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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LG에 4-1 완승, 돌아온 에이스 윤석민과 13년차 유망주 김주형의 홈런

by 스포토리 2016.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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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홈 개막전에서 2연승으로 기세를 올린 LG를 상대로 4-1 완승을 이끌었다. 최약체 중 하나로 꼽히던 기아는 우승 후보 NC와 원정에서 1승1패를 기록하고 홈에서 한화를 꺾고 내려온 LG를 이기며 올 시즌 절대 강자도 약자도 없음을 증명했다.

 

윤석민과 곽정철이 만든 승리 공식과 김원섭과 김주형이 만든 공격 해법 승리 이끌다

 

 

 

3년 만에 선발로 복귀한 윤석민은 역시 에이스였다. 구속도 정상이 아니었고 등판 전부터 컨디션도 최악이었던 윤석민이었지만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고 팀을 승리로 이끈 윤석민의 노련함은 기아가 반격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약하다는 기아 타선은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이기는 야구를 하면서 새로운 승리 방정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초반 분위기는 LG가 우세했다. 선발로 나선 류제국의 공이 너무 좋아 기아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았기 때문이다. 각이 좋은 변화구에 기아 타선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좀처럼 공을 맞추는 것조차 힘겨워했던 기아 타선은 김원섭을 제외하고는 류제국이라는 거대한 산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었다.

 

기아가 류제국에게 완벽히 제압당한 것과 달리, 엘지 타선은 윤석민을 초반부터 흔들었다. 1회는 삼진 2개를 포함해 가볍게 끝이 났지만 2회는 달랐다. 1사후 히메네스의 안타를 시작으로 이천웅, 양석환의 연속 안타가 나오며 선취점을 뽑았다. 물론 이 세 안타가 정타가 아닌 빗맞은 안타였다는 점에서 운이 따른 득점이기도 했다.

 

윤석민의 힘은 실점 이후 더욱 빛이 났다. 그의 구속은 140km를 넘는 게 몇 개 안 될 정도로 적었다(최고 구속은 149km가 나오기는 했지만). 130km 후반대의 구속을 가지고도 상대와 어떻게 대결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윤석민은 노련했다. 변화구 위주의 투구를 이어가며 허를 찌르는 직구 승부는 엘지 타선을 흔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노련한 베테랑보다 신인들이 많은 엘지 타선으로서는 윤석민을 완벽하게 공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완벽한 피칭으로 기아 타선을 제압하던 류제국의 피칭은 놀라웠다. 4회까지 6개의 삼진을 잡아낼 정도로 기아 타선을 꽁꽁 묶은 류제국의 이런 호투는 엘지를 승리로 이끌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했다. 하지만 기아는 달라졌다. 압도적인 공격력을 갖추지는 못했지만 이기는 법을 알고 있는 노련한 선수들처럼 그들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기아의 핵심 타자인 필이 장염 증세로 인해 결장하며 더욱 약해진 기아 타선은 류제국을 5회 흔들었다. 전 타석에서도 김원섭과 함께 유이하게 류제국을 흔들었던 김주형이 선두타자로 나와 안타로 출루했다.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치고도 1루에서 견제사를 당했던 김주형이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1사 후 김민우가 안타를 치며 1사 1, 2루 상황에서 기아는 대타 카드를 사용했다. 지금이 승부처라고 판단한 벤치의 선택은 주효했다. 김다원의 유격수 땅볼은 완벽한 병살 코스였다. 승부처에서 나온 이 평범한 유격수 땅볼이 오늘 경기를 바꿔놓았다.  

 

엘지의 1루수 양석환이 포구를 하는 동시에 앞으로 나오며 세이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물론 리플레이를 해 본 결과 아웃이었지만 순간적인 상황에서는 포구를 하기 직전 베이스를 벗어난 것으로 모두가 생각할 정도였다. 이 아쉬운 플레이 하나로 인해 류제국은 흔들렸다.

 

이닝이 끝날 수 있는 상황에서 만루에서 류제국에게 강했던 김원섭과 상대를 해야 하는 상황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류제국에 강점을 보인 김원섭은 중앙 펜스를 직접 맞추는 역전 2타점 2루타를 치며 오늘 경기를 뒤집어버렸다. 작은 아쉬움 하나가 중반 경기를 뒤바꿔 놓았다.

 

2-1로 경기를 앞선 기아는 6회 2사 상황에서 이범호가 볼넷을 얻어나가며 다시 기회를 잡았다. 김원섭과 함께 엘지 선발 류제국에게 연속 안타를 뽑아낸 김주형이 경기를 지배하는 투런 홈런을 쳐냈기 때문이다. 밋밋할 정도로 높게 들어온 공을 놓치지 않은 김주형의 스윙은 공이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정도로 완벽했다.

 

세 경기 만에 홈런을 뽑아낸 김주형의 이 한 방은 경기의 흐름을 완벽하게 기아로 가져오게 해주었다. 잠실 개막 3연전에서 우승 가능성이 높은 한화를 상대로 이틀 연속 연장 승리를 가져간 엘지는 원정 경기에서 기아의 벽을 넘을 수 없었다. 기아의 에이스 윤석민을 공략하기에는 아직 부족함을 여실히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윤석민은 6이닝 동안 96개의 투구수로 5피안타, 6탈삼진, 1사사구, 1실점을 하며 첫 승을 따냈다. 정상이 아닌 상황에서도 노련하게 상대를 제압하며 이기는 야구를 한 윤석민의 호투는 979일 만의 선발 복귀전에서 승리(993일만의 선발승)를 따내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4회까지 경기를 지배했던 류제국은 6이닝 동안 99개의 공으로 6피안타, 1피홈런, 9탈삼진, 3사사구, 4실점, 2자책으로 패전 투수가 되었다. 5회 승부를 가른 수비 하나만 아니었다면 오늘 경기가 어떻게 되었을지 알 수 없었을 정도로 엘지 1루수 양석환의 수비 하나는 승패를 갈랐다.

 

기아는 윤석민에 이어 최영필과 심동섭을 마운드에 올렸고, 9회 마무리 투수로 다시 곽정철을 선택했다. 이미 토요일 경기에서 감격적인 첫 세이브를 올렸던 곽정철은 오늘 경기에서도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주었다. 안타를 하나 내주기는 했지만 엘지 타선을 상대로 중견수 플라이와 파울 플라이로 투아웃을 잡고, 마지막 타자인 정상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기아의 2승을 모두 책임지는 선수가 되었다.

 

마무리가 고민이었던 기아로서는 곽정철의 맹활약이 고맙게 다가온다. 최영필 역시 여전히 강력했다. 물론 이 두 선수가 한 시즌을 이렇게 단단하게 가줄 수 있다면 기아로서는 모든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 선발이 안정되었고 불펜과 마무리가 확실하다면 타선이 좀 약하다고 해도 승리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화려한 타격에 다득점을 올리지는 못하지만 기아는 꾸준하게 일정한 득점력을 가동하며 경기를 펼치고 있다. 평균 4점 정도의 득점만 꾸준하게 올려준다면 기아는 지지 않는다. 이미 검증된 4명의 선발 투수들이 제몫을 다해주고 있고, 새로운 마무리 투수로 떠오른 곽정철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보이니 말이다.

 

13년 동안 강력한 유망주로만 불렸던 김주형. 그가 올 해는 다른 모습으로 돌아왔다. 포지션을 3루수가 아닌 유격수로 변신하며 보다 많은 출전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김주형이 전력의 중심에 서기를 원했던 벤치의 선택은 현재까지는 잘 맞아 떨어지고 있다. 유격수 수비가 초 특급은 아니지만 안정적이고, 3루와 1루를 모두 맡을 수 있는 김주형이라는 점에서 그의 파워가 현재처럼 이어지기만 한다면 기아에게는 강력한 전력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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