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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넥센에 11-6 승, 김주찬 구단 첫 사이클링히트로 팀 연패도 끊었다

by 스포토리 2016.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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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김주찬의 김주찬을 위한 김주찬에 의한 경기였다. 해태 시절부터 구단 35년 역사상 최초로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한 선수가 바로 김주찬이었다. KBO사상 19번째 기록이기도 했고, 팀을 연패에서 구한 승리였다는 점에서도 김주찬의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완벽하게 무너진 헥터, 김주찬의 사이클링히트와 함께 타선이 팀 구했다

 

 

헥터가 선발로 나선 오늘 경기에서 기아가 완승을 거둘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시즌까지 메이저 선발로 뛰었던 선수였고, 올 시즌에도 두 차례 등판에서 완벽한 투구로 2연승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넥센의 신인 투수인 박주현과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모두의 기대와 달리 경기는 초반부터 헥터가 무너지며 어떤 상황이 될지 알 수 없게 되었다. 1회 부터 헥터의 공은 앞선 두 경기와는 달랐다. 헥터는 1회에만 3개의 안타를 맞으며 2실점을 하고 말았다. 약간 운이 없다는 생각도 들었던 1회를 힘겹게 버텨낸 후 기아는 곧바로 반격에 들어갔다.

 

기아도 1회 1사 후 노수광의 안타에 이어 오늘 경기의 영웅이 된 김주찬이 시즌 첫 홈런을 동점으로 만들어냈다. 동점을 만든 후에도 필이 2루타로 다시 득점 기회를 만들었고, 이범호와 김주형이 연속 볼넷을 얻어내며 대량 득점도 가능한 1사 만루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올 시즌 만루만 되면 주눅 드는 기아 타선은 오늘도 다르지 않았다. 김원섭이 2루 땅볼로 병살이 되며 역전에 실패했다.

 

만약이란 무의미하지만 정신없이 무너져갔던 넥센의 선발인 박주현을 상대로 김원섭이 득점타를 쳤다면 경기는 초반 완벽하게 기아의 것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 병살 하나는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기대했던 헥터는 2, 3회를 불안하지만 실점 없이 막아내기는 했지만 다시 문제는 4회였다.

선두타자 김하성이 내야 안타로 나가고 임병욱을 삼진으로 돌리기는 했지만 이후 연타를 맞으며 헥터는 무너졌다. 연속 3안타와 볼넷 2개를 연속으로 내주며 좀처럼 제구력을 잡아내지 못하는 헥터는 4회에만 3실점을 하고 말았다. 믿었던 헥터가 너무 초반부터 무너져가고 있었지만 기아 타선 역시 승기를 잡기 위해 힘을 냈다.

 

4회 말 안타 3개를 몰아치며 4-5까지 접근해갔다. 넥센이 점수를 따면 곧바로 추격하는 형태는 지난 경기들에서도 기아가 보여준 공격 패턴이기도 했다. 겨우 추격하니 넥센은 5회 헥터를 상대로 다시 김하성의 2루타와 김재현의 적시타로 추가점을 뽑으며 4-6까지 달아났다.

 

넥센은 기아가 에이스 헥터를 내세운 오늘 경기에 모든 것을 걸지 않았다. 핵심 선수를 쉬게 하고 신인 투수를 마운드에 올리는 등 남은 경기에 집중하는 모습이었지만 초반부터 헥터가 무너지며 대응도 달라졌다. 하지만 그런 넥센의 변화와 상관없이 기아의 타선 역시 만만하지 않았다.

 

4-6으로 뒤진 기아는 다시 반격에 나섰다. 점수를 내주며 곧바로 따라가는 패턴은 5회에도 다르지 않았다. 노수광과 김주찬, 이범호로 이어지는 안타는 즉시 6-6 동점으로 이끌었다. 역전을 이끌지는 못했지만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는 사실은 중요했다.  

 

6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심동섭이 선발 헥터와 달리 안정적인 피칭으로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기아 타선은 다시 역전을 성공시켰다. 김주찬의 3루타에 이어 필이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시킨 기아는 8회 빅이닝을 만들어내며 오늘 경기를 완벽하게 기아로 옮겨갔다.

 

기아는 8회 2개의 안타와 4개의 볼넷에 실책까지 이어지며 4실점을 하며 자멸했다. 뒷심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기아는 불펜에서 심동섭이 2이닝을 완벽하게 막아주었고, 남은 2이닝을 그토록 기다려왔던 한기주가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1401일 만에 세이브를 기록하며 화룡점정이 되었다.

 

한기주가 건강하게 돌아왔다는 사실도 반가웠지만 오늘 경기의 영웅은 당연하게도 김주찬이었다. KBO 역사상 19번째이자 해태와 기아로 이어진 타이거즈 역사상 최초라는 기록을 가진 선수가 되었다. 김주찬은 첫 타석에서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고, 그 어렵다는 3루타도 쉽게 만들어냈다.

 

마지막 타석이 될 수밖에 없는 8회 김주찬은 쉽지 않았다. 쉽게 승부에 나서지 않았고 유인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김주찬은 낮은 공을 때려 3루수를 넘기는 안타를 만들어냈다. 3루수 장시윤의 글러브에 맞으며 속도가 늦어진 것도 김주찬에게는 행운이었다.  

 

빠른 발과 대단한 타격감을 갖춘 김주찬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확실하게 잡으며 팀의 연패도 끊고, 팀 역사상 최초의 기록까지 세우게 되었다. 부상만 없다면 최고의 선수라는 김주찬의 사이클링히트가 아쉬운 경기력이 안정되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5이닝 동안 실점을 한 헥터는 오히려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연이은 승리로 너무 쉽게 본 헥터로서는 조금만 방심하면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는 경험은 이후 경기에 대한 집중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주찬의 맹타와 심동섭과 한기주의 호투와 함께 두 번의 도루사를 만든 포수 백용환의 존재감 역시 중요하게 다가온 경기였다.

 

백용환이 8회 서건창의 도루를 잡아내지 못했다면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알 수도 없었다는 점에서 정확한 2루 송구는 최고였다. 기아의 전력은 아직도 불안하다. 시즌 전 나름 준비를 했겠지만 믿었던 선발이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여전히 불펜은 불안하다. 여기에 타선 역시 강하지 않다는 점에서 기아는 오늘 경기를 터닝 포인트 삼아 새롭게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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