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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백용환 9회말 끝내기 3점 홈런, 불안한 마운드 이겨낸 타격의 힘

by 스포토리 2015.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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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후반기 들어 좋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삼성만 만나면 작아졌던 기아는 원정 경기에서 위닝 시리즈를 가져가더니 홈 경기에서도 숙적 롯데를 잡았다. 다진 경기를 뒷심을 발휘하며 극적인 역전을 거뒀다는 점에서 기아의 팀 분위기는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전히 불안한 마운드, 엇박자내며 폭발하는 타격감

 

 

 

9회 초 롯데는 기아를 상대로 2점을 뽑아내며 확실하게 승기를 잡았다. 중간에 동점을 내주기는 했지만 9회 마지막 공격에서 천금같은 점수를 뽑은 롯데는 그렇게 광주 원정 3연전에서 첫 승리를 가져가는 듯했다. 8-6 상황에서 롯데는 팀의 마무리인 이성민을 올리며 승리를 얻고자 했다.

 

 

새롭게 기아에 합류한 외국인 투수 에반이 폭투를 허용하며 2실점을 한 상황에서 모든 경기는 포수 백용환에게 달려 있었다. 타격과 달리 수비에서 아쉬움이 많았던 그는 9회 수비에서도 에반의 공들을 두 번이나 놓치며 2실점의 주역이 되었다. 그만큼 부담이 컸던 백용환은 1사 2, 3루 상황에서 낮게 깔리는 공을 걷어올리듯 쳐낸 공이 끝내기 3점 홈런이 되었다.

 

최악의 상황에서 극적인 반전을 이끈 기아는 후반기 4경기에서 3승 1패를 올렸다. 상대들 역시 삼성과 롯데라는 점에서 좋은 결과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기아가 가지고 있는 문제는 여기에서도 그대로 담겨 있었다. 스틴슨과 양현종이 선발 투수 경기를 보였다. 그들이 최소 실점으로 상대를 막아내고 기아 타선이 폭발하며 승리를 얻어가는 과정은 흥미로웠다.

 

기아가 강팀이 되고 가을 야구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이런 투타의 조화가 절실하다. 하지만 두 투수를 제외하고 믿을 수 있는 선발 자원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둘을 제외하고 세 명의 선발은 초반 대량 실점을 하며 무너졌다. 이후 당연하게도 불펜의 과부하는 시작되고 경기 승패만이 아니라 시즌을 운영하는데 문제를 만들 수밖에 없다.

 

불펜 역시 강하지 않은 기아의 현실 속에서 선발 투수들의 경기력은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기아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기아의 타선이 다시 살아났다는 사실이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체력을 비축한 기아 타선은 후반기 경기에서 맹타로 이어지고 있다.

 

최악의 타격 부진으로 리그 최하위 타율만 기록하던 기아 타선은 후반기 들어 가장 뜨거운 방망이를 보여주고 있다. 그런 점에서 기아의 상승세는 타선의 힘이락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기아의 타선은 뜨거웠다. 2회 나지완의 선제 솔로 홈런으로 앞서간 기아는 3회 선발 임준혁이 무참하게 무너지며 3실점으로 역전을 허용한 후에도 강했다.

 

3개의 안타와 2개의 볼넷으로 3득점을 한 롯데는 강했다. 5회에도 1득점을 추가한 롯데는 7회 아두치의 투런 홈런까지 만들어내며 6-1까지 달아났다. 이 정도 상황이라면 롯데의 완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기아의 타선은 후반기 그 어느 팀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 강력한 타선이었다.

 

 

조용하던 기아의 타선은 롯데 선발 린드블럼이 물러난 7회 폭발하기 시작했다. 7회 마운드에 오른 김승회와 김성배를 통타하며 대거 5득점을 하며 동점을 만드는 과정은 대단했다. 기아가 최근 얼마나 타격이 좋은지 7회 잘 설명해 주었으니 말이다.

 

7회 기아는 대타로 나선 김다원이 포문을 열었다. 김주찬의 안타에 필이 적시타를 치며 점수를 내기 시작하더니, 나지완과 김민우의 적시 2루타가 터지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후반기 점점 타격감이 오르기 시작한 나지완은 홈런과 2루타를 통해 자신감을 많이 찾는 모습이었다.

 

6-6 상황에서 우위에 오른 것은 기아였다. 완패를 당할 수 있는 상황에서 7회 빅이닝을 만들며 동점을 만들었기 때문에 승기를 기아의 몫이었다. 하지만 오늘 경기는 누구도 쉽게 예측할 수 없었다. 8회 2사 상황에 첫 선을 보인 기아의 새로운 외국인 투수 에반이 흔들리며 실점을 하고 말았다.

 

팽팽한 긴장감은 맥 없이 풀리고 말았다. 9회 선두 타자로 나선 아두치가 안타로 기회를 잡고 도루까지 성공시키며 기아 마운드를 흔들었다. 강민호 적시 2루타가 중요하게 다가오기도 했지만 에반의 공을 폭투로 만든 백용환의 아쉬운 포구가 문제였다. 가장 중요한 순간 어이없게 2실점을 한 기아로서는 힘겨워 보였다.

 

다시 8-6으로 뒤진 기아의 9회말 공격은 후반기 들어 달라진 타선의 힘을 느끼게 했다. 후반기 들어 장타를 폭발시키고 있는 이범호는 중요한 공격에서 선두 타자로 나서 롯데의 마무리 이성민을 상대로 2루타를 만들어냈다. 이어 김원섭이 볼넷을 얻으며 1, 2루가 된 상황에서 오늘 2개의 안타를 쳐냈던 김민우는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최소한 진루타라도 쳐주기를 바랐지만 삼진으로 물러나며 분위기는 다시 롯데로 기우는 듯했다.

 

1사 1, 2루 상황에서 기아 벤치는 과감한 작전을 구사했다. 2루 주자 이범호를 신종길로 교체한 후 더블 스틸을 성공시키며 이성민을 흔들었다. 1사 1, 2루가 아닌 2, 3루는 투수에게는 심한 압박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이 상황에서 9회 수비에서 실수를 많이 했던 포수 백용환은 3볼 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바깥쪽 낮게 깔리는 공을 외야 플라이를 만들어내듯 풀 스윙을 했다. 그 공은 그렇게 그라운드 안이 아닌 펜스 밖으로 나가며 끝내기 3점 홈런이 되었다. 

 

 

기아의 오늘 경기는 기적과 같은 승리였다. 마운드가 초반에 붕괴되며 7명의 투수들이 등장했다. 3연전 첫 경기에서 7명의 투수를 사용한다는 것은 이후 경기가 힘겨워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그런 점에서 경기마저 패했다면 기아의 충격은 더욱 컸을 것이다. 하지만 후반기 기아가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결정적 이유는 타격은 오늘 경기에서도 큰 힘을 발휘했다. 

 

투수 능력이 조금 떨어지기는 하지만 타격 만큼은 충분한 자질이 있음을 보여준 백용환은 오늘 경기에서 극적인 상황까지 만들며 영웅이 되었다. 기아가 연승을 이어가며 후반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스틴슨과 양현종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된 선발 경기를 하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이 불안한 승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게 한다. 

 

기아가 올 시즌 가을 야구를 노리는 것인지 아니면 신인들을 위한 한 해로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분명 많은 신인들이 선을 보이며 그 가능성을 선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완벽한 변화를 주기도 모호한 현실 속에서 기아의 고민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백용환의 극적인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를 거둔 기아는 행복하지만 여전히 불안한 마운드는 다음 경기에 대한 부담만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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