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4. 20. 08:19

박병호 4호 홈런, 아시안 거포에 대한 편견 날려버린 2층까지 쏘아올린 한방

메이저리그에서는 아시안 거포를 인정하지 않았다. 아무리 힘이 좋다고 해도 메이저리그에서는 통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한국과 일본 리그에서 최고의 타자였던 이대호가 시범경기에서 초청선수로 나설 정도면 그들의 시각이 얼마나 편견에 쌓여있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모든 편견을 박병호가 완벽하게 무너트렸다.

 

박병호 두 경기 연속 홈런, 연이은 멀티안타 이제 시작이다

 

 

박병호가 지난 경기에 이어 두 경기 연속 홈런을 쳤다. 8회 많은 홈런이 나오고 있는 박병호라는 점에서 이제는 경기 후반에 접어들면 그의 홈런을 기대하게 되기도 한다. 그만큼 그의 홈런 페이스가 빠르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완벽함으로 다가오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 경기는 선발이었던 산타나가 초반부터 흔들렸고, 다시 한 번 우익수 사노가 결정적인 실책을 하면서 끌려가는 경기를 해야 했다. 첫 타자부터 우측 라인을 따라가는 2루타가 터졌다. 메이저 첫 안타를 신고한 월시에 이어 제넷의 잘 맞은 타구는 우측 펜스를 직접 맞추는 타구가 되었다.

 

수비 잘하는 우익수라면 잡을 수도 있는 타구였지만 사노에게는 힘겨운 일이었다. 여기에 적시타와 희생타가 이어지며 1회에만 2점을 앞서나갔다. 루크로이의 희생플라이를 잡은 중견수 벅스턴의 어깨가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은 반가웠다. 직접 홈까지 던져 긴박한 승부를 벌일 수 있게 했다는 것은 이후 경기에서도 유용하게 다가오니 말이다.

 

미네소타 역시 1회 기회를 잡았다. 1, 2번 타자가 연속 안타를 치고, 마우어가 볼넷을 얻어나가며 무사 만루 상황에서 4번 타자 사노가 타석에 섰지만 거기까지였다. 몸 쪽으로 붙어오는 공을 건드리는 사노는 3루 땅볼로 병살 처리되며 팀은 1점을 추격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수비가 불안하니 타석에서도 제몫을 해주지 못하는 사노의 문제는 미네소타에게는 큰 고민이 될 듯하다. 미네소타는 2회에도 무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첫 타석에 들어선 박병호가 전날 경기와 마찬가지로 시프트가 걸린 상황임에도 그 사이를 뚫고 가는 안타를 치면서 만루는 시작되었다.

 

문제는 만루 상황에서 제대로 된 안타가 나오지 못했다는 점이다.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상황에서 박병호는 3루 땅볼로 인해 홈에서 아웃을 당하고 말았고, 1번 타자 누네즈의 유격수 땅볼로 겨우 동점을 만드는데 만족해야 했던 2회였다. 문제는 다시 5회였다.

 

산타나가 1회 2실점을 하기는 했지만 안정적으로 투구를 해왔다. 5회 첫 타자인 제넷의 우익수 앞으로 가는 타구는 사노가 어이없이 놓치며 2루타를 내주고 말았다. 잘 맞은 타구이기는 했지만 우익수 정면으로 오는 타구라는 점에서 놓치는 것이 신기할 정도의 공이었다.

 

사노의 이 실책으로 인해 산타나는 흔들렸다. 다음 타자를 볼넷으로 내주고, 4번 타자인 루크로이에게 적시타를 내준 산타나는 이후 제구가 흔들렸고, 포수마저 제대로 포구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서 2-5까지 점수 차가 나고 말았다. 내주지 않아도 되는 점수를 내주며 흔들린 미네소타는 5연승을 기대했지만 그 실책 하나가 무척이나 뼈아프게 다가왔다.   

 

6회 박병호는 수비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주자를 1루에 둔 상황에서 1루 땅볼을 잡아 곧바로 2루로 던져 병살을 만들어내는 장면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이 정도 수비면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음을 잘 보여주었다. 박병호를 그저 홈런 타자로 인식하고 데려왔지만 1루 수비도 충분히 해낼 수 있음을 증명했다는 것은 중요하다.

 

6회 말 공격은 아쉬웠다. 무사 1, 2루 상황에서 다음 타자가 박병호였다. 밀워키 벤치는 곧바로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그만큼 박병호에 대한 견제가 심하다는 반증이었다. 바뀐 투수와 상대한 박병호에게 안타는 중요했지만 파울팁으로 아웃을 당하는 상황은 아쉬웠다. 무사 1, 2루 상황에서 박병호가 뭔가를 해주지 않으면 하위 타선에서 점수를 뽑아내기는 상대적으로 더 어렵기 때문이다. 박병호의 삼진으로 인해 6회 그 좋은 기회에서 득점을 하지 못한 미네소타는 아쉬웠다.

 

미네소타는 7회에도 기회를 잡았다. 2사이기는 하지만 4번 타자 앞에 주자가 1, 3루에 있었다는 점은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책으로 대량 실점의 빌미가 되었던 사노는 중요한 타석에서 점수를 만들지 못하고 삼진으로 물러나며 득점을 올리지 못한 상황은 안타까웠다. 분명 역전을 할 기회들이 많았음에도 제대로 점수로 연결시키지 못한 미네소타 타선은 다시 침체되는 분위기였다.

 

안 풀리던 경기를 다시 끌어 오르게 만든 것은 박병호였다. 8회 1사 상황에서 박병호는 상대 투수인 손버그의 제대로 꺾이지 않은 변화구를 놓치지 않고 쳐 시즌 4호 홈런을 만들어냈다. 이번 홈런 역시 비거리가 126m가 될 정도로 길었다. 좌측 펜스 2층에 떨어지는 박병호의 이 홈런은 침묵하던 미네소타를 깨웠다.

 

박병호의 홈런 이후 에스코바가 안타를 치고, 로사리오는 첫 홈런을 동점 투런 홈런으로 만들어내며 단숨에 5-5 상황을 만들어냈다. 분위기는 다시 미네소타로 넘어갔지만 9회 다시 외야수의 허망한 실책으로 무너졌다. 좋은 수비를 보이던 벅스턴이 펜스를 맞고 나오는 타구를 제대로 처리를 하지 못하고 더듬는 사이 밀워키 타자는 3루까지 내달렸고, 적시타로 너무 쉽게 역전에 성공하며 경기는 그렇게 끝났다. 9회 말 공격에서 미네소타의 중심타선은 침묵하고 말았으니 말이다.   

 

4연승을 한 미네소타는 오늘 경기에서 실책으로 경기를 망치고 말았다. 내야수였던 사노가 박병호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외야 수비를 연습했지만 역부족이라는 사실이 오늘 경기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사노를 포수로 기용하겠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만 포수라는 위치가 쉽게 만들어지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다. 미네소타의 미래라고 불리는 사노는 고민꺼리가 되고 말았다.

박병호는 오늘 경기에서도 멀티 안타를 쳐냈다. 6회 득점 기회에서 삼진을 당한 것은 여전히 아쉽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타점을 올리는 모습이 이제는 나와야 하는 상황이니 말이다. 그럼에도 박병호는 8회 팀을 깨우는 홈런을 쳤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실투를 놓치지 않고 대형 홈런을 만들어낸 박병호는 메이저리그가 가지고 있던 모든 편견을 깨트리고 있기 때문이다. 목동이라는 작은 구장에서 홈런 50개를 친 타자를 인정할 수 없다는 현지의 분위기는 4개의 대형 홈런으로 무참하게 깨져버렸다. 대표적인 미국의 거포들마저 민망하게 만드는 박병호의 힘은 한국만이 아니라 미국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사실을 실력으로 증명하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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