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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스틴슨 역투 그리고 호수비, 필 이틀 연속 결승타로 기아 삼성전 위닝 시리즈

by 스포토리 2015.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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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2년 만에 삼성을 상대로 위닝 시리즈를 가져갔다. 해태 시절과 달리 기아로 팀이 바뀐 후 삼성에 유독 약했던 기아는 올 해 최고의 경기력으로 삼성 부진을 떨쳐내기 시작했다. 시즌 초반 선발 투수들의 맹활약이 연승을 이끌었듯, 5월 말이 되며 다시 선발들의 호투가 이어지며 좋은 기운을 내뿜기 시작했다.

 

스틴슨의 역투와 호수비, 이틀 연속 팀 구한 필의 결정적 한 방

 

 

 

 
기아가 지독한 삼성 징크스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올 시즌 아직 초반이기는 하지만 3승3패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해볼만 하다. 신인 선수들의 뛰어난 수비 실력은 강팀의 전제조건들로 다가온다는 점에서도 삼성과의 홈 3연전은 많은 것들을 남겼다. 

 

 

많은 기대를 했던 유창식은 기아로 트레이드 된 후 첫 선발 등판에서 기대에 부응했다. 비록 승리 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한화에서 프로 전체 1순위로 데뷔한 후 늘 기대감만 품게 했던 그가 진짜 에이스로 성장해가는 시작을 했다는 점은 반가웠다.

 

선발 야구가 되어야 강팀이 된다는 사실은 상위권 팀들을 보면 알 수 있다. 당장 기아와 광주 3연전을 한 삼성만 봐도 탄탄한 선발진으로 인해 여전히 강팀으로서 위력을 뽐내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주 기아의 선발 투수들의 호투들은 반가웠다.

 

김병현이 시즌 첫 선발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기아의 선발 야구는 다시 시작되었다. 김병현에 이은 유창식, 그리고 토요일 경기에서 130개가 넘는 투구 수로 삼성을 꼼짝 못하게 만든 기아 에이스 양현종의 빼어난 투구는 진정한 야구의 재미를 느끼게 했다. 그 여파는 일요일 낮 경기에 스틴슨에게 그대로 이어졌다.

 

싱커가 그 어느 날 보다 잘 먹힌 스틴슨에게 삼성 타자들은 꼼짝하지 못했다. 주말 3연전 첫 경기에서 유창식이 마운드에 내려온 후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인 삼성은 남은 두 경기에서 단 1점도 뽑지 못하는 굴욕을 맛봐야 했다. 토요일 경기는 에이스 양현종의 공격적인 투구에 먹혀 제대로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무너졌다. 일요일 경기에서는 양현종과는 전혀 다른 스틴슨의 맞춰 잡는 투구에 농락당하며 연이틀 영봉패를 면치 못했다.

 

스틴슨이 양현종과 달리 맞춰 잡는 투구를 한다는 것은 내야수가 뛰어난 수비를 해줘야 한다는 전제가 깔린다. 양현종이 윽박지르는 듯한 강한 볼로 상대를 압도하는 것과 달리, 스틴슨은 오늘 경기에서 단 하나의 삼진도 잡지 못할 정도로 철저하게 맞춰 잡는 피칭을 했다.

 

기아는 1회 시작부터 위기였다. 2사 후 채태인을 볼넷으로 내주고 최형우마저 사구를 내준 상황에서 박석민의 타구는 2루 베이스를 넘어 중견수 쪽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안타로 보이던 타구를 기아 유격수 강한울이 환상적으로 잡아 바로 1루로 던져 아웃을 시키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느리기는 했지만 2루 베이스를 넘어가는 타구를 아웃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잡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그대로 턴해서 완벽하게 1루로 송구하는 강한울의 유격수 수비는 일품이었다. 올 시즌 처음으로 1군 주전으로 경기에 나서며 성장하고 있음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강한울의 수비는 내야수 전체로 전염이 되었다. 이범호, 김민우 등 내야수들이 보인 환상적인 수비는 땅볼 유도가 많은 스틴슨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스틴슨이 오늘 경기에서 18개의 땅볼 아웃을 잡아낼 정도로 날카로운 싱커는 삼성 타자들을 곤혹스럽게 했다. 잘 맞은 타구들은 기아 내야수들의 그물망 수비에 걸리고, 결정적인 득점 기회에서는 번번이 병살로 득점을 올리지 못하는 삼성에게 광주는 늪이나 다름없었다.

 

기아 선발 스틴슨이 삼성 타선을 농락하는 동안 기아는 필이 홀로 2점을 뽑아내며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 3회 1사 상황에서 김주찬의 안타 뒤 기회를 잡은 상황에서 4번 타자 필은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호투를 하던 클로이드를 상대로 멋진 결승 2루타를 치며 기아가 앞서가기 시작했다. 물론 김주찬의 노련한 베이스 러닝도 큰 몫을 했지만 결정적인 순간 필의 한 방은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1-0이라는 상황 속에서 추가점이 절실한 시점 필은 다시 한 번 팀 승리를 위한 한 방을 선사했다. 6회 말 선두타자로 나선 필은 클로이드의 변화구를 노려 솔로 홈런을 만들었다. 3회 빠른 공을 받아쳐 타점을 올리던 것과 달리, 변화구에 몸이 무너진 상황에서도 펜스를 넘기는 필의 노련함은 기아 승리의 원동력이 되었다.

 

9회까지 마운드에 오른 스틴슨이었지만 박선민과 이승엽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며 내려와야 했다. 완봉 완투를 앞둔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오는 것은 쉬운 게 아니었다. 전 경기에서도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내려왔지만 불펜이 무너지며 승리를 놓친 경우가 있기 때문에 더욱 아쉬웠을 듯하다. 한국 무대에서 완봉 완투를 한다는 사실 역시 스틴슨에게는 무척이나 중요한 가치이기도 했을 테니 말이다.

 

2-0 그리고 무사 1, 2루 상황에서 기아의 마무리 윤석민이 마운드에 올랐다. 전날 완벽하게 양현종의 승리를 지켰던 그는 대타로 나선 진갑용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어제의 위세를 이어갔다. 박해민까지 삼진으로 잡은 윤석민은 김상수에게 결정적인 한 방을 맞았다. 물론 빠지면 동점이 될 수 있는 공이었지만 수비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인 기아는 마지막 한 이닝 수비강화를 위해 투입된 박준태의 환상적인 수비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날아오른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완벽하게 기아의 연승을 책임진 박준태의 이 수비 하나로 기아는 2년 만에 삼성을 상대로 위닝 시리즈를 만들 수 있었다. 더욱 2경기 연속 영봉승을 거뒀다는 사실이 더욱 큰 의미로 다가온다. 물론 2경기 동안 나온 점수란 3점이 전부일 정도로 치열한 투수전이었다는 점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기아가 삼성 트라우마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반가웠다.

 

스틴슨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투구를 했다. 기아의 신인과 베테랑 들은 혼신을 다하는 수비를 보여주었다. 필은 팀의 중심타자답게 이틀 연속 결승타로 경기를 책임졌다. 선발 투수들이 최대한 오랜 피칭으로 상대를 제압하고 팀의 마무리는 두 경기 연속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팀 승리에 공헌했다. 기아의 승리 공식은 이번 삼성과의 주말 3연전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승리하기 위해 기아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는 이번 경기에서 증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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