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4. 17. 07:12

박병호 홈런, 팀 2연승 굳히는 올 시즌 최장거리 홈런의 가치

어제 경기에서 2루타로 미네소타 트윈스의 지긋지긋한 9연패를 끝냈다. 오늘 경기에서 박병호는 5-4로 앞선 상황에서 승리를 굳히는 올 시즌 최장거리 홈런포로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462피트 140.8m라는 엄청난 비거리를 기록한 박병호의 홈런은 트윈스의 2연승을 확정하게 하는 대포였다.

 

박병호 전날 결승타에 이어 오늘 경기에서도 팀 승리 이끌었다

 

 

 

개막전부터 시작해 9연패를 당한 미네소타 트윈스는 답이 없어 보였다. 타선이나 마운드 모두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연패가 언제 끊어질지 알 수 없어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그 지독한 연패도 언젠가는 끝나는 법. 그 해법을 다른 누구도 아닌 박병호가 해냈다.

 

지독한 연패를 끊어낸 트윈스는 오늘 경기에서는 1회부터 터졌다. 침묵이 길었던 트윈스는 1회 바로 2득점을 하며 승기를 잡아갔다. 연패를 하는 동안 항상 선취점은 상대 팀의 몫이었다는 점에서 중요했다. 하지만 에인절스 역시 호락호락한 팀은 아니었다.

 

0-2로 뒤진 상황에서 에인절스는 2회 곧바로 반격에 나서 빅이닝을 만들며 단숨에 4-2로 달아나버렸다. 패닝턴과 에스코바가 2타점을 올리며 간단하게 트윈스 선발 놀라스코를 흔든 에인절스에 이렇게 당하는 듯했다. 하지만 한 번 승리의 맛을 본 트윈스 역시 그렇게 무기력한 팀은 아니었다.

 

3회 말 트윈스는 플루프가 1점을 추격하는 솔로 홈런을 쳐내며 오늘 경기 역시 내줄 수 없다는 간절함을 보였다. 연패를 끊는 경기에서 1루에서 홈까지 단숨에 내달렸던 플루프. 팀이 9연패에 빠지자 홀로 벤치에 앉아 힘겨워 하던 플루프는 그렇게 팀이 승리하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는 모습이었다. 물론 다른 선수들 역시 연패를 끊고 팀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던지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첫 타석에서 볼넷을 얻어냈던 박병호는 두 번째 타석에서도 3루 땅볼을 기록하며 안타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세 번째 타석에서도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지만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주었다. 박병호가 등장한 세 번의 타석이 모두 팀 득점으로 이어지던 과정이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있었다.

 

1회 볼넷으로 만루가 되었지만 추가 득점에 실패했고, 3회에는 플루프의 추격하는 솔로 홈런이 있었다. 5회에도 도루와 볼넷에 이어 플루프가 다시 한 번 동점 적시타를 쳐내며 2, 3루 상황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박병호의 한 방이면 단숨에 경기를 뒤집을 수도 있었던 순간이었다. 하지만 박병호의 외야 플라이는 역전의 빌미가 되지 못했다. 3루 주자가 바로 다리가 느린 사노였고, 박병호의 플라이는 좌익수였기 때문이다.

 

4-2로 역전을 당했던 트윈스는 플루프의 홈런과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어냈다. 6회부터 점수는 나오지 않았고 양 팀은 불펜 싸움으로 이어졌다. 이 상황에서 경기의 흐름은 8회 말 트윈스가 바꾸었다. 그동안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아르시아가 안타와 타점 등을 만들어내더니 4-4 동점 상황에서 에인절스의 불펜 투수인 스미스를 상대로 역전 홈런을 때려냈다.  

 

5-4로 앞선 상황도 다행이었지만 공식 마무리가 아직 합류하지 못한 트윈스로서는 추가점이 절실했다. 그리고 그 몫은 다음 타자인 박병호의 몫이었다. 투 스트라이크로 몰린 상황에서 박병호는 더는 유인구에 속는 선수가 아니었다.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만들어간 박병호는 슬라이더로 보이는 높은 공을 놓치지 않았다. 어제 경기에서 2루타를 치며 실투에 가까운 승부를 유도했던 것처럼 오늘 경기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공을 던지게 만드는 선구안이 결국 대단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박병호가 친 타구는 카메라맨이 제대로 잡아내지 못했다. 박병호의 첫 홈런 역시 카메라맨이 제대로 쫓아가지 못할 정도로 큰 홈런이었지만 오늘 홈런은 그 보다도 더 컸다. 중앙 팬스를 넘기는 수준이 아니라 팬스 뒤편의 관중석 2층에 떨어질 정도로 엄청나게 큰 홈런이었다.

 

박병호의 이 홈런은 올 시즌 아직 초기이기는 하지만 가장 긴 비거리(콜로라도라는 특이한 구장 기록을 제외 한)를 기록한 홈런이었다. 미네소타 역사에서 두 번째로 멀리 간 홈런으로 기록되었다. 가장 먼 비거리를 만든 홈런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짐 토미가 기록했던 464피트. 즉 141.4m였다. 단 2피트 차이인데 측량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미세한 차이라는 점에서 박병호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이 한 방으로도 충분했다.

 

설마 동양인 선수가 얼마나 큰 홈런을 치겠느냐는 편견은 카메라맨의 시각에 그대로 담겨 있었다. 두 홈런 모두 카메라가 제대로 추적할 수 없을 정도로 큰 홈런들이었다는 점에서 다음 홈런에서는 이런 실수를 할 수 없도록 확실한 각인 효과도 만들어냈다. 박병호는 오늘 홈런만이 아니라 뛰어난 1루 수비도 선보이며 완벽한 선수임을 증명했다.  

 

트윈스는 8회 말 터진 아르시아와 박병호의 백투백 홈런으로 2연승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9회 초 마운드에 오른 젭센은 오늘도 볼넷을 하나 내주기는 했지만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하며 팀 연승을 완성해냈다. 최악의 상황에서 연패를 끊었고, 그렇게 그들은 연승을 만들어냈다. 

박병호는 점점 메이저리그에 적응하고 있음을 오늘 경기에서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많은 공을 보면서 데이터를 쌓고 그 현장의 흐름을 완벽하게 파악한 후 자신의 스윙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몸통 스윙으로 결승타가 된 2루타를 치고, 오늘 경기에서는 KBO 홈런왕 박병호의 상징과 같은 어퍼 스윙으로 괴물과 같은 홈런을 만들어냈다. 세 경기여 연속 장타를 치고 있는 박병호는 완벽하게 깨어나고 있다. 

                               [글이 마음에 들면 공감 눌러주세요. 로그인하지 않아도 가능합니다]  

Trackback 0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