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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메이저리그

김현수 악랄한 볼티모어에 좀 더 당당해져야만 하는 이유

by 스포토리 2016.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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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가 끝내 메이저 입성을 하지 못했다. 최종 확정이 나지는 않았지만 최후통첩을 하듯 단장과 감독이 김현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그가 메이저에 쉽게 올라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최악의 상황과 최상을 가정했을 때 결국 김현수는 최악의 순간을 맞이해야만 하게 되었다.

 

김현수 볼티모어에 얽매여서는 방법을 찾기 어렵다

 

 

윤석민은 큰 포부를 품고 메이저 진출을 했다. 하지만 제대로 메이저 무대도 밟아보지 못하고 마이너에만 있던 그는 다시 돌아왔다. 큰돈을 받고 기아의 계약을 했으니 손해는 아니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메이저리거가 되고 싶다는 그 꿈을 단순하게 돈으로 대체할 수는 없다.

 

 

가장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했던 이대호는 메이저 입성을 하게 되었다. 이미 단장과 감독이 이대호가 개막전 25인에 포함되었다고 알렸기 때문이다. 주전이 아닌 백업의 신분이기는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이대호에게 기회는 주어졌다는 점이다.

 

큰 체구에 수비에 대한 의문들까지 뭐 하나 좋은 것이 없다고 여겨지던 이대호는 시범경기를 하면서 모두를 만족시켰다. 수비나 주루 플레이 모두 수준급이었다. 비록 홈런을 쳐내지는 못했지만 안타를 만들어내는 능력까지 선보이며 가장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되던 이대호는 당당하게 메이저에 입성하게 되었다.

 

일본에서 엄청난 금액과 안정된 자리를 보장받았던 이대호는 이런 유혹을 뿌리쳤다. 일반인들은 평생 만져보지도 못하고 상상도 할 수 없는 엄청난 금액마저 뿌리치고 이대호는 자신의 꿈을 위해 일본에서 받던 금액의 절반도 안 되는 연봉을 받으면서도 미국으로 떠났다.

모두가 왜 그런 무모한 짓을 하느냐고 타박하는 상황에서도 그는 살까지 빼면서 자신의 꿈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그 성과를 얻어냈다. 이대호와 달리, 국제 대회에서 폭발적인 타격감으로 가장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선수라는 이야기까지 들었던 김현수는 최악의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시범경기에서 부진한 김현수를 볼티모어는 길게 보지 않았다. 2년 700만불의 계약이 국내에서 보면 커보일지 모르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그리 대단한 금액이 아니다. 시즌 성공을 위해서라면 연봉 천만 불이 넘는 선수도 내치는 그들에게 한 해 350만 불의 선수에게 기회를 주려고 하지 않는다.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시범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주전 선수들은 시즌을 보장받는다. 김현수는 그렇게 해왔다. 하지만 김현수에게 메이저리그는 달랐다. 그에게 시범경기 초반 기회를 주었지만 안타를 생산해내지 못하며 우려를 만들었다. 벅 쇼월터 감독은 자신이 홈런 타자들과 같이 훈련을 하도록 했던 게 잘못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김현수는 자신의 고유 폼을 잊었고, 안타를 만들어내는 것도 실패했다. 시범경기 후반 안타를 만들어내기는 했지만 내야 안타가 주를 이루며 아쉬움을 샀다. 물론 시간을 준다면 김현수는 국내에서도 그랬듯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벅 쇼월터는 절대 그런 감독이 아니다.

 

윤석민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그는 자신이 만족해하거나 원하는 선수가 아니라면 냉정하다. 댄 듀켓 단장이 아시아 야구에 관심이 많고 영입을 하기는 하지만, 벅 쇼월터가 원하는 선수가 아니라면 메이저에서 자리를 잡기 어렵다는 것은 이미 경험으로 알 수 있는 일이었다.

 

김현수는 논란의 중심에 선 선수가 되었다. 그가 부진하자 볼티모어 지역지에서 그를 한국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노력했다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단장과 감독은 나서서 그가 마이너로 가도록 설득하고 있다는 기사까지 나왔다. 마이너 거부권을 가지고 있는 김현수가 최악의 상황 스스로 마이너를 수용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메이저리그 선수노조인 MLBPA는 김현수가 예약 사항이 제대로 준수되고 선수 권익이 보호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선수를 보호하기 위한 조항이 구단에 의해 깨질 수도 있는 선례를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현수가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고 마이너로 내려가면 메이저리그에서 유사한 상황들이 자주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선수노조로서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볼티모어가 김현수를 원하지 않는단 사실만은 명확해졌다. 마이너로 내려가 그가 기량을 회복할 때까지 기다렸다 다시 불러들여 메이저리거가 될 수 있도록 도울 가능성은 없다. 마이너에는 볼티모어의 미래인 젊은 선수들이 가득하고, 그들 역시 언제라도 메이저에 올라가기 위해 노력 중이니 말이다.

 

김현수는 선택을 해야 한다. 마이너를 받아들이는 순간 최악의 상황은 자연스럽게 벌어질 수밖에 없다. 악의적인 방식으로 김현수를 압박하는 볼티모어 구단과 미국 언론들의 행포는 비상식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현수가 마이너를 선택한다고 답이 나오지 않는다. 

 

김현수는 자신에게 주어진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그가 원하는 것은 메이저리그 선수다. 그리고 그 권리는 계약서상에 존재하는 김현수의 것이다. 시범경기 좀 부진하다고 외국 선수를 압박하고 계약서와 다른 방식으로 공개적으로 모욕을 주면서 내치려는 볼티모어의 행태는 최악이다.

 

김현수는 자신의 권리를 사용해 메이저리그에 남아 기회를 노려야 하고 그렇게 보란 듯이 이겨내야만 할 것이다. 2년은 짧다. 스스로 권리를 포기하는 순간 김현수는 자신감마저 상실하게 될 것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김현수 스스로 자신을 믿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권리를 지키는 당당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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