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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KT에 6-9 패, 김상현 2개 홈런vs오준혁 2개 3루타 기아 집중력에서 졌다

by 스포토리 2016.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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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이상 기류에 탑승했다. 양현종에 이어 윤석민까지 무기력하게 무너지며 승리의 동력을 잃은 상황이다. 오늘 윤석민의 투구는 거액을 받는 에이스라고 칭할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이었다. 수비 실책이 그의 투구를 흔들었다고 하지만 에이스로서의 능력은 그럴 때 발휘된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더욱 커진다.

 

김상현 분노의 투런 홈런 2방과 오준혁 놀라운 3루타 2개, 승패와 관계 없는 흥겨움

 

 

 

KT가 더는 꼴찌 후보는 아니라는 점을 명확하게 보여준 경기였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그들의 중심 타선은 여전히 견고했고, 살아난 김상현까지 가세하며 KT는 어느 팀과 겨뤄도 쉽게 지지 않을 자신감을 얻었다. 상대의 약점을 놓치지 않고 점수와 연결해 승리해 내는 KT는 우리가 아는 KT가 더는 아니었다. 

 

윤석민과 피노의 맞대결에서 대부분은 기아의 우세를 점쳤다. 3년 만의 선발 복귀라고는 하지만 앞선 경기에서 호투를 펼쳤고, 최고의 투수라는 평가를 받는 윤석민이 우세할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석민은 처참하게 무너졌고, 기아 역시 패배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윤석민은 1회를 제외하고는 정상적인 투구를 보인 적이 없다. 2회 시작과 함께 무너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선두타자 유한준에게 안타를 내준 후 결정적인 실책이 나오며 무너졌다. 유격수로 전환한 김주형이 평범한 타구를 잡아 병살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실책이 나왔다.

 

한 번 멈칫하며 송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며 투아웃이 되어야 하는 상황이 무사 2, 3루가 되었다. 유격수와 2루수는 자연스럽게 호흡을 맞춘다. 그 상황에서 서로가 무엇을 할 것인지는 수많은 훈련을 통해 습득되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김주형은 멈칫하며 2루수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송구를 했어야 했다. 자연스럽게 이어질 병살은 그 부자연스러움에서 나온 순간의 실수가 모든 것을 망치게 만들었다.


투아웃이 되어야 하는 상황이 무사 2, 3루가 되면서 윤석민은 와르르 무너졌다. 김상현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흔들렸던 윤석민은 무사 만루 상황에서 김연훈을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한숨을 쉬는 듯했다. 하지만 제구가 되지 않으며 윤요섭에게 결정적인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완벽하게 무너졌다.

 

이후 2개의 안타와 볼넷을 엮어내며 KT는 단숨에 5득점을 하며 경기의 승패를 바꿔버렸다. 하지만 기아에게는 기회는 왔다. 만약 그 기회를 잡았다면 오늘 경기는 승리할 수도 있는 분위기였다. 5실점을 하자마자 기아는 3회 초 공격에서 기회를 잡았다.

 

선두타자로 나선 이홍구가 2루타로 포문을 열고 김민우가 적시타로 점수를 뽑아냈다. 오준혁의 2루타로 무사 2, 3루 상황에서 김원섭까지 볼넷을 얻으며 KT처럼 기아도 무사 만루 상황을 맞이했다. 여기에 타순은 3번 김주찬이라는 점에서 대량 득점을 통해 동점까지 만들어낼 것이라는 기대까지 하게 했다. 하지만 그런 희망은 망상으로 바뀌었다.  

 

김주찬은 득점과 상관없는 낮은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고, 믿었던 필은 평범한 유격수 땅볼로 병살 처리되며 그 귀중한 무사 만루 상황에서 무득점으로 끝나고 말았다. KT가 동일한 상황에서 상대 수비 실책과 적시타와 흔들리는 투수의 밀어내기 등으로 5점을 얻은 것과는 극단적으로 비교되는 공격이었다.

 

3회 무사 1루 상황에서 김상현에게 가운데 담장을 맞히는 엄청난 홈런을 맞으며 사실 윤석민의 한계는 명확했다. 1-7로 밀린 상황에서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는 투구는 불안하기만 했기 때문이다. 4회 김주형이 솔로 홈런을 치고 5회 빅이닝을 만들며 동점을 넘어 역전도 가능한 상황에서 기아는 다시 한 번 그 벽을 넘지 못했다.

 

선두 타자로 나선 오준혁이 시원한 3루타를 쳐내며 기회를 만들었고, 이후 3개의 안타와 2개의 볼넷을 한 이닝에 만들어냈지만 3득점을 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상황으로 보면 KT가 2회 5득점을 한 상황보다 더 좋았다는 점에서 최소한 동점은 만들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기아의 공격력은 결정력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8회 2사 후 오준혁은 오늘 경기 두 번째 3루타를 쳐냈고, 김원섭의 적시타로 1점을 추격하기는 했지만 거기까지였다. 김주찬이 기회를 이어가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물러났기 때문이다. 오늘 경기의 영웅은 KT에서는 김상현이었다. 두 개의 엄청난 비거리의 투런 홈런 두 방은 중요한 순간 승리를 결정짓는 것이었다.  

 

기아는 비록 처참하게 패배를 하기는 했지만 오준혁이라는 괴물 신인의 잠재력을 확인하는 경기였다. 경기에서 3루타를 하나를 만들어내기도 어려운데 2개의 3루타를 만든 오준혁은 빠른 발과 안타를 쳐내는 타격 능력까지 기아가 그토록 원했던 자원이라는 점에서 반가웠다. 당연히 수비까지 수준급으로 펼치는 오준혁에 대한 기대가 그저 나온 것은 아니었음을 그는 오늘 경기에서 스스로 증명했다.

 

윤석민은 오늘 경기에서 4이닝 동안 94개의 투구 수로 7피안타, 1홈런, 5탈삼진, 5사사구, 7실점, 4자책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제구도 구속도 아무 것도 정상이 아니었던 에이스의 무기력한 붕괴는 팀 승리를 어렵게 했다. 오늘 경기에서만 부진했다면 좋지만 구속이 떨어져 있다면 이후 경기에서도 상대를 압도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기아로서는 큰 고민일 수밖에 없다.

 

기아는 중심 타선이 침묵하며 충분히 잡을 수도 있는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두 번의 만루 상황에서 제대로 된 결정력을 보여주지 못한 기아는 승리할 수 없었다. KT 경기에서 이상하게 어수선한 선수단 분위기가 왜 인지 알 수는 없지만 전반적으로 흔들리고 있는 기아의 모습은 당황스럽기만 하다.  

 

김주형이 수비에서 실책을 하고 7회 사구로 나간 상황에서도 무의미한 도루를 하다 2루에서 아웃을 당하는 등 오늘 경기의 결정적인 패인 역할을 했다. 생각하는 야구가 아쉬웠던 김주형이 과연 위기를 딛고 일어나 강한 파괴력을 앞세운 기아의 선봉장이 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세밀함과 집중력이 사라진 기아의 야구는 결코 가을 야구까지 할 전력이 되지 못한다.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현재의 전력이 모든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초반 약점들이 드러나는 것은 다행이다. 잘못을 바로잡고 다시 나아갈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다는 점에서 말이다. 그런 점에서 기아는 오늘 경기의 패배를 곱씹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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