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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김상훈 스리런 홈런보다 값졌던 이종범 희생번트

by 스포토리 2011.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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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과의 어제 경기에서 무력한 공격으로 완봉 패를 당했던 기아가 절치부심 갈 곳이 없는 한화와의 대결에서 화려한 득점으로 9-4 완승으로 마무리했습니다. 한화로서는 마무리 오넬리를 7회부터 올려 1승에 대한 갈증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었지만 아이러니하게 이게 패배의 원인이 되어버렸습니다.


01. 선발대결-윤석민 압도한 양훈의 가능성


선발 대결만 본다면 윤석민이 압도해야만 하는 경기였습니다. 더욱 2회 김상훈이 시원한 스리런 홈런으로 양훈을 압도하며 기아가 편한 승리를 가져갈 것으로 기대되었지요. 문제는 3-0으로 앞서가는 상황에서 에이스 윤석민은 2회와 3회에 걸쳐 4연속 삼진으로 좋은 페이스를 보이던 상황에서 2사후 포볼을 내주며 스스로 위험을 자초했습니다.

패배감에 젖어 있는 한화에서 돋보이는 패기를 보인 9번 타자 한상우가 도루 성공으로 만들어낸 2사 2루의 기회에 1번 강동우가 끈질긴 승부 끝에 1타점 2루타로 실점 후 곧바로 득점을 해서 만만찮을 승부를 예고했습니다.

그동안 한화가 보여준 공격력을 봤을 때 윤성민이 충분히 압도할 것으로 보였던 경기는 양훈의 호투에 밀려 주인공 자리를 내줘야 했습니다. 양훈은 2회 김상훈에게 결정적인 스리런 홈런을 맞았지만 이후 그가 보여준 투구는 그를 주목하게 만들었습니다. 

193의 큰 키에서 내려찍는듯한 직구는 제구력이 동반되자 기아 타자들을 무력화 시키는데 유효한 무기가 되었습니다. 한대화 감독이 2010 시즌 마무리로 활약했던 그를 선발로 활용하려 했을 정도로 그에 대한 기대치는 높았습니다. 그리고 올 시즌 선발로 전향한 그에게 중요한 것은 선발로서의 경험이었습니다.

적은 투구이닝만 소화하던 그가 선발 투수의 최소 요건인 5회까지는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니었지만 오늘 보여준 그의 모습을 보면 류현진 홀로 힘겹게 지켜내던 선발진에 큰 힘이 되어줄 것으로 보입니다. 강속구를 주무기로 낙차 큰 포크볼과 투심을 던지는 그가 오늘 같이만 경기를 한다면 한화에게는 큰 도움이 될 듯합니다.

선발 투수로서는 신인에 불과한 양현에 비해 기아의 실질적인 에이스인 윤석민의 투구는 아쉽기만 했습니다. 그의 투구에 힘은 느껴지기는 했지만 공들이 가운데로 몰리거나 높게 형성되며 쉽게 한화 타자들에게 공략당하는 상황은 에이스의 모습은 아니었으니 말이지요.

2회 스리런 홈런으로 선발 투수인 윤석민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었지만 바로 다음 회에 실점을 하더니 5회에 2실점, 6회 등판하자마자 선두타자 초구 홈런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하고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습니다. 에이스라면 벤치뿐 아니라 동료들과 팬들에게 믿음을 줘야만 하는데 윤석민은 여전히 에이스 본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아쉽기만 했습니다. 
  
02. 오늘의 승부처-8회 기아가 폭발했다

오늘의 승부처는 8회 말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상대팀 에이스를 두들겨 4-3으로 앞서가는 상황에서 호시탐탐 역전을 노리는 기아의 타력에 맞서 1루수 정원석의 환상적인 수비들이 이어지며 위기를 벗어나던 한화는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바로 올 시즌 마무리로 활용하기 위해 영입한 오넬리를 7회 위기 상황에 올린 것이지요. 2승 8패로 마무리로 등판할 기회조차 잡기 힘들었던 그는 위기에서 한화를 구하며 한화를 원정 경기에서 1승을 올려줄 것이 기대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탁월한 스피드나 묵직한 공을 보이지 못한 오넬리는 8회 분석을 마친 기아에게 만신창이가 되도록 얻어맞고 말았습니다. 이범호와 최희섭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 3루 찬스에서 저조한 타율의 신종길이 초구 안타로 4-4로 만들며 반전의 기운은 무등 경기장을 압도했습니다. 

4-4 동점으로 승리의 기운에 들뜬 팬들을 열광하게 만든 것은 이종범의 대타 등장이었습니다. 대한민국 야구의 살아있는 전설이기도 한 이종범이 타석에 들어서자 광주 구장은 모두 기립해 전설을 맞이하며 환호했습니다. 전성기의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스타팅에서도 제외된 그는 탁월한 능력으로 희생 번트를 성공시켜 기아가 역전을 할 수 있는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1사 2, 3루에서 김상현을 고의사구로 거르고 선택한 오늘의 히어로 김상훈에게 오넬리는 2타점 적시타를 맞고 완전히 무너져 버렸습니다. 타자일순하며 8회말 6점이나 득점하며 9-4로 재역전한 기아는 유동훈의 깔끔한 마무리로 기분 좋은 승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유석민에게는 3회와 5회 등장했던 한상훈의 허슬 플레이로 인해 만들어진 위기 상황에 무너지며 에이스로서 승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렸습니다. 한상훈과 정원석의 환상적인 플레이와 양훈의 빼어난 투구가 한화에게 승리의 기운을 담아주었지만 결정적이었던 8회 허망하게 무너지며 한화는 고배를 마셔야만 했습니다. 

03. 노장의 투혼, 이종범의 희생번트가 빛났다

오늘의 히어로는 김상훈 포수였습니다. 승기를 잡은 선제 스리런 홈런과 함께 결정적인 한 방이 되었던 8회 2타점 적시타로 위기에 빠질 수도 있었던 기아를 승리로 이끈 그의 공격력은 시원했습니다. 팀의 안방마님으로서 타격까지 이렇게 화끈하게 터져준다면 감독으로서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정도이지요.

오늘 전반적으로 기아 타선들은 나름대로 제몫들을 다해주었어요. 9득점을 하면서 장단 11안타를 몰아 쳤으니 공격에서는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었습니다. 에이스 윤석민이 아쉬움을 주기는 했지만 깔끔한 투구를 보인 박경태와 마무리 부활을 예고한 유동훈의 쾌투는 고무적이었습니다.

최악의 볼펜진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로 문제가 많았던 기아가 한화 전을 통해 게임 감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에 다음 주부터 펼쳐지는 상위권과의 대결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었습니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이종범의 깔끔한 희생번트는 김상훈의 5타점보다도 더욱 빛나 보였습니다. 최고 노장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은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4-4 동점을 만든 상황에서 스코어링 포지션으로 몰아가는 멋진 희생번트는 그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돋보이게 했습니다.

많은 관중들이 그의 등장과 퇴장에 기립박수를 보낸 이유는 바로 그의 그런 충실한 모습 때문이었습니다. 화려한 시절을 보내며 수많은 기록들을 지니고 있는 살아있는 전설이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한 채 초라해 보일 수도 있는 번트를 위한 대타 상황에서도 군더더기 없이 임무를 완수하는 모습은 그의 존재감을 더욱 돋보이게만 했습니다.

어쩌면 이종범이 선수로서 뛸 수 있는 마지막 시즌이 될지도 모르는 2011년 그가 얼마나 그라운드에 자주 나설 수 있을지 알 수는 없지만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아름다울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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