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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필 9회말 끝내기 안타, 기아 이틀 연속 끝내기 5위 싸움 우위를 점한다

by 스포토리 2015.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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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이틀 연속 9회 말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끈질긴 승부욕이 만든 결과라는 점에서 반갑다. SK로서는 최악의 이틀이 되었고 기아 팬들로서는 환상적인 이틀이 되었다. 야구의 묘미를 만끽하게 하는 9회 말 끝내기 경기는 극적인 상황들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

 

양현종과 윤석민 내고도 패전 위기, 기아 살린 필의 2타점 끝내기 안타

 

 

 

 

양현종이 마운드에 올랐다는 것은 기아가 오늘 경기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의미다. 전날 SK가 김광현을 올린 것과 마찬가지다. 윤희상과 선발 맞대결을 벌이는 만큼 기아가 완승을 거둘 것이라는 기대는 중반을 넘어가며 허무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선취점은 기아의 몫이었다. 2회 1사 후 후반기 들어 살아나고 있는 나지환이 안타로 포문을 열고, 2사 후 백용환의 안타에 김호령이 우측 라인 타고 흐르는 멋진 안타로 득점에 성공했다. 에이스가 등판한 경기에서 선취점은 중요했다. 그리고 그렇게 기아의 우위로 경기는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SK의 반격은 5회 부터 시작되었다. 물론 4회 SK는 확실한 득점 기회를 잡기도 했다. 선두타자인 브라운이 안타로 나가고, 최정이 야수선택으로 살아나간 후 정의윤이 삼진으로 물러나기는 했지만 이재원이 볼넷을 얻으며 2사 만루 상황을 만들었다. 한 방이면 단숨에 역전을 시킬 수 있는 상황에서 김강민의 타구가 2루 직선타로 끝나며 득점 기회는 사라지고 말았다. 

 

4회 기회를 놓친 SK는 5회 다시 기회를 잡았다. 선두 타자인 나주환이 안타를 치고, 정상호의 희생번트에 이어 김성현의 적시타로 가볍게 동점을 만들어냈다. 이런 SK의 기세는 6회에도 이어졌다. 선두 타자로 나선 최정이 양현종을 상대로 좌측 펜스를 넘기는 역전 솔로 홈런을 쳐냈다. 최정은 어제에 이어 오늘 경기에서도 홈런을 쳐내며 팀의 핵심 타자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2-1로 뒤진 6회 말 기아의 공격도 만만치 않았다. 선두 타자인 이범호와 나지완이 연속 안타로 포문을 열고, 김민우의 희생 번트로 1사 2, 3루가 만들어진 상황에서 백용환이 빗맞은 유격수 땅볼은 동점타가 되었다. 추가 득점을 통한 역전도 바라봤지만 김호령이 3루 땅볼로 물러나며 동점을 만드는데 만족해야만 했다.

 

5회 부터 양현종 공략에 성공한 SK는 7회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았다. 나주환이 첫 타자로 나서 펜스를 직접 맞추는 2루타를 치고 나가더니, 정상호의 희생번트로 1사 3루라는 절대적인 득점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김성현의 잘 맞은 타구가 전진 수비를 하던 유격수 박찬호의 글러브에 들어가며 병살타가 되며 이닝은 마무리 되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기아는 운도 따라주며 흐름을 이끌어가는 듯했다.

 

문제는 8회였다. 양현종은 8회에도 마운드에 있었다. 선두 타자인 브라운에게 2루타를 내주고, 이명기를 볼넷으로 내보내자 벤치는 곧바로 팀의 마무리인 윤석민을 올렸다. 2이닝을 맡기며 오늘 경기도 잡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믿었던 윤석민은 주자가 있는 상황을 효과적으로 막아내지 못했다.

 

가장 중요한 타자 중 하나였던 최정을 강력한 공으로 삼진 처리하는 것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정의윤에게 안타를 맞으며 상황은 만루가 되었고, 여기에 이재원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4-2 상황이 되고 말았다. 점수를 주지 않기 위해 올렸던 윤석민은 2점이나 내주며 물러나야 했다.

 

양현종은 7이닝 동안 103개의 투구 수로 6피안타, 4탈삼진, 2사사구, 4실점을 했습니다. 방어율도 급격하게 오르며 2점대 초반이 된 양현종으로서는 아쉬운 경기였다. 전반 후반 체력적인 문제를 보이며 힘겨워하던 양현종은 후반 들어 조금 살아나기는 했지만, 초반 강력했던 양현종의 모습은 아직 아니다. 더욱 아쉬웠던 것은 윤석민이다. 거액을 받는 팀의 핵심 선수라면 자신의 역할에 책임을 져야만 한다.

 

윤석민이 뛰어난 선수라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올 시즌 그의 마무리는 불안하기만 하다. 팀 사정상 어쩔 수 없이 마무리 역할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기아의 고민은 올해만이 아니라 내년에도 지속될 수밖에 없다.

 

기아는 7회에도 역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었다. 9번 타자인 박찬호가 안타를 쳤고, 신종길이 희생번트로 1사 2루를 만들며 기회는 왔다. 하지만 오늘 2안타를 친 김원섭을 빼고 김주찬을 넣은 벤치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실패였다. 좌완 투수에 맞춘 선택이었지만 오늘도 김주찬은 자신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지난 주 롯데 경기부터 득점권 상황에서 전혀 득점타를 때려내지 못하는 김주찬은 오늘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김주찬의 유격수 땅볼에 움직인 박찬호는 몸에 공이 맞으며 수비 방해로 아웃이 되었다. 이 상황에서 대주자로 나선 고영우마저 2루 도루를 하다 아웃이 되며 상황은 최악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8회 양현종과 윤석민이 마운드를 이어가며 2실점을 해 역전이 되었다는 사실이 아쉽다.

 

8회 말 공격에서 기아는 살아난 이범호 효과를 확실하게 봤다. 믿었던 필이 삼진으로 돌아서며 4타수 무안타로 아쉬움을 줬지만 이범호가 완벽한 홈런으로 3-4 한 점 차이로 추격할 수 있었다는 것이 반가웠다. 후속 타자들이 추가 득점을 해주지는 못했지만 분명히 의미 있는 한 방이었다.

 

어제 경기에서 김원섭의 3점 끝내기 홈런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던 기아는 9회 다시 분위기 반전을 꾀하기 시작했다. SK는 한 점 차 상황에서 팀의 마무리인 정우람을 올렸다. 1사후 정우람은 급격하게 흔들렸다. 대타인 김다원과 이홍구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만들었다. 1사 1, 2루 상황에서 신종길이 안타를 치며 만루 상황이 만들어졌다.

 

1사 만루 상황에서 어제 3안타 경기를 보였던 신인 황대인을 대타로 내보냈지만 이런 위급한 상황은 무리였다. 노련한 정우람에게 삼진을 당하며 2사 만루 상황은 필에게 돌아갔다. 오늘 병살타를 포함해 4타수 무안타였던 필은 하지만 마지막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정우람의 낮게 제구 된 공을 완벽하게 걷어 올리며 유격수 키를 넘기는 적시 2타점 끝내기 안타를 만들어냈다.

 

정우람은 이틀 연속 팀의 승리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연속 패전 투수가 되고 말았다. 전날에는 김원섭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고, 오늘 경기에서는 필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으며 무너진 정우람이 충격을 언제 벗어날 수 있을지 의아할 정도다. 이 정도 충격이면 상당한 내상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아는 절반의 신인들과 함께 경기를 하고 있다. 양현종과 윤석민이라는 기아가 내세울 수 있는 최고의 카드를 내고도 패전 위기에 몰렸었다. 하지만 기아는 기사회생하듯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지는 것이 이상하지 않았던 경기를 확실하게 승리로 이끈 기아는 잡을 수 없을 것 같았던 5위 싸움에 뛰어들 수 있게 되었다. 


5위인 한화와는 3경기 차가 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주 승부에서 5위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기회는 기아에게 주어졌다. 팀 공격력 10위인 기아. 수비력은 그나마 상위권인 4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위안이다. 타격 20위 순위에 필만이 14위를 차지할 정도로 기아의 타격은 문제다. 스틴슨과 양현종이 그나마 선발 자리를 잘 버텨주고 있지만, 기아는 여전히 불안한 전력이다.

 

최악의 상황에서 5위권 싸움에 뛰어든 기아는 중요한 변수였던 SK와 경기에서 2연승을 거뒀다. SK와 경기가 끝나면 한화와 대전 3연전을 치르게 된다. 기아가 만약 원정 경기에서도 우위를 점하게 된다면 5위를 내다볼 수도 있게 된다. 치열한 5위 싸움을 하고 있는 SK, 한화와 맞대결을 해서 승리를 한다면 기아는 남은 경기 총력을 기울여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 불안한 전력이기는 하지만 이틀 연속 끝내기로 경기를 지배한 기아는 그 끈질김만은 현재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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