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8. 16. 11:24

기아 LG에 2-1승, 윤석민 견제구 하나로 양현종 12승 지켰다

삼성과의 광주 홈구장에서 대승을 거둔 기아 타이거즈는 잠실에서 엘지와 경기를 치렀다. 전날 폭발적인 타격감이 토요일 경기까지 이어지지 못했지만 에이스 양현종이 승리를 챙기기에는 충분했다. 엘리 킬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좋은 경기력을 보인 양현종은 오늘 경기에서도 탁월했다. 

 

필의 결승타와 윤석민의 결정적인 견제구, 양현종 12승 지켰다

 

 

 

 

에이스들끼리의 대결은 언제나 흥미롭다. 류제국과 양현종의 대결 구도는 앞선 경기들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오늘 경기에서 승자는 누가될지에 대한 궁금증도 컸다. 결과적으로 류제국이 패전 투수가 되었지만 최고 투수들의 경기답게 좀 더 실점이 적은 선수의 승리가 되었다.

 

오늘 경기는 금요일 경기처럼 화끈한 타격 전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전날 경기에 이어 이동을 해야 했고, 상대 투수가 류제국이라는 점에서 많은 점수를 낼 수는 없었다. 기아는 류제국에 막혀 1, 2회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1회 1사 후 김민우가 첫 안타를 쳐냈지만, 필이 1루 병살로 물러나며 득점 기회를 잡지 못했다.

 

2회에도 1사 후 김원섭이 3루 라인을 타고 흐르는 안타를 쳐냈지만 2루에서 문선재의 송구로 아웃을 당하고 말았다. 기회를 잡았지만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한 기아는 3회 첫 득점에 성공했다. 2사 후 신종길이 안타로 기회를 이어갔고, 김민우가 볼넷을 얻어내며 필 앞에 두 명의 주자를 내보낸 것은 기회였다.

 

필이 위대한 이유는 경기의 중요한 승부처에서 자신의 역할을 해준다는 사실이다. 전 타석에서 기회를 병살로 놓친 필은 이번에는 가운데를 가르는 적시타를 치며 첫 득점에 성공했다. 첫 득점에 성공한 기아는 4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선 김원섭의 2루타로 다시 기회를 잡았다.

 

전 타석에서 2루타를 놓쳤던 김원섭은 이번에는 완벽한 2루타를 만들어냈다. 결국 김원섭의 2루타와 나지완의 희생플라이로 2점째를 얻으며 기아는 승리할 수 있게 되었다. 팽팽한 투수전에 2점은 전날 13점만큼이나 강력한 힘을 얻을 수밖에 없다.

 

양현종은 엘지를 상대로 3승을 올렸고 0.88의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 기록에서 알 수 있듯 양현종이 엘지 타자에게 큰 이점을 가지고 있음은 오늘 경기에서도 충분하게 드러났다. 양현종은 오늘 경기에서 6과 2/3이닝 동안 86개의 투구 수로 2피안타, 5탈삼진, 1사사구, 무실점으로 12승 조건을 갖췄다.

 

엘지의 선발인 류제국 역시 양현종 못지 않게 좋은 피칭을 보였다. 7이닝 동안 101개의 공으로 6피안타, 6탈삼진, 2사사구, 2실점을 하며 패전 투수가 되었다. 선발 투수로 7이닝 동안 2실점으로 경기를 막았다면 자신의 역할은 다한 셈이다. 엘지 타선이 양현종의 벽을 넘지 못했던 것이 문제일 뿐이다.

 

 

큰 위기 없이 이닝을 책임진 양현종 뒤는 에반의 몫이었다. 팀 사정상 선발이 아닌 불펜을 지키게 된 에반은 전 경기의 부진을 만회하는 안정된 피칭으로 마무리 윤석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문제는 그의 구위가 좋지 못했다는 점이다. 양현종과 에반에 막혀 제대로 공격을 펼치지 못했던 엘지 타선은 9회 양현종을 상대로 기회를 잡았다.

 

9회 선두 타자로 나선 임훈이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서상우의 1루 땅볼로 상황을 이어가지 못하는 듯했지만, 박용택의 타구가 윤석민을 넘어가며 첫 득점이 가능해졌다. 2-1 상황에서 박용택마저 1루로 살아나간 상황에서 히메네스마저 안타를 치며 1사 1, 2루 위기에 빠지게 되었다. 여기에 이진영이 타석에 나오는 상황에서 모든 것을 한 순간에 완전히 달라지고 말았다.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투구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당장 역전 주자까지 내보낸 상황에서 윤석민의 노련함은 모든 것을 돌려놓기에 충분했다. 노련한 박용택이 위기에 윤석민을 무너트리기 위해 활발한 주루 플레이를 하는 상황은 당연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눈치 챈 윤석민의 견제구 하나는 모든 것을 되돌려 놓았다.

 

9회 1점을 얻고 추가 득점이 가능한 상황에서 박용택의 2루 견제사는 경기를 끝내는 이유가 되었다. 야구는 흐름의 경기였고 그런 흐름이 엘지로 틀어진 상황에서 박용택의 2루에서 당한 견제사는 최악이었다. 이진영의 타구가 평범한 좌익수 플라이로 끝나며 위기의 윤석민은 세이브를 추가할 수 있게 되었다.

 

오늘 경기는 양현종과 류제국의 투수전을 보는 재미가 컸다. 류제국이 2실점을 하기는 했지만 전날 13타점이나 올린 기아 타선을 완벽하게 막아냈다는 점에서 대단했다. 양현종 역시 엘지 킬러로서 가치를 완벽하게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그의 진가를 다시 확인하는 자리였다.

 

기아는 오늘 승리로 5할 승률을 맞췄고 5위 한화와 동률이 되었다. 한없이 추락할 듯했던 기아는 신인들과 노련한 주축 선수들의 노력으로 인해 다시 가을 야구에 대한 희망을 품게 되었다. SK가 한 경기 차이로 추격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중위권 싸움의 승패는 누구라고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기아 선수들 스스로 가을 야구에 대한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는 사실도 반갑다. 명확한 동기 부여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경기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된다. 엘지를 넘어선 기아는 다시 5위 싸움을 하는 SK과 만난다. SK를 잡아내면 기아의 가을야구는 그만큼 좀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신구가 조화를 이루며 의외의 성적을 내고 있는 기아. 분명하게도 기아에게는 장점보다 약점이 더 큰 게 현실이다. 하지만 이런 약점을 최소화하며 패기의 야구를 보여주고 있는 현재의 모습은 고무적이다. 그동안 하지 못했던 신인 선수들의 성장을 도모하며 성적도 내고 있는 김기태 사단의 기아가 과연 가을 야구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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