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한화에 9-4 역전승, 대타 이홍구 극적인 만루홈런이 승패 갈랐다

by 스포토리 2015. 4. 30.
반응형

승부처에서 나온 대타 만루 홈런은 극적일 수밖에 없다. 사제지간의 올 시즌 첫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한화와 기아 경기에서 터진 이 극적인 상황은 이들의 운명도 갈랐다. 1점 차이로 쫓기던 6회 만루 상황에서 대타로 나선 이홍구는 바뀐 투수 유창식을 상대로 멋진 그랜드슬럼을 날리며 경기를 기아로 돌려놓았다.

 

최악의 피칭 보인 험버 살린 이홍구의 만루 홈런, 승률로 5할로 복귀시켰다

 

 

 

 

탈보트와 험버의 외국인 투수 대결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투수전이 예상된 경기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초반부터 이들은 최악의 투구로 조기 강판 당하는 굴욕을 당했다. 탈보트의 초반은 좋았지만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무너졌고, 초반부터 볼넷을 남발하며 좀처럼 제구력을 찾지 못하던 험버는 5이닝을 채우며 승리 투수가 되는 행운을 얻었다.

 

경기 초반은 한화의 것이었다. 전날 우천으로 취소가 된 후 투수를 바꾸지 않고 오늘 다시 등판을 한 험버는 제대로 제구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선두 타자인 이용규에게 안타를 허용하더니, 정근우에 볼넷, 김경언이 보내기 번트에 실패하고 투수 땅볼로 물러난 후 다시 김태균에게 볼넷을 내주고 말았다. 1사 만루 상황에서 좀처럼 상대를 압도하지 못한 험버는 최진행에게 마저 볼넷을 내주며 선취점을 밀어내기로 내주는 최악의 제구력을 보였다.

 

끝없는 실점으로 이어질 듯했던 경기는 김회성과 정범모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겨우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험버가 초반 극도로 저조한 제구력으로 볼넷을 3개나 내주기는 했지만 이어지는 위기 상황에서 두 타자를 연속으로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벗어나는 과정은 좋았다. 대량 실점으로 초반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연속 삼진으로 위기를 벗어난 과정 자체는 험버의 힘이기도 했다.

 

2회에도 선두 타자 안타에 이어, 이용규에게 위험한 공으로 사구까지 허용하며 다시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근우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병살로 이닝을 마무리하는 과정 역시 좋았다. 제구가 마음대로 되지 않고 그러다 보니 공이 몰리는 상황에서도 위기를 넘어가는 과정은 보기 좋았다.

 

험버의 위기는 3회라고 다르지 않았다. 선두 타자인 김경언에게 솔로 홈런을 맞은 험버는 김태균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최진행에게 큼지막한 2루타를 맞으며 다시 위기에 빠졌다. 김회성을 2루 땅볼로 잡으며 2사까지 끌고 갔지만, 제구력 난조는 정범모를 볼넷으로 이끌었고 송광민에게 다시 적시타를 내주며 3-0까지 끌려갔다.

 

험버의 사사구가 남발되는 상황에서 탈보트의 초반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2회 볼넷을 하나 내주기는 했지만 3회까지 안타도 내주지 않고 기아 타선을 꽁꽁 묶었다. 3회까지 보인 탈보트의 능력을 보면 기아가 쉽게 공략하기는 힘들어 보였지만 기아의 타선 역시 만만하지는 않았고, 4회 빅이닝을 만들어냈다.

 

4회 선두타자로 나선 최용규가 안타로 포문을 열고 필 역시 안타로 화답하며 무사 1, 3루의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4번 타자인 나지완은 외야 뜬공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3루 땅볼로 물러나며 팬들의 아쉬움을 사게 만들었다. 자칫 나지완의 허무한 타격으로 올랐던 기세가 무너질 듯했지만 기아는 강했다. 더욱 병살로 아웃카운트를 잡아내기보다 홈 승부를 한 한화의 선택은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 되었다.

 

 

최희섭이 적시 2루타로 타점에 성공하고, 이범호 역시 안타를 때려내더니 김다원, 이성우까지 적시타를 때려내며 3-0으로 밀리던 경기를 단숨에 3-5로 역전시켰다. 4회 빅이닝 경기는 선발 탈보트를 빠르게 마운드에 내리게 만들었다. 탈보트는 3과 1/3이닝 동안 62개의 투구수로 6피안타, 1탈삼진, 1사사구, 5실점을 하며 패전 투수가 되었다. 3회까지 완벽하게 기아 타선을 막던 탈보트의 조기 강판은 이후 한화 불펜의 과부화를 부르게 되었다.

 

3-5로 앞서 나가는 험버는 5회 다시 홈런을 내주며 1점 차의 박빙의 승부 상태로 만들었다. 좀처럼 제구력 난조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상대를 압도하는 피칭도 하지 못한 험버였지만 그나마 4점으로 5이닝을 막았다는 사실이 신기할 정도였다.

 

험버는 5이닝 동안 98개의 공으로 7피안타, 3탈삼진, 6사사구, 4실점을 하며 마운드에 내려왔지만 팀 타선의 도움으로 승리 투수가 되었습니다. 사사구 6개가 남발될 정도로 엉망인 상태였지만 위기를 겨우 벗어나며 그래도 4실점으로 막았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인 험버였다.

 

1점차 경기를 완벽하게 기아로 옮긴 것은 6회 공격에서 였다. 선두 타자로 나선 최희섭이 안타로 포문을 열고, 이범호의 안타에 이어 김다원이 몸에 맞는 볼로 나가며 무사 만루라는 절대적인 기회를 만들어냈다. 이 상황에서 이성우는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무사 만루의 재앙이 기아에게도 뒤따르는 듯했다. 하지만 김기태 감독은 1사 만루 상황에서 이홍구를 선택했다.

 

위기 상황을 막기 위해 한화는 다음날 선발 자원이었던 유창식까지 마운드에 올리는 초강수를 뒀다. 두 팀 감독들 모두 6회가 승부처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앞서나가다 역전 당하고 다시 1점 차로 좁힌 상황에서 만루 위기를 벗어나면 다시 한화에게 기회가 올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어느 경기에나 영웅은 탄생하기 마련이고 오늘 경기는 투수 유창식이 아니라 대타 이홍구였다. 낮게 깔리는 공을 완벽하게 때려 좌측 펜스를 넘기는 만루 홈런으로 경기를 완전히 뒤집었다.

 

험버가 5이닝을 책임지고 물러난 상황에서 기아의 마운드는 세 명의 투수가 나눠 던졌다. 한승혁이 1과 2/3이닝 동안 빠른 공을 앞세워 한화 타선을 요리했고, 공은 빠르지 않지만 제구력이 좋은 최영필 역시 1과 1/3이닝 동안 무안타로 승기를 지키며 기아는 중요한 홈 승리를 가질 수 있었다.

 

최악의 제구력 난조 속에서도 5이닝을 채운 험버의 역할도 나쁘지 않았다. 지독하게 타격감이 떨어졌던 이범호는 서울에서도 안타로 다시 타격감을 찾더니 광주 홈에서 2안타, 2타점을 뽑으며 중요한 역할을 해주었다. 팀의 4번인 나지완이 여전히 앝나를 치지 못하며 1할대 타율로 무너진 채 일어서지 못하는 것이 답답하다.

 

부상 선수들이 많은 상황에서 나지완을 쉽게 뺄 수도 없는 기아로서는 나지완 문제가 한심하고 힘겹게 다가오기만 한다. 오늘 경기의 승부처는 분명 6회 1사 만루 상황에서 대타로 나선 이홍구의 극적인 만루 홈런이었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 만들어지기 전 6회 수비에서 우익수인 이호신이 혼신을 다해 타구를 잡아내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이런 투지들은 당연히 선수들을 독려하게 만들었고, 이호신의 몸을 던진 수비 하나가 6회 대량 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의 허슬 플레이는 특별했다.

 

부상 선수들이 많은 상황에서도 기아는 승률을 다시 5할로 올렸다. 양현종이 등판 예정인 수요일 경기마저 기아가 가져간다면 기아로서는 연승 분위기 속에서 주말 3연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SK와 주말 3연전을 거쳐 원정 NC와의 경기마저 위닝 시리즈로 가져갈 수 있다면 기아의 상승세는 다시 찾아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오늘 경기의 대승은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글이 마음에 들면 공감을 눌러주세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