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8. 7. 11:49

기아 삼성에 13-6 승, 완투 후 역투한 헥터와 4방의 홈런을 친 호랑이들

양현종이 완투 후 첫 등판에서 허무하게 무너지며 삼성과의 주말 첫 경기를 내주었다. 연이어 완투했던 헥터 역시 양현종처럼 무너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들었다. 과거와 달리 완투가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너무 많은 투구를 하면 다음 경기에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음을 양현종은 잘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헥터 에이스의 이름으로 역투, 주장 이범호의 동점포로 시작한 홈런포 기아를 살렸다

 

 

양현종이 그렇게 허무하게 무너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하지만 그게 야구라는 점에서 이상할 것도 없었다. 양현종이 절대 무적으로 연승을 이어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으니 말이다. 양현종의 아쉬움은 헥터에게도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헥터 역시 지난 경기에서 완투를 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양현종에 이어 헥터 마저 최악투로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헥터는 달랐다. 비록 첫 회 실점을 하기는 했지만 그게 전부였다. 비록 많은 이닝을 책임지지는 못했지만 한꺼번에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다는 점은 중요했다.

 

삼성은 1회 배영섭의 안타와 구자욱의 2루 땅볼 안타로 선취점을 얻었다. 이후 헥터는 연속 볼넷을 내주며 불안한 투구를 했고, 백상원의 외야 희생플라이로 추가점을 뽑으며 전날 대승에 이어 오늘 경기 역시 삼성이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 1회 공격이었다.

 

어제와 달랐던 것은 침묵했던 타선이 되살아났다는 점이다. 2회 시작과 함께 나지완이 볼넷으로 나간 후 3년차 주장인 이범호가 삼성 선발 김기태를 상대로 동점 투런 홈런을 치면서 대략 득점은 시작되었다. 이범호의 홈런 후 기아 타선은 말 그대로 폭발하고 말았다.

사구와 유격수 안타로 이어진 기회에 이홍구는 역전 3점 홈런을 치며 분위기를 완전히 기아로 돌려세웠다. 2회에만 기아는 여섯 개의 안타(이중 두 개의 홈런)과 사사구 3개와 실책이 이어지며 7득점을 하며 경기를 완벽하게 뒤집어버렸다. 헥터가 2실점을 했지만 곧바로 기아 타선은 홈런 두 개만으로 5득점을 하는 장면은 달라진 호랑이들의 모습을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기아는 오늘 경기에서 이범호, 이홍구, 노수광, 나지완으로 이어지는 4명의 타자들이 홈런을 치며 경기를 지배했다. 전날 삼성이 홈런으로 양현종을 울렸다면, 오늘 경기에서는 기아가 홈런으로 삼성 투수들을 민망하게 만들었다. 실점 후 타선이 폭발하며 대량 득점을 해주자 헥터는 보다 안정적으로 경기를 지배해갔다.

 

헥터는 5이닝 동안 103개의 투구 수로 6피안타, 4탈삼진, 2사사구,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었다. 양현종의 무기력한 패배에 이어 헥터까지 패하며 연패를 당했다면 기아의 후반기 약진은 멈췄을 가능성이 높다. 야구는 흐름의 경기다. 연승도 그 흐름의 한 부분이고, 연패 역시 흐름이다. 그런 점에서 연승도 팀의 상승세를 이끌기도 하지만 연패를 당하지 않는 것 역시 중요하다.

 

기아가 고무적인 것은 올 시즌 타격을 이끌던 김주찬이 부상으로 빠진 이후에도 변함없이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주찬이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던 몇 경기에서 아쉬움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이내 기아 타선은 다시 살아났다.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FA가 되는 나지완이 과거 가장 좋았던 모습을 되찾았고, 이범호와 필 역시 팀의 핵심 타자답게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여기에 기아의 미래를 책임질 신인 선수들이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 급격한 실력 상승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노수광, 김호령, 강한울으로 이어지는 기아의 미래는 투자에 대한 보상을 받기 시작했다. 한화에서 트레이드된 노수광은 호쾌한 타격과 안정적인 수비로 기아의 주전 자리 하나를 차지했다. 중견수로 기아 외야를 지배하는 김호령 역시 타격감까지 살아나며 중요한 역할을 해주기 시작했다. 오준혁 역시 노수광에 비해 아쉬움은 있지만 충분히 기아의 미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수밖에 없다.

 

강한울이 아쉬운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환상적인 수비는 든든함으로 다가온다. 넥센에서 무상 트레이드로 기아 유니폼을 다시 입은 서동욱의 투혼은 기아의 상승세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왜 서동욱이 넥센에서 주전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는지 그게 이상할 정도로 기아에서 최고의 활약을 하는 그는 분명 현재 상승세의 주역 중 하나다.

 

마운드가 전체적으로 불안정하기는 하지만 타격만큼은 확실하게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신구 조화가 제대로 이뤄지면서 기아는 가장 뜨거운 타선을 가진 팀으로 변모했다. 현재와 같이 연패가 없는 경기를 이어간다면 기아의 가을 야구는 당연해 보인다.

 

일요일 삼성전에 나설 지크가 과연 연패를 벗어나며 호투를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다가온다. 한화와의 최근 경기에서도 3이닝을 다 채우지 못하고 8실점이나 하고 내려와야 했다. 7월 한 달 동안 한 경기를 제외하고는 최악의 투를 이어갔던 지크라는 점에서 8월 반등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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