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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김상현 스리런 두 방으로 무적 김광현을 울렸다

by 스포토리 2011.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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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김상사 김상현이 연 타석 스리런 홈런으로 SK를 무너트렸습니다. 극적인 역전 홈런에 굳히기 홈런까지 이어진 오늘 경기는 김상현에 의해 김상현의 경기였습니다. 기아만 만나면 힘이 쏟았던 김광현을 상대로 한 대승이라 기아의 1승은 더욱 큰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김상현의 연타석 홈런과 김주형의 솔로 홈런



기아의 8득점 중 7득점이 홈런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통쾌함을 주기도 하지만 아쉬움을 주기도 합니다. 연타를 통한 득점보다는 홈런에 의한 득점은 역설적으로 홈런이 나오지 않았다면 위기를 맞을 수도 있었다는 의미이기도 하지요.


기아 무적 김광현의 몰락과 위기탈출 트레비스

기아를 상대로 역대전적 12승 3패를 기록하고 방어율 1.82를 기록하고 있었던 김광현의 등판은 승리 공식이었습니다. 어제 비가 내리지 않았다면(우천을 충분히 활용한 선발예고가 김성근 감독 다웠던) 어제 경기에 등판시켰을 가능성이 높았을 만큼 SK는 기아와의 광주 3연전에 김광현은 무조건 1승을 가져다줄 존재였습니다.

글로버가 등판해 승리를 따냈기에 김성근 감독으로서는 광주에서 완승을 가져갈 생각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상위권 싸움이 치열한 상황에서 코앞까지 추격하고 있는 기아를 상대로 승리를 한다는 것은 중요했기 때문이지요. 역으로 기아 역시 로페즈가 나온 경기에서 패했기 때문에 목요일 경기는 양보할 수 없는 한 판이었습니다. 양현종의 이탈로 어제 예보되었던 트레비스가 그대로 나온 경기는 힘겨운 시작이었습니다.

첫 타자 박재상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기는 했지만 정근우에게 안타를 맞고 최정에게 볼넷을 내준 트레비스는 이호준을 1루 땅볼로 보내며 이닝을 마무리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김주형이 2루에 엉뚱한 송구를 하며 안줘도 될 선취점을 내줌 힘들게 이닝을 이어가야만 했습니다.

정상훈을 바깥쪽 직구로 삼진으로 돌려 세운 트레비스는 박진만에게 큼지막한 파울 홈런을 맞은 후 볼넷으로 내보내며 2사 만루의 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다행이라면 통산전적에서 트레비스에게 약점을 보인 박정권과 대결을 했다는 점입니다. 허를 찌르는 볼 배합으로 박정권을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위기에서 1실점으로 마무리한 것은 기아에게는 다행이었습니다.

힘들게 시작한 트레비스에 비해 김광현은 1회 이범호에게 안타를 맞기는 했지만 손쉽게 이닝을 마무리했습니다. 2회 역시, 김주형에 안타 하나를 내주기는 했지만 기아 타자들을 몰아세우는 김광현의 모습은 오늘 역시 김광현의 날이 되는 것은 아닐까 염려스럽기까지 했습니다.

3회 초 정근우가 안타를 치고 나간 후 SK 벤치는 트레비스의 투구 모습을 트집 잡으며 흔들기 작전에 집중했습니다. 보크 상황이 아님에도 집요하게 보크 논란을 일으키는 SK 코치들로 인해 트레비스는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최정에게 볼넷을 허용하고 이호준에게 손쉬운 보내기 번트를 내주며 1사 2, 3루라는 추가 실점 찬스를 만든 상황에서 정상훈마저 사구로 내보내며 1사 만루의 위기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박진만의 좌익수 앞 안타는 수비가 완벽하지 못한 김상현이기에 가능했던 안타였습니다. 1회 김주형의 수비와 마찬가지로 아쉽게 실점을 한 트레비스는 박정권을 병살로 처리하며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3회까지 두 번의 만루 기회를 가졌음에도 단 2득점밖에 하지 못한 SK로서는 답답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정상적인 제구력이 아닌 트레비스를 상대로 두 번의 만루 기회를 정상적인 타격으로 득점하지 못했다는 것이 SK의 패인이었습니다.

위기를 넘긴 기아는 3회 1사후 이용규가 안타를 치고, 김선빈이 볼넷을 얻은 상황에서 이범호가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아쉬워해야 했습니다. 가장 믿을만한 이범호가 범타로 물러났기에 득점은 힘들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돌아온 김상사는 김광현을 상대로 스리런 역전 홈런을 터트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습니다.

직구 승부가 되지 않았던 김광현은 슬라이더로 위닝 투구를 하며 힘겹게 이닝을 끌어와야 했고 이런 상황은 기아 타자들에게 노림수 타격을 할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원 스트라이크 스리 볼 상황에서 나지완보다 김상현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SK 배터리는 직구 승부가 김상현에게 통타당하며 무너져버렸습니다.

1, 3회 만루에서도 대량 실점을 하지 않고 최소 실점으로 막아낸 트레비스는 이후 안정된 피칭으로 6회 마운드에서 내려올 동안 5 2/3이닝을 102개의 투구로 4안타, 5사사구, 6삼진, 2실점, 1자책으로 마무리하며 시즌 6승째를 올렸습니다.

SK의 에이스인 김광현은 자신의 생애 최악의 날을 맞아 홈런 3방을 허용하며 8이닝을 모두 소화해냈습니다. 147개의 공을 던져, 14안타, 2사사구, 8삼진, 8실점으로 시즌 6패째를 당하며 울어야만 했던 김광현은 김성근 감독의 잔인함에 어떤 깨달음을 얻었는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에이스이기 때문에 자신의 문제점을 파악하라는 의도로, 147개의 공을 던질 동안 투수 교체 없이 모든 이닝을 마무리하도록 한 김성근 감독의 모습은 무서울 정도였습니다. 글로버를 제외하고 선발 투수라는 개념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잦은 투수 교체를 하던 그는 에이스의 몰락을 통해 거듭날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만들려했습니다. 그 잔인한 방식이 김광현에게 득이 될지 독이 될지 알 수는 없지만 김성근 감독의 SK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대포 세 방과 안정적인 불펜 피칭이 경기를 갈랐다

기아로서는 선두 SK를 잡았고 더욱 기아 상대로 무적에 가까웠던 김광현을 무너트렸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한 경기였습니다. 하지만 장단 14안타에 2개의 사사구를 포함 루상에 16명이 나간 상황에서 홈런만으로 점수를 뽑았다는 사실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홈런 한 방이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밖에는 없다는 야구의 진리를 깨닫게 해준 경기이기는 했지만, 안정적인 팀 운영을 위해서는 연속된 안타를 통한 점수가 절실했습니다. 김상현의 극적인 두 번의 스리런 홈런이 나오지 않았다면 기아는 무척 힘겨운 승부를 했을 가능성이 높았으니 말이지요.

오늘 경기의 핵심은 김상현이었습니다. 끝없는 부진으로 자신만이 아니라 팬들마저도 속병을 앓게 했던 그가 마치 마법에라도 걸린 것처럼, 극적인 연 타석 스리런 홈런을 쳐내는 장면은 경이롭기까지 했으니 말입니다. 정확한 타격 포인트에서 힘을 모두 실어 타격을 하는 모습은 2009년 가장 좋았던 시절의 스윙과 유사했습니다. 

우천으로 취소된 수요일 조범현 감독의 지도하에 특타를 했던 김상현은 이틀 동안 코칭스태프들이 상의해 과거 가장 좋았던 시절의 타격 폼을 살리는데 주력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얻어진 자신감은 곧 실전에서 그대로 이어졌고 위기에 빠질 수도 있었던 기아를 살리는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수비에서도 3회 박진만의 뜬공을 처리하지 못한 아쉬움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6회 초 선두 타자로 나온 정상호의 좌측으로 뻗는 타구를 완벽하게 잡아내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파울 될 가능성이 높았지만 펜스도 두려워하지 않고 전력질주해서 아웃 카운트를 잡아냈다는 것은 경기 흐름을 기아에서 가져갈 수 있도록 만들었기에 그의 호수비는 기아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연 타석 스리런 홈런으로 달아나던 기아로서는 6회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박진만 볼넷과 박정권의 2루타로 위기에 처한 트레비스를 대신해 등판한 손영민은 오늘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아웃 카운트를 잡아냈습니다. 6-2로 앞서가는 상황에서 만약 안타를 내줬다면 6-4까지 따라 붙을 수밖에 없었고 이런 상황이라면 SK의 추격을 기아가 뿌리치기는 힘들었을 가능성이 높기에 손영민의 대타 김강민 삼진은 무척 중요했습니다.

손영민이 2이닝을 소화하며 1안타, 2삼진으로 SK 타선을 완벽하게 막아내고 심동섭 역시 4타자를 맞아 3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마무리해 오랜만에 기아 불펜의 힘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승리를 해서 다행이기는 했지만 기아의 공격은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6회 말 김주형이 선두 타자로 나서 솔로 홈런으로 7-2까지 달아난 상황에서 박기남의 2루타, 이용규의 안타로 추가 득점의 기회에서 김선빈에게 스퀴즈 사인을 냈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전 타석에서 멋진 밀어치기로 안타를 기록했던 김선빈이 위기에 처한 김광현을 상대로 공격을 했으면 어땠을까 란 생각이 들었던 이 작전은 실패로 끝나며 김선빈마저 삼진으로 물러나며 병살과 같은 결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7회 말 공격에서도 이범호가 선두 타자 안타로 나간 상황에서 4, 5번인 김상현과 나지완이 삼진으로 물러난 장면은 아쉽습니다. 힘겹게 투구를 하던 김광현을 상대로 큰 것 한 방을 노린 타격은 무리수로 다가왔고 완벽하게 무너트릴 수 있는 상황을 주지 않았다는 점은 아쉽기만 합니다. 그나마 이종범이 1타점 3루타로 8-2까지 앞서가는 경기를 하기는 했지만 '기아 무적'이라 불리던 김광현 징크스를 완벽하게 털어버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쳤다는 점은 아쉽게 다가옵니다.

트레비스와 김상현 배터리의 힘과 특타 효과를 톡톡히 본 김상현의 연 타석 스리런 홈런이 기아를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로페즈가 장타 허용 율이 높아지며 패배를 한 상황에서 연패를 하지 않고 김광현을 상대로 대승을 거뒀다는 것은 잠실 두산과의 3연전을 기대하게 해줍니다. 장마로 인해 비가 오락가락하는 상황에서 기아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무척이나 기대됩니다. 김상현과 김주형의 통쾌한 홈런이 하루 반짝하는 타격이 아닌 꾸준한 부활의 신호탄이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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