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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한화 스윕 6연승 이끈 호랑이들, 양현종의 마무리 자청 의미

by 스포토리 2015.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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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들이 와이번스와 이글스를 잡고 6연승을 내달렸다. 지난 주 6연전이 이들에게 중요했던 이유는 5위 자리를 두고 다투는 세 팀의 맞대결이었기 때문이다. 우위를 점하고 있던 SK와 한화가 기아를 상대로 우위를 점하느냐 역으로 7위로 추락한 기아가 기사회생을 하느냐의 대결 구도였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일요일 경기 마무리 자청한 양현종, 그의 의지가 곧 기아의 현재 모습이다

 

 

 

기아의 후반기 상승세는 놀라울 정도다. 항상 약점을 보이던 삼성에 위닝 시리즈를 가져가는 등 달라진 그들의 모습은 반가웠다. 물론 롯데에 아쉬운 패배를 당한 것이 문제이기는 했지만 가장 중요했던 SK와 한화로 이어지는 5위 싸움을 위한 대결에서 완승을 거두며 기아의 상승세는 최고점에 다다랐다. 

 

 

시즌 초반 6연승을 내달리며 기아에게 희망을 주었던 모습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시즌 중반을 넘어서며 얻은 6연승은 초반 12연승과 비교해도 뒤질 것 없는 강력한 힘이기 때문이다. 5, 6위인 두 팀을 상대로 6연승을 내달린 기아는 당장 5위인 한화와 반게임 차로 다가서 있다. 언제든 5위 자리에 올라설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는 의미다. 2위인 두산과도 5.5 경기 차라는 사실은 중요하게 다가온다.

 

난타전을 벌인 대전 구장에서의 경기는 일요일 마지막 3연전에서는 투수전으로 이어졌다. 안영명과 임준혁이 나온 오늘 경기는 오히려 큰 점수가 나올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경기는 지난 두 경기와 달리 투수들이 타자들을 제압한 경기였다. 최종 점수가 3-2라는 점에서도 오늘 경기는 마운드의 힘이 승패를 좌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점수는 초반에 집중되었다. 한화는 1회 얻은 2점이 전부일 정도로 초반 흐름은 앞선 두 경기와 마찬가지로 흥미롭게 다가왔다. 철저하게 타격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였지만 이후 경기는 타격보다는 투수들의 호투가 경기를 지배했다. 1회 시작과 함께 기아는 신종길 안타에 이어 김민우가 적시 2루타를 치며 선취점을 얻었다. 

 

한화 전에 강했던 임준혁으로서는 기분 좋은 시작이 될 수 있었지만, 그에게 1회는 위기였다. 선두 타자 강경학을 외야 플라이로 잘 잡았지만 2번 타자인 권용관에게 2루타를 맞으며 흔들렸다. 정근우를 볼넷으로 내주고, 김태균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으며 투아웃을 잡았지만 김경언에게도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를 만들어 준 것이 문제였다. 만루 상황에서 조인성이 적시타를 치며 단박에 한화는 기아에 2-1로 앞서게 되었다.

 

 

2회를 삼진 둘을 잡으며 삼자 범퇴로 이닝을 끝낸 안영명은 3회 위기에 처했다. 선두타자인 박찬호에게 2루타를 내주고, 신종길이 볼넷으로 나가며 위기를 맞았다. 김민우의 희생번트까지 이어지며 기아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3, 4번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량 득점도 생각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기아는 이 좋은 기회에서 김주찬이 유격수 뜬공으로 필의 잘 맞은 타구는 2수에게 잡히며 역전은 고사하고 동점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3회는 한화로서는 아쉬웠다. 기아의 중심타선을 막으며 무실점으로 막은 직후 선투타자인 권용관이 볼넷으로 살아나간 후 3번 타자인 정근우가 병살로 기회를 무산시키고 말았다. 2사후 김태균의 볼넷과 김경언의 안타로 다시 기회를 되살렸지만 조인성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벗어나는 임준혁의 투구는 특별했다.

 

위기를 벗어난 기아는 다시 기회를 잡았다. 4회 선두타자인 이범호가 2루타로 출루하고, 1사 상황에서 나지완의 적시타는 동점을 만들게 했다. 이런 기아의 반격은 6회에도 이어졌다. 팽팽한 동점 상황에서 선두 타자인 김주찬이 시원한 2루타를 치고, 기아의 핵심 중 핵심인 필이 철저한 팀 배팅을 통해 역전에 성공하게 되었다. 사실 이 타구는 한화 중견수 채기영의 아쉬운 다이빙 수비가 화근이 되었다.

 

단타성 중견수 앞 안타로 끝날 수 있는 타구였지만 욕심을 내서 다이빙까지 했지만 턱없이 부족한 상황은 결국 결승타로 이어지게 되었다. 선발 임준혁은 6이닝 동안 96개이 투구 수로 3안타, 4삼진, 4사사구, 2실점으로 6승에 성공했다. 방어율도 4.03으로 낮추며 다음 경기에서 호투한다면 3점대 방어율로 진입할 수도 있게 되었다. 올 시즌 첫 선발로 나서 눈부신 호투를 보여주는 임준혁이 과연 두 자리 승수 투수가 될 수 있을지도 궁금해진다.

 

 

기아는 임준혁이 6이닝까지 책임을 지자 필승조를 풀가동하기 시작했다. 김광수가 7회 오르고, 에반이 8회 마운드에 올라 한화 타선을 막아내자 9회 의외의 인물이 마운드에 올랐다. 기아만이 아니라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 투수인 양현종이 마무리를 하기 위해 올랐다.

 

전날 윤석민이 3이닝 투구를 했다는 점에서 자청한 양현종의 모습은 대단했다. 선발로서 자신의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것만으로도 그만인데 자청해 팀을 위해 선발을 앞두고 마무리로 나서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결과적으로 이런 마음과 달리, 어쩔 수 없이 다시 윤석민이 마운드에 오르게 되었지만 이런 팀을 위한 마음은 팀 전체에 큰 힘이 될 수밖에 없다.

 

치열했던 한화와의 경기는 9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끝내는 과정에서도 극적이었다. 양현종은 선두타자인 김경언에게 안타를 내주고 조인성의 희생번트까지 책임을 지고 윤석민에게 마운드를 내줘야 했다. 마음과 달리, 첫 타자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양현종에게 계속 책임을 지울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9회 1사 2루에 주자를 두고 마무리를 하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 윤석민은 장운호에게 결정적인 한 방을 맞을 뻔했다. 3루수 이범호가 호수비를 하며 공을 막아낸 것은 오늘 경기의 분수령이었다. 그 공이 빠졌다면 당연히 동점이 되고 경기의 흐름상 한화가 기아를 잡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1사 1, 3루 상황에서 황선일의 타구는 2루수 앞으로 향했고 자연스럽게 병살로 이어졌다. 하지만 1루심은 황선일에게 세이프 선언을 했고 기아 선수들은 즉각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그리고 결과는 황선일의 아웃이 선언되며 지독할 정도로 치열했던 한화와의 경기는 기아의 완승으로 끝났다.

 

기아의 놀라운 6연승이 반갑다. 그리고 양현종의 마무리 자청에서 알 수 있듯 선수들 모두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도 고무적이다. 이제 기아의 가을 야구 가능성은 넥센, KT로 이어지는 이번 주 경기에서 명확해질 예정이다. 강력한 타선을 자랑하는 넥센을 상대로 기아가 과연 현재의 분위기처럼 압승을 이어간다면 기아는 단박에 5위를 넘어 4위권 싸움에도 뛰어들 수 있다. 

 

선발 야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기아가 과연 넥센과의 주중 3연전에서 어떤 효과적인 피칭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마무리로 잠시 나왔던 양현종이 넥센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이끌게 된다면 기아의 가을 야구는 더욱 명확하게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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