공을 놓쳤던 그리척은 두 번째 경기에서는 환상적인 수비로 첫 경기의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 그는 타격에서도 팀이 2-0으로 앞서가게 하는 적시타까지 쳐주었습니다. 

 

4회까지 2-0으로 앞선 카디널스는 5회부터 자이언츠의 맹공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5회 시작과 함께 벨트가 안타를 치고, 이시카와의 2루타에 이어 아리아스의 2루 땅볼로 벨트가 홈을 밟으며 추격을 시작했습니다. 6회에는 2사 후 산도발이 라인을 타고 펜스를 넘기는 2루타로 기회를 만들어냈습니다. 2사 2루에서 헌터 펜스는 적시타로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놓았습니다. 3, 4회 카디널스가 연속 득점으로 앞서나갔지만, 5, 6회 연이어 득점을 통해 동점을 만든 자이언츠는 정말 바퀴벌레다웠습니다.

 

2-2 동점이 상황에서 7회는 이날 경기의 분수령이었습니다. 카디널스가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6회 타석에서 옆구리 부상으로 빠진 주전 포수 몰리나 때문이었습니다. 메이저 최고의 포수로 꼽히는 몰리나가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위기는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7회 시작과 함께 크로포드가 볼넷으로 나가고, 모스가 안타를 치자 페레즈는 희생 번트로 1사 2, 3루를 만들었습니다. 한 방이면 역전도 가능한 상황에서 블랑코의 적시타는 자이언츠가 후반 한 발 앞서나가는 기회를 잡게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아쉬웠던 것은 후속 타자들이 더는 점수를 뽑아주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7회 추가 점을 더 뽑았다면 자이언츠가 오늘 경기를 가져갈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7회는 오늘 경기의 분수령이었습니다.

 

7회 역전을 당한 카디널스는 시즌과는 다른 한 방으로 분위기 반전에 나섰습니다. 카디널스의 유망주인 타베라스가 극적인 동점 홈런을 만들어냈기 때문입니다. 7회 최악의 상황에서 1실점만 한 카디널스는 홈런 한 방으로 다시 균형을 잡아냈습니다.

 

카디널스의 네섹이 8회 삼자범퇴로 잡아내자 타자들은 말 공격에서 커쇼를 무너트렸던 맷 아담스가 다시 역전 솔로 홈런을 쳐냈습니다. 한 이닝을 남긴 상황에서 터진 아담스의 홈런은 곧 결승타점이 될 것이라고 보였습니다. 마무리 로젠탈이 마운드에 오르면 당연히 경기는 끝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100마일을 넘나드는 무시무시한 공을 던지던 로젠탈이지만 다시 한 번 멘탈의 문제를 드러내며 다 잡은 경기를 내줄 뻔 했습니다. 크로포드를 삼진을 잡은 것은 좋았지만, 앤드류 수색에게 안타를 맞으며 불안함은 시작되었습니다. 페레즈에게 마저 안타를 내준 로젠탈은 블랑코를 유격수 직선타로 잡아내며 투아웃까지 만들어냈습니다. 한 타자만 잡으면 시리즈 균형을 만들 수 있는 상황에서 로젠탈의 새가슴은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엄청난 속도의 구속을 가진 투수이지만 긴장감을 떨쳐버리지 못한 로젠탈은 패닉을 볼넷으로 내준 후 폭투로 동점을 내주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만들고 말았습니다. 로젠탈의 폭투도 문제였지만 백업 포수인 크루즈의 포구 능력 문제가 더욱 큰 아쉬움으로 다가왔다는 점에서 카디널스의 다음 경기마저 불안함으로 다가오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자이언츠 구장으로 가기 전에 한 경기라도 잡아야만 했던 카디널스는 9회 마무리를 하러 올라간 로젠탈이 동점까지 허용하며 결국 이닝을 마무리도 하지 못한 채 교체되어야만 했습니다. 그나마 카디널스에게 희망으로 다가온 것은 가을 야구의 영웅 중 하나였던 산도발을 바뀐 투수 마네스가 잡아내며 추가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는 사실입니다.

 

어렵게 9회 초 경기를 마무리한 카디널스를 상대로 자이언츠는 로모를 올렸습니다. 당연히 오늘 경기를 잡겠다는 자이언츠의 의지가 돋보이는 투수 기용이었지만, 경기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졌습니다. 첫 경기에서 실수가 많았던 웡은 4-4 동점인 9회 말 첫 타자로 나서 로모를 상대로 극적인 역전 끝내기 홈런을 날렸습니다. 가을 야구에서 자이언츠에 밀리기만 하던 카디널스는 홈구장에서 웡의 멋진 끝내기 홈런으로 시리즈 전적 1승1패를 기록하며 원정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7회 초와 9회 초 추가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자이언츠는 아쉽기만 할 듯합니다. 다 잡을 수 있었던 경기를 내준 듯한 분위기였기 때문입니다. 승리를 가져간 카디널스는 마음껏 웃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팀의 주전 포수인 몰리나가 옆구리 부상을 당하며 가을 야구 출전이 불투명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백업 포수인 크루즈의 글러브 질이 좋지 않아 마운드의 투수들이 고생하고, 폭투에서 대처 미숙으로 동점을 내주는 등 확실한 몰리나 공백을 느끼게 한 것은 카디널스에게는 악재 그 이상이기 때문입니다.

 

카드널스가 자이언츠 상대 가을야구 23이닝 무득점 기록도 깨고 1승1패 균형을 잡고 원정을 떠난 것은 다행이지만 웨인라이트의 부진과 몰리나의 부상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매 경기 대단한 홈런포로 분위기를 이끄는 가을 좀비들의 활약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이후 경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더욱 궁금하게 해줍니다.

 

아메리칸리그에서 켄자스시티가 압도적인 실력으로 가을야구 5연승을 질주하고 있습니다. 투타의 완벽한 조화로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승승장구하는 로얄스가 오리올스마저 연승으로 끝내게 될지도 궁금해지는 MLB 가을 야구입니다. 류현진을 볼 수 없어 아쉽기는 하지만, 가을 야구 특유의 재미를 보여주고 있는 챔피언 결정전은 그 어떤 예측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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