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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소름 돋는 역전극, 백용환 3점홈런 역전 스윕, 이제 가을 야구가 보인다

by 스포토리 2015.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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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백용환이었다. 첫 날 김원섭의 끝내기 3점 홈런에 이어 둘째 날에는 필의 끝내기 안타로 SK를 홈으로 부른 기아는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를 썼다. 과연 스윕도 가능할까 의아하던 팬들을 위해 기아는 뜨거운 여름 밤 가장 멋지고 매력적인 야구의 재미를 만끽하게 해주었다. 

 

백용환 극적인 역전 3점 홈런, 뜨거운 여름 서늘하게 한 기아의 진짜 야구

 

 

 

기아가 진짜 야구의 재미가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진 팀에게는 지독할 정도로 아픈 일이지만, 이긴 팀에게는 그 무엇과 바꿀 수 없는 최고의 희열이다. 야구는 그 무엇으로도 쉽게 판단할 수 없음을 기아는 광주에서 가진 SK와의 3연전에서 잘 보여주었다.

 

하위권으로 분류된 기아는 분명 전력에 약한 팀이다. 과거 최고의 존재감을 보여주던 호랑이들은 더는 보이지 않았다. 좀처럼 과거의 끈질긴 승부욕을 보여주지 못하던 기아는 새로운 사령탑을 세우며 2015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주전 선수들의 부상들이 올 해 역시 이어지며 불안은 가시지 않았다. 이런 조건은 결국 어쩔 수 없는 신인들을 위한 장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우승 전력이 아닌 이상 새롭게 팀을 리빌딩 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리고 기아는 어쩔 수 없이 신인들을 위한 팀으로 거듭나야 했다. 그리고 올 시즌 많은 신인들이 1군 경기에 뛸 수 있는 기회를 잡았고, 많은 선수들은 충분한 가능성을 보였다. 센터라인 부재를 염려했던 것과 달리, 기아는 신인들로 인해 탄탄한 중심 라인을 구축할 수 있었다.

 

강한울과 최용규, 그리고 김호령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라인업은 전반기 기아에게 희망이었다. 후반기에는 박찬호와 황대인이 중심라인을 구축하며 풍성한 자원을 보여주었다. 군에 입대한 두 선수가 돌아온다면 더욱 치열한 내야 경쟁을 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기아는 현재 신인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기아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바로 포수 자원이었다. 그런 기아에게 두 명의 거포 포수들이 등장했다. 백용환과 이홍구는 치열한 경쟁을 하며 팀의 주전 포수로서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한 방을 갖춘 거포라는 점에서 기아로서는 최고의 자원을 확보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듯하다.

 

김병현과 켈리가 선발 맞대결을 벌인 오늘 경기의 우위는 SK의 몫이었다. 김병현은 1회부터 위기였다. 1사후 이명기에게 안타를 맞고, 최정과 정의윤에게 연속으로 사구를 내주며 만루 위기에 빠졌다. 이 최악의 상황에서 이재원을 병살로 잡으며 실점 위기를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다행일 정도였다. 3회에도 선두타자인 브라운에게 안타를 맞고, 최정을 볼넷으로 내주더니 정의윤에게 3점 홈런을 내주고 말았다.

 

정의윤은 LG에서 SK로 자리를 옮긴 후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준 홈런이었다는 점에서 특별했을 듯하다. 3점을 허용한 기아는 곧바로 추격에 나섰다. 선발 포수로 나선 이홍구가 선두 타자로 나서 솔로 홈런을 치며 1-3을 만들었다. 하지만 4회 곧바로 SK에게 다시 달아나는 점수를 내주고 말았다. 그나마 2루에 있던 박정권을 견제사로 잡은 것이 다행일 정도였다.

 

김성현의 솔로 홈런으로 4-1까지 벌어진 경기는 SK의 몫이었다. 하지만 기아의 반격 역시 만만치 않았다. 리그 최하위 팀타율이지만 SK와 주중 시리즈에서 보여준 기아의 끈끈한 야구는 기록을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5회 1사 후 박찬호의 안타에 이어, 신종길이 1타점 적시 3루타를 치며 2점차로 다시 점수를 좁힐 수 있었다.

 

김병현은 5와 2/3이닝 동안 83개의 투구 수로 7안타, 3탈삼진, 3사사구, 4실점을 하고 물러났다. 안타와 사사구를 생각하면 생각보다는 적은 실점을 한 셈이다. 그리고 일찍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5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섰다는 것만으로도 김병현은 자신의 몫을 다했다.

 

주중 경기에서 지속되었듯 오늘 경기도 후반에 결정되었다. 기아는 7회 2사 상황에서 반격을 시작했다. 9번 타자 박찬호가 선발 켈리에게 볼넷을 얻어나가며 기회는 시작되었다. SK는 선발 켈리를 내리고 신재웅을 올렸다. 하지만 오늘 3루타가 있었던 신종길에게 안타를 맞으며 새로운 투수 윤길현이 마운드에 올랐다.  

 

윤길현이 마운드에 오르자 기아는 오준혁 대신 백용환을 대타로 내세웠다. 그리고 백용환은 기다렸다는 듯이 윤길현을 상대로 역전 3점 홈런을 뽑아냈다. 높게 형성된 변화구를 놓치지 않고 완벽하게 스윙을 한 백용환의 이 한 방은 뜨거운 여름밤을 시원하게 해주었다.

 

5-4로 역전을 시킨 기아는 8회 2사에서 윤석민을 마운드에 올리며 굳히기에 나섰다. 전날 부진한 피칭을 했던 윤석민이었지만 오늘은 달랐다. 호투를 펼치며 이틀 연속 승리 투수가 된 김광수에게 마운드를 이어받은 윤석민은 9회 1사 상황에서 김성현에게 안타를 내주기는 했지만 실점은 없었다.

 

오늘 경기에서 신인 유격수 박찬호의 대단한 호수비가 눈길을 끌었다. 신인의 패기로 인해 과한 수비 욕심이 화를 부리기도 했지만, 신인이라고 믿기 어려운 호수비를 해내고 안타까지 쳐내며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웠다.

 

기아의 안방을 책임지는 두 신인 포수 이홍구와 백용환은 재미있게도 오늘 경기에서 모두 홈런을 기록했다. 이홍구는 주전 포수로 나서 추격을 알리는 솔로 홈런을 때려냈고, 백용환은 대타로 나서 역전 3점 홈런으로 팀을 연승으로 이끌었다. 기아는 SK와 광주 3연전에서 모두 승리를 얻으며 6위 SK와 한 경기차로 따라 붙었다. 5위인 한화와는 3.5 경기차까지 좁히며 가을 야구에 대한 가능성을 높였다.

 

대전에서 한화와 가질 3연전마저 기아가 싹쓸이를 한다면 5위 싸움은 어느 팀이 가져갈지 알 수 없게 된다. 현재의 기아 분위기로는 그 어떤 팀도 이겨낼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과연 기아와 한화 중 어느 팀이 치열한 대결 구도에서 승기를 잡아갈지 기대된다. 불쾌지수 높은 지독한 여름밤을 최고의 재미로 만든 기아의 이 대단한 경기력이 대전에서도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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