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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메이저리그

김현수 안타, 텍사스 마무리 상대로 친 안타가 던지는 의미

by 스포토리 2016.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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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가 9회 투아웃 상황에서 대타로 나왔다. 그의 포지션 경쟁자인 신인 선수인 릭카드가 초반 크레이지 모드를 보이며 자리를 차지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김현수의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지만 자랑스럽게 다가온다.

 

김현수 메이저 데뷔 후 가장 완벽한 안타를 쳐냈다

 

 

 

김현수는 큰 관심을 받고 메이저리그로 향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역시 기대감을 보였고, 순조롭게 그의 메이저 데뷔는 이뤄지는 듯했다. 하지만 시범경기 초반 극심한 부진은 모든 것을 뒤틀리게 만들었다. 시범경기가 끝나기도 전부터 비겁하고 비열한 이야기들이 나올 정도로 험난했다.

 

윤석민 영입 때와 비슷한 방식으로 김현수를 내치려던 볼티모어의 행동은 역풍을 맞기도 했다. 윤석민은 팀의 요구대로 마이너를 받아들였지만 그게 마지막이었다. 한 번 마이너로 내려간 윤석민에게 그 어떤 기회도 주어지지는 않았고, 그렇게 그들은 자신들이 줘야만 하는 금액을 아낀 후 기아로 넘겼다.

 

오리올스는 김현수 역시 이런 식으로 계약 자체를 없애버리려고 했다. 하지만 김현수는 윤석민과 다른 선택을 했다. 자신의 권리를 사용해 그는 메이저 25일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고, 좀처럼 얻기 어려운 기회에서도 최선을 다했다. 좀처럼 얻기 어려운 출장 기회를 얻은 김현수는 비록 내야 안타이기는 하지만 첫 선발 출장에 두 개의 안타를 쳐냈다.

 

시작은 초라해보일지도 모르지만 김현수는 지독한 압박 속에서도 안타를 만들어냈다. 내야 땅볼을 치고 오직 1루만 본 채 사력을 다해 달리는 김현수의 모습에 그의 간절함이 가득 담겨 있었다. 어떻게든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김현수는 그래서 아름다웠다.

2안타를 치고도 김현수는 다음 경기에서 빠졌다. 대타로도 나서지 못했다. 그만큼 오리올스가 바라보는 벅 쇼월터 감독이 생각하는 김현수는 여전히 믿을 수 없는 선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자신들의 뜻대로 내쳐졌으면 좋았을 선수가 악착같이 기회를 잡으려는 것이 싫은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다음 선발 기회에서 김현수는 두 개의 볼넷을 얻어냈다. 비록 안타를 쳐내지는 못했지만 김현수를 선택한 오리올스가 원했던 높은 출루율을 보인 셈이다. 안타를 치던 볼넷이나 사구를 얻던 중요한 것은 살아나가서 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김현수의 볼넷 2개는 첫 선발에서 얻은 2개의 안타와 동급이었다.

 

안타를 쳐도 볼넷을 얻어내어도 김현수에게는 자리가 없었다. 물론 오리올스가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그만큼 대안이 많고 그 대안들이 잘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운털이 박힌 김현수를 위한 자리를 애써 구해줄 이유는 없어 보이니 말이다.  

 

신인 릭카드가 초반 크레이지 모드를 보이고 있지만 그의 상승세는 곧 꺾일 수밖에 없다. 그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순간 집중 견제를 받고 많은 신인들이 그렇듯 지독한 부진의 늪에 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현수에게는 수많은 경험이 있다. 그런 점에서 릭카드보다는 유리한 측면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최악의 조건에서도 원하는 것들을 만들어 내야만 한다.

 

초반 선취점으로 앞서가던 오리올스는 이내 레인저스에게 따라잡혔다. 이런 식으로 흐르던 경기는 후반 레인저스의 몫이 되었다. 9회 6-3으로 앞선 텍사스는 마무리 톨리슨을 올렸다. 올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빠지기도 했지만 이내 다시 돌아온 톨리슨에 막혀 볼티모어는 순식간에 2사가 되었다.

 

마지막 타석에 김현수는 대타로 나섰다. 승패에 크게 영향을 끼칠 수 없는 상황에 겨우 대타로 나설 수 있었던 김현수는 톨리슨과 풀 카운트까지 이어갔다. 낮게 깔리는 톨리슨의 공이 결코 쉽지 않았다. 골라내고 쳐내며 대결을 하던 김현수는 가운데 낮게 깔리는 공을 완벽하게 쳐낸 공은 우익수를 향했다.

 

자세를 조금 낮춘 후 완벽한 스윙으로 완벽한 안타를 만들어낸 김현수는 대단했다. 너무 빨라 탁월한 수비를 보여주던 볼티모어 내야수들이 꼼짝도 못할 정도로 완벽한 안타였다. 첫 두 개의 안타가 내야 안타였고, 두 번째 선발에서 두 개의 볼넷을 골라낸 김현수는 다시 주어진 기회에 완벽한 타이밍으로 안타를 만들어냈다.  

 

김현수는 오늘 대타로 나선 후 8타석 6타수 3안타, 2사사구, 1삼진, 1득점을 기록하게 되었다. 출전 횟수가 너무 적기는 하지만 5할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최소한 살아나가는 능력만큼은 김현수가 증명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호가 극적인 끝내기 투런 홈런을 쳐내고, 박병호가 오늘 경기에서 담장을 직접 맞추는 2루타를 쳐내는 등 한국 메이저리거들은 기회만 제대로 주어진다면 충분히 통할 수 있음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김현수에게는 많은 출전 기회만이 답이다. 많이 나와야만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고 그렇게 축적된 데이터가 곧 실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김현수에게 지금 당장 중요한 것은 많은 출전 기회다. 그는 이제 경기에 나서면 나설수록 보다 강력한 타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김현수의 주전 출장이 빨리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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