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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최희섭 디스크 재발, 기아에게는 위기일 수밖에는 없다

by 스포토리 2011.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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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의 일요일 경기에서 8회 2루타를 치고 루상에 나간 최희섭은 그라운드에 쓰러졌습니다. 스프링캠프에서 부터 허리 부상으로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그는 정규 시즌이 시작된 이후에도 부상으로 잠시 재활 군에 내려가 있기도 했었습니다. 과연 기아는 최희섭의 공백을 매우고 1위를 할 수 있을까요?

의외로 큰 최희섭의 공백, 기아는 채울 수 있을까?




최희섭의 부상은 야구를 좋아하셨던 분들이라면 다들 기억하고 있을 시카고 컵스 시절의 부상을 떠올릴 듯합니다. 뜬공을 잡기 위해 열심히 뛰던 그는 투수와 교차되며 그라운드에 머리부터 떨어지는 큰 부상을 당하며 엠블런스에 실려 가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의 투혼은 대단했지만 안타깝게도 그 부상은 그가 더 이상 메이저 리그에서 설 수 없게 만든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기아에 입단한 최희섭은 메이저 출신 거포라는 사실이 상대 팀에게는 대단한 부담으로 다가오고는 했습니다.

2007년 기아에 입단하며 한국 야구에 적응하는데 2년이라는 시간이 소비되었지만 기아가 우승했던 2009년 최희섭은 화려하게 빛이 났습니다. 33개의 홈런, 100 타점, 3할 8리의 기록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높인 그는 2010년에도 21홈런, 84타점, 2할 8푼 6리를 기록했습니다. 2010년의 경우 부상자들이 속출하며 팀을 이끌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그였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2009년 보다 더욱 좋은 기록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런 그에게 이범호의 등장은 자신의 부담을 덜며 개인 기록 최고를 기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올 해이기도 했습니다. 무수한 견제를 받아야만 했던 2010년과 달리, 이범호가 화끈한 공격을 선도하고 돌아온 나지완이 의외의 타격을 보이며 최희섭에게만 집중되었던 상대 팀의 표적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며 상대적으로 편안하게 승부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가 최상의 컨디션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이범호가 위기의 기아를 구하고 있는 동안 자신과의 싸움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최희섭은 4번 타자로서 역할을 수행해내지 못하며 아쉬움만 주곤 했습니다.

그런 그가 서서히 자신의 타격 페이스를 찾으며 홈런 수와 장타율을 높이던 시점 다시 동일한 부상으로 쓰러졌다는 사실은 기아를 힘겹게 합니다. 2주 정도의 디스크 진단이 나왔다고 하는데 재활을 통해 정상 컨디션을 찾기 위해서는 두 달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하반기에나 다시 1군에 올라올 것으로 보이는 최희섭의 부재는 기아에게는 위기입니다.

최희섭이 부진하다고는 해도 지난 2년 동안 50개가 넘는 홈런을 치는 등 한국 프로야구에 완벽하게 적응한 상태에서 부상으로 자리를 지킬 수 없다는 사실은 기아 전력으로서는 커다란 손실일 수밖에는 없지요.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듯 그가 출전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상대 투수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었는데, 부상으로 떠난 그의 공백은 상대 투수들에게는 안도감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나지완이 부상 복귀 후 맹타를 터트리고 있고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던 김상현이 조금씩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시즌 초반 이범호와 최희섭, 김상현으로 이어지는 환상의 조합은 단 한 번도 정상 가동되지 못한 채 다시 표류하게 되었습니다.

최희섭을 대신해 출전이 가능한 선수는 김주형과 최훈락 정도입니다. 이 두 선수가 한 동안 최희섭 대신 1루를 책임질 것으로 보이는데 문제는 두 선수의 기량이 많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이현곤이나 박기남이 무리해서 1루를 볼 수도 있겠지만 수비와 공격을 모두 수행하기 위해서는 선택의 폭은 한없이 작아질 뿐입니다.

김주형의 경우 최희섭 부상 이후 붙박이 1루로 출전하며 많은 기회를 얻기도 했지만 자신의 존재감을 확신시키는데 실패했습니다. 롯데와의 경기에서 극적인 홈런들로 분위기를 끌어가기는 했지만 그것이 자신이 내세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경기일 정도로 이후 김주형의 모습은 한계가 분명한 미완의 대기일 뿐이었습니다.

야구 센스가 전무한 것은 아닐까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야구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듯한 수비와 공격인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간혹 보이는 폭발력만을 믿고 최희섭을 대신할 선수로 규정하기 힘든 게 기아의 한계이자 아쉬움이지요.

삼성이 2군에서 잘 성장한 모상기가 1군 데뷔를 통해 타격과 수비, 야구 센스까지 모두 기본 이상임을 확인했다는 것은 기아로서는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을 듯합니다. 지금 당장 기아에게 필요한 것은 모상기와 같은 선수인데 김주형이나 최훈락으로 그 공백을 채워야 한다는 것은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역으로 김주형이나 최훈락에게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기회를 얻은 만큼 벤치에 자신의 능력을 확실하게 보여주지 않는다면 그들은 영원히 백업 멤버로 끝날 수밖에는 없습니다. 김주형의 경우 최희섭을 대처한다면 그에게는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릅니다. 벤치에서 꾸준한 신뢰를 보이듯 그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팬들도 인정하는 선수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기아의 중심타선은 이제 이범호 나지완, 김상현으로 꾸릴 수밖에는 없습니다. 나지완의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지만 4번에 들어섰을 경우 기존의 타격 페이스를 유지하며 역할을 잘 수행해줄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삼성과의 일요일 경기에서 보여준 성급한 타격들은 자칫 타격 슬럼프를 의심할 정도로 아쉬운 타격이었습니다.

4번 타자로서 아쉬웠던 최희섭이었지만 그를 대체할 만한 선수가 없다는 점에서 기아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선두권 싸움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상황에서 팀의 중심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은 기아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기아 선수들로서는 최희섭의 부상을 계기로 분위기 반전을 통해 치밀하고 끈질긴 야구를 보여줘야만 합니다. 엉성한 실수들이 이어지고 승리하는 경기와 패배하는 경기가 확연하게 차이 나는 플레이는 기아를 자칫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갈 수밖에 없음을 알아야만 할 겁니다.

최희섭의 부상은 기아에게 큰 부담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하지만 남은 선수들이 4번 타자의 부재를 통해 자신들을 더욱 독려하는 기회로 삼는다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이제 남은 선수들이 어떤 경기력을 보여주느냐 만 남았습니다. 지더라도 명분 있는 패배를 하는 기아가 될 수 있기 바랍니다. 최희섭 선수의 부상 쾌유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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