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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메이저리그

김현수 2개의 내야 안타가 홈런만큼이나 값졌던 이유

by 스포토리 2016.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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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김현수가 메이저 데뷔전을 가졌다. 단장과 감독이 그를 내치기 위해 부단하게 노력했지만, 그는 자신의 권리를 사용해 25인 로스터에 합류했지만 단 한 경기에도 나설 수 없었다. 그리고 예고된 것처럼 일요일 경기에 선발로 나선 김현수는 2개의 안타를 쳐냈다.

 

박병호와 이대호 홈런과 달랐던 김현수의 내야안타가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

 

 

박병호와 이대호는 같은 날 큼지막한 홈런으로 자신들의 존재감을 선보였다. 워낙 큰 기대를 걸었던 선수들이었던 만큼 이른 시간에 터진 홈런은 반가웠다. 하지만 이후 박병호는 오늘 경기에서 5타수 4탈삼진을 당했고, 이대호는 10회 연장에서 투아웃 2루 상황에 대타로 등장했지만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앞선 두 선수들의 강력한 한 방을 기억하고 있는 팬들에게 김현수의 내야안타는 아쉬움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게 안타일까? 아니면 운일까? 고민하는 이들도 있다. 두 개의 안타 모두 내야를 벗어나지 못했다. 2회 타구는 투수가 잡았지만 1루에서 아웃을 시키기 어려운 타구였다.

 

7회 터진 안타 역시 2루수가 잡기는 했지만 아웃을 시킬 수 없는 타구였다. 김현수는 4경기 연속 출전을 하지 못하다 나온 오늘 경기에서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운이 좋았던 잘 맞은 타구를 상대 수비수들이 잘 막았던 김현수가 안타를 쳤다는 것이 중요하다.

 

김현수와 포지션 경쟁을 하고 있던 신인 조이 릭카드는 개막전부터 좌익수 선발로 나서 자신의 존재감을 보였다. 릭카드가 선발로 출전한 4경기에서 3경기가 멀티히트였고, 한 개의 안타를 친 날은 그 안타가 홈런이었다. 수비에서도 문제가 없었던 릭카드로 인해 김현수의 출전 기회는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팀 역시 개막전 승리부터 현재까지 무패로 승승장구하는 상황에서 승리 방정식을 깰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김현수가 선발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외부적인 영향이 크게 작용한 탓일 것이다. 여론 몰이를 통해 김현수를 밀어내고자 했던 그들은 이후 역풍을 맞았다.

 

여론의 역풍 속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25인 로스터 중 출전을 하지 못하고 있는 김현수에게 언젠가 기회를 줘야만 한다. 그리고 다섯 번째 경기에 김현수를 내보낸 것은 릭카드를 쉬게 해줄 수 있는 기회도 된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벅 쇼월터 감독은 김현수에게 경기에 출전하기 전에 "그가 오늘 3, 4개의 안타를 치길 바란다. 그러면 계속해서 우리의 옵션이 될 수 있다"는 말로 압박했다. 멀티 안타를 치지 못한다면 알아서 나가라는 압박이나 다름없는 인터뷰였다. 결과적으로 2개의 안타를 쳤으니 벅 쇼월터가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밀어낼 수도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 셈이다.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가지는 선수에게 한 개의 안타도 아니고 전 타석 안타를 쳐야만 기회를 주겠다는 발언은 협박이다. 그저 선수를 독려하기 위한 발언으로 들리지 않는 것은 그들이 그동안 보였던 행동에 그 답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압박 속에서도 김현수는 두 개의 안타를 만들어냈다.

 

템파베이 레이스와의 홈경기에서 9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 2회말 1사 2루 상황과 7회 1사에서 김현수는 내야 안타를 만들어냈다. 비록 시원한 한 방을 보여주지도 못했고 타점을 만들어 팀 승리에 직접적인 공헌을 하지는 못했지만 김현수는 데뷔전을 잘 치렀다.

 

누구도 김현수를 응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모두가 적인 홈구장에 올라 김현수는 열심히 달렸다. 그렇게 만든 그의 안타들은 그래서 특별했다. 최악의 상황에서 주눅 들지 않고 어렵게 얻은 기회를 살리려 최선을 다한 김현수를 누가 비난할 수 있을까?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시간을 어떻게 가질 수 있느냐는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볼티모어의 행동은 비겁하다. 시범경기는 그저 시범경기일 뿐이다. 실전에서 과연 김현수가 얼마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기회를 주지도 않은 채 협박만 일삼는 행위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할 수 없는 난폭한 행동들이 아닐 수 없다.  

 

볼티모어가 지금 5연승을 달리고 있지만 당연하게도 그들은 연패에 빠질 수밖에 없다. 모든 것은 굴곡이 있다. 신인 릭카드가 상상이상으로 성공적인 초반을 보내고 있지만 그가 시즌 끝까지 이런 모습을 보일 것이라 예측하기 어렵다. 김현수 역시 지금은 위기지만 언제든 기회만 주어진다면 탁월한 능력을 메이저에서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가 기록한 이 두 개의 내야 안타는 무엇보다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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