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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SK 6-5승, 헥터 강렬한 승부욕으로 만든 완투승 팀 4위로 이끌다

by 스포토리 2016.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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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7월 마지막 주 경기에서 연속 스윕을 이루며 시즌 4위까지 치고 올라섰다. 4위인 SK와의 맞대결에서 스윕을 달성하며 기아는 가을 야구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양현종에 이어 헥터까지 두 경기 연속 완투승을 이루며 팀을 4위까지 끌어올린 기아의 8월 승부는 그래서 더 기다려진다.

 

양현종에 이은 헥터의 완투승, 강한 승부욕으로 만들어낸 9회 투구 인상적이다

 

 

기아는 에이스 양현종이 1실점만하며 2-1 완투승을 이끌어냈다. 불펜이 약한 기아로서는 선발 투수가 완투를 해서 승리까지 얻어낸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 불펜 투수를 아낀 기아는 일요일 경기를 여유롭게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헥터 역시 완투를 해주며 다음 주 한화와의 경기에 불펜을 총동원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기아와 SK의 토요일과 일요일 경기는 말 그대로 양보 없는 승부였다. 양현종과 윤희상, 헥터와 켈리가 맞대결을 한 양 팀은 양보 없는 승부를 예고했다. 이런 승부욕은 토요일 경기에서 짜릿한 투수전으로 이어졌다. 폭발했던 기아 타선은 윤희상에게 꽉 막혔고, 이런 타격 부진이 켈리에 의해 장기화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들었다.

 

SK는 기아 타선을 상대로 1회 호수비로 무득점으로 막는데 성공했지만 말 수비에 나선 헥터는 초반 불안한 투구로 2실점을 했다. 선두 타자인 이명기에게 안타를 내주고 최정민에게 사구를 내준 헥터는 고메즈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지만 4번 정의윤을 넘어서지 못하고 2타점 적시타를 내주고 말았다.

 

1회 연속 안타를 맞으며 2실점을 한 헥터는 안정적인 피칭을 되찾는 듯했다. 0-2로 뒤쳐진 기아는 3회 기회를 잡았다. 3회 기아는 2사 후 켈리가 급격하게 흔들리며 기회를 잡았다. 2사까지 잡은 상황에서 켈리는 김호령, 노수광, 필로 이어지는 상위 타선을 연속 볼넷으로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다. 그리고 나지완이 해결사가 되어 2타점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어냈다.

기아는 4회에도 선두 타자인 서동욱이 볼넷을 얻어나간 후 오준혁이 적시타를 때려 역전을 만들었다. 켈리는 볼넷을 내준 후 실점을 하는 패턴으로 역전이 된 상황은 아쉬웠다. 켈리라면 충분히 기아 타선을 잡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했지만 기아의 타자를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역전에 성공했지만 헥터의 오늘 투구도 그렇게 압도적이지는 않았다. 4회 이재원에게 동점 홈런을 내주더니, 5회에도 김동엽에게 역전 홈런을 내주며 3-4로 뒤집히고 말았다. 그나마 솔로 홈런만 내줬다는 사실이 다행이었다. 경기를 뒤진 상황에서도 기아 타선은 포기하지 않았다.

 

5연승을 달리는 동안 폭주했던 타선이 조금은 가라앉는 듯했지만 끈질긴 승부욕 자체는 여전히 강렬했다는 사실은 중요하게 다가왔다. 6회에도 켈리는 두 타자를 연속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고, 오준혁이 번트로 1사 2, 3루 상황을 만든 상황에서 기아 벤치는 강한울에게 스퀴즈 사인을 보냈다.

 

문제는 그 상황에서 강한울을 스퀴즈에 실패하며 3루 주자가 아웃 당하고 말았다는 사실이다. 변칙 방식을 자주 선택하는 김기태 감독은 이 상황에서 스퀴즈를 통해 동점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하지만 변화구에 번트를 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어쩌면 예고된 실패였는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이 상황에서 강한울이 보인 존재감이었다. 동점이 무산되면 분위기는 급격하게 SK로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에서 강한울은 적극적인 타격으로 적시 2루타를 만들어냈다. 감독의 스퀴즈를 타박하기라도 하듯 멋진 안타로 동점을 만든 기아의 반격은 그렇게 집요하게 시작되었다.

 

7회 기아는 1사 후 필이 시원한 2루타를 치고 나지완의 안타성 타구를 고메즈가 어렵게 잡아 실점을 막는 장면은 SK로서는 다행이었고, 기아로서는 아쉬웠다. 이범호가 삼진으로 물러나며 2사 1, 3루 상황에서 과연 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은 서동욱 앞에서는 무의미했다.

 

오늘 경기에서 서동욱은 앞선 세 번의 타선에서 모두 살아나갔다. 그런 서동욱은 점수가 절실한 7회 빗맞은 안타로 추가점을 뽑아내며 승리에 좀 더 가까이 갈 수 있게 만들었다. 7회 기아가 1점 차 역전에 성공하자 헥터는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 뒤지던 경기를 뒤집은 타선에 맞서 승리에 대한 집착을 보이는 선발 투수의 강한 집념은 매력적이다.

 

헥터가 1점 차 상황을 잘 막아내자 기아는 9회 마지막 공격에서 다시 기회를 잡았다. 선두 타자 필이 안타로 포문을 열고 나지완까지 안타를 치며 분위기는 대량 득점으로 이어질 듯했다. 기아는 이 상황이 기회라 생각하고 모두 대주자로 교체했다.

 

이 상황에서 이범호의 한 방이 절실했지만 그래도 내야 땅볼로 추가점을 뽑아낸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2점차 상황에서 헥터는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2점차 상황에서 당연하게 마무리 투수를 내보내야 하지만 믿기 힘든 상황에서 헥터를 제외할 명분도 없었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헥터는 최정에게 좌익수 라인을 타고 펜스까지 흐르는 2루타를 내주었다. 파울 이었다면 쉽게 이닝을 풀어갈 수도 있어 보였지만, 행운은 SK로 흘러가는 듯했다. 이어진 이재원이 높게 제구 된 헥터의 공을 놓치지 않고 밀어 쳐 득점타를 만들어냈다.

 

우익수 라인을 타라 펜스를 맞추는 2루타로 인해 분위기는 완전히 SK로 기우는 듯했다. 무사에 다시 1점차가 되었고 무사 상황에서 다시 동점 주자가 2루에 있다. 한계 투구 수를 넘긴 헥터가 여전히 마운드에 있는 상황에서 기아는 투수 교체보다는 헥터를 믿었다.

 

김성현을 투수 땅볼로 잡아낸 헥터는 1사 3루 상황에서 김동엽을 투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말 그대로 사력을 다하는 헥터의 마지막 투구는 강렬함으로 다가왔다. 마지막 타자가 된 김강민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만만치 않았던 승부를 끝냈다.

 

헥터는 9이닝 동안 127개의 투구 수로 8피안타, 2피홈런, 6탈삼진, 1사사구, 5실점을 했지만 시즌 두 자리 승수인 10승을 달성했다. 비록 안타도 많이 맞고 5실점이나 했지만 승부욕이 누구보다 강렬한 헥터의 책임감 넘치는 투구는 기아의 연승에 화룡점정이었다.

 

상 하위 타선이 안정적이고 신구 조화가 절묘하게 이어지고 있는 기아는 이제 한화와의 8월 첫 3연전이 중요한 변수로 다가온다. 1, 2 선발이 나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결국 승부는 기아의 타선이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양현종과 헥터가 이틀 연속 완투를 하면서 불펜 투수들은 힘을 비축했다. 그렇게 그들은 이제 한화와의 대결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준다면 연승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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