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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메이저리그

김현수 볼티모어와 2년 700만 불 계약, 윤석민이 아닌 강정호가 되기 위한 조건

by 스포토리 2015.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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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가 미국으로 떠나자마자 현지에서 볼티모어와 2년 계약을 했다고 공표했다. 이로써 강정호, 박병호에 이은 한국프로야구에서 직행한 세 번째 메이저리거가 되었다. FA라는 점에서 포스팅 비용을 들이지 않는 점을 생각해보면 무척이나 아쉬운 금액임은 분명하다.

 

김현수, 윤석민이 아닌 강정호가 되기 위한 조건들

 

 

 

미 매체에서 언급했듯 김현수의 행선지는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결정되었다. 그 팀은 이미 한국의 우완 에이스로 불렸던 윤석민이 몸 담았던 구단이라는 점에서 낯설지 않고 더욱 메이저리그의 전설 중 하나인 칼 립켄 주니어가 활약했던 팀이기도 하다. 더욱 그가 은퇴하기 전 마지막 올스타전에서 첫 출전한 박찬호를 상대로 홈런을 때리기도 한 인연이 있다. 

 

 

2년 700만 불에 계약을 완료했다는 김현수가 과연 어떤 보직을 받을 수 있을지 아직은 알 수 없다. 연봉 350만 불은 상황에 따라 벤치로 밀려나거나 마이너로 강등될 가능성이 높은 금액이기 때문이다. 더욱 볼티모어가 속한 지구가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가 속한 죽음의 조라는 점이 항상 문제다.

 

올 시즌 월드 시리즈까지 진출한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의외의 전력을 보유한 탬파베이 레이스도 한 조라는 사실은 치열한 경쟁이 내년 시즌에도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토론토에 1위 자리를 내준 양키스가 다시 전력을 가다듬을 것이다. 꼴찌로 추락한 보스턴 역시 그대로 물러날 팀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볼티모어 역시 2014 시즌 조 1위를 차지했던 영광을 다시 찾고자 하는 열망이 강하다.

 

치열한 전력 보강 중 김현수가 볼티모어에 합류했다는 사실은 우려 반 기대  반을 하게 한다. 한국통으로 알려지기도 한 댄 듀켓 단장이 주도적으로 이끌어서 성사를 시켰다는 사실이 반갑기만 할 수는 없다. 그 단장이 주도적으로 이끌어 완성한 작품이 바로 윤석민이기 때문이다.

 

정대현 역시 성사 직전 방향을 틀었던 경험들도 있다는 점에서 참 한국 프로야구와 많이 선이 닿아 있는 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리그의 수준이나 성적들에 관심을 많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80억 넘는 금액을 그저 낭비하기 위해 쓴 것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 확신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벅 쇼월터 감독이 원한 선수였느냐가 관건이다.

 

윤석민 역시 벅 쇼월터가 원한 선수가 아니라는 점에서 철저하게 외면 받았다. 마이너 생활만 하다 중도 포기하고 국내로 복귀한 윤석민의 폐착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 것에 있다. 그런 점에서 김현수의 역할 역시 단순 명료하다. 벅 쇼월터가 인정하는 선수가 되지 않으면 그 역시 윤석민과 같은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병호가 향한 미네소타에 비해 볼티모어가 보다 자본의 야구를 한다는 점에서도 다르다. 박병호는 이미 2016 시즌 미네소타의 계획의 한 부분이 되어 있다. 박병호를 활용한 새로운 전략을 벌써부터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부상이나 긴 슬럼프가 오지 않는 한 박병호가 주전으로 2016 시즌을 소화하는 것은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

 

 

김현수의 경우 박병호와는 다르다. 아직 윈터미팅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형 선수를 영입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여지는 협소한 편이기는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대안들을 다양하게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김현수가 볼티모어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크다.

 

선구안이 좋고 타율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은 중요하다. 선구안이 나쁜 볼티모어 팀 상황을 생각해보면 김현수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볼티모어의 핵심 타자인 데이비스와 마차도, 존스를 제외하고는 뚜렷하고 경쟁을 할 수 있는 선수가 드물다는 점도 희망적이다.

 

47개 홈런은 친 데이브스와 35개의 마차도, 27개의 존스 등이 볼티모어 타선을 이끌고 있는 선수다. 이중 마차도만이 2할 8푼대 타율을 기록했을 뿐 다른 타자들은 타율이 그렇게 높지 않다는 것도 김현수에게는 희망적이다. 볼티모어가 리그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 역시 이런 팀타율 저조가 한 몫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 언론들이 김현수의 기록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타율 3할2푼6리, 28홈런, 121타점을 기록하는 동안 삼진은 63개를 당했고, 101개의 볼넷을 골라냈다는 점은 중요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홈런 수가 아쉬움을 줄 수는 있지만 볼티모어의 현재 타자들과 전혀 다른 기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3할 대 타율과 120개가 넘는 타점, 그리고 적은 삼진수와 100개가 넘는 볼넷 숫자가 그들에게는 매력적이었을 듯하다.

 

강정호의 성공으로 인해 한국 타자들에 대한 메이저리그 팀들의 시선은 바뀌었다. 홈런 수는 한국과 달리 적어질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타율이나 다른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음을 강정호는 올 시즌 실력으로 증명했기 때문이다. 박병호 역시 50개가 넘는 홈런을 메이저리그에서 기록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데려오지는 않았다. 30개 정도의 홈런만 쳐도 비용대비 엄청난 성공이라는 점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김현수가 내년 시즌 볼티모어에서 2할 8푼대 타율과 80개 이상의 타점, 100개 안팍의 볼넷, 그리고 15개 정도의 홈런만 쳐준다면 대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곧 김현수가 곧바로 FA를 통해 메이저리그에서 대박을 터트릴 수도 있다는 의미다. 김현수의 이번 계약이 좋다고 느끼는 이유가 2년 계약이라는 점이다. 못하면 돌아오면 되고 잘 되면 미국에서 다시 FA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6 시즌 김현수가 크레이지 모드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다면 당장 볼티모어가 그를 잡기 위해 재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 현재 주어진 2년 700만 불을 한 해에 그 이상의 금액으로 올려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김현수에게는 기회라는 이야기가 된다.  

 

 

시즌을 맞이하기 전 얼마나 벅 쇼월터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그가 충분히 김현수에게 기회를 준다면 김현수 역시 그동안 꾸준한 성적을 보였듯 최고의 모습으로 메이저리그에 안착할 것으로 기대한다. 김현수의 성공시대는 또 다른 형식의 추가 성공을 만들어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온다.

 

한국프로야구를 통해 성공한 선수가 FA 자격을 얻어 미국에서 성공하는 전례를 남길 수 있다. 이는 유망주 유출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뛰어난 실력을 가진 선수에 대해 구단은 적극적으로 FA 전 메이저리그 도전을 유도할 수도 있어 보인다. 류현진, 강정호, 박병호로 이어지는 포스팅 수익은 만만치 않았다는 점에서 많은 구단들은 새로운 수익 모델로 활용할 수도 있어 보이니 말이다. 

 

김현수가 윤석민이 아닌 강정호가 되기 위해서는 개막전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다. 그리고 개막 후 자신의 존재감을 얼마나 빠르게 감독과 팬들에게 증명해주느냐가 관건이다. 강정호가 초반 리그에 적응하기 위해 힘든 시간을 보낸 듯 김현수 역시 위기는 초반에 찾아올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보여준 능력을  그대로 보여준다면 김현수의 성공시대는 분명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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