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0. 11. 07:09

기아 LG에 4-2승, 오지환의 실책 김선빈의 호수비 승패를 갈랐다

기아와 엘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첫 경기에서 4-2로 승리했다. 비기기만 해도 이기는 엘지로서는 기아에 강했던 선발 허프는 실책으로 아쉽게 물러나야 했다. 하지만 헥터는 강했다. 메이저 출신 선발다운 면모를 완벽하게 보여주며 헥터는 가장 중요했던 첫 경기를 잡아냈다.

 

단기전 승패 가른 수비와 명불허전 헥터와 허프의 명품 투구가 빛났다

 

 

단기전에서 승부는 언제나 실책에서 나온다. 그 실책이 가장 결정적인 순간 나왔고, 엘지는 그렇게 무너지고 말았다. 4회 오지환의 실책만 없었다면 오늘 경기는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었다. 허프는 올 시즌 기아에 강한 모습은 WC 1차전에서도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헥터와 허프 두 외국인 투수들이 가장 중요했던 첫 경기 선발로 나섰다. 기아는 양현종보다 올 시즌 내내 안정적인 피칭을 했던 헥터를 선택했다. 엘지는 류제국보다 기아전에 유독 강했던 허프를 가장 중요한 경기 선발로 내보냈다. 초반 흐름은 엘지가 우세했다.

 

첫 이닝 헥터는 30개의 공을 던지며 대량 실점 위기에까지 빠졌기 때문이다. 첫 타자는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이천웅에게 안타와 도루를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다. 박용택에게 볼넷을 내주고 히메네스의 중견수 플라이에 2사 1, 3루 상황에서 헥터는 채은성은 삼진을 돌려 세우며 위기를 벗어났다.

 

채은성은 2사 상황에서 적극적이지 못한 공격으로 득점을 내는데 실패했다. 가을 야구 경험이 없는 신인급 선수들에게는 이 경기의 중압감은 이런 상황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2사 상황에서 가운데 오는 공을 번트 포지션을 가져가는 상황에서 채은성은 헥터와의 기 싸움에 밀려버렸다.

헥터가 1회부터 힘든 것과 달리, 허프는 기아에 강한 면모를 완벽하게 재현했다. 시즌 2승에 1점대 방어율을 기록할 정도로 호랑이에 강했던 허프는 초반 기세도 좋았고 완봉까지 할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허프가 완벽한 모습을 보인 것과 달리 기아는 전체 기 싸움에서 엘지에 우위를 점했다.

 

2회 1사 후 헥터가 실책으로 주자를 내보낸 후 위기를 맞았다. 유강남의 타구는 충분히 안타가 될 수 있는 타구였다. 충분히 1사 1, 3루 상황을 만들 수도 있었다. 1회 30개의 공을 던지며 힘겨웠던 헥터로서는 이 공마저 안타가 되었다면 오늘 경기 조기 강판을 당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 안타성 타구를 복귀한 김선빈의 환상적인 수비로 병살로 처리해 버렸다. 완전히 빠져나가는 듯한 타구를 잡아 안치홍에게 연결해 병살을 만들며 잠실벌은 후끈해질 수밖에 없었다.

 

기아는 1회 김주찬이 유격수 오지환의 실책으로 출루한 것을 제외하면 3회까지 허프에게 완벽하게 막혀 있었다. 좀처럼 안타를 만들지 못하던 기아에게 기회는 4회였다. 6번 타순에서 2번으로 상위 배치된 필이 선두 타자로 나서 허프에게 첫 안타를 내며 기회를 잡았다.

 

1사후 나지완의 2루타가 이어지며 1사 2, 3루 상황을 만든 기아로서는 완벽한 득점 기회를 잡았다. 믿었던 이범호가 허무하게 물러난 후 좀처럼 타격이 터지지 않는 안치홍의 타구는 평범한 유격수 땅볼로 이어지며 이닝이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엘지 유격수 오지환은 어처구니없는 실책을 하며 두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는 최악의 실수를 하고 말았다.

 

허프가 완벽하게 기아를 막아냈고, 위기 상황에서 후속 타자들을 막아냈지만 이 실책 하나는 기아가 2-0으로 앞서는 이유가 되었다. 실책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허프는 냉정했고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막아내자 4회 말 엘지는 선두 타자인 박용택이 안타를 치며 기회를 만들었다.

 

1사 1루 상황에서 채은성의 잘 맞은 타구는 하필 다시 김선빈 쪽이었다. 일반적인 유격수라면 안타가 될 수도 있었지만 날기 시작한 김선빈은 안타성 타구를 잡아 2회와 데칼코마니처럼 다시 병살로 연결하며 흐름을 완벽하게 기아로 가져가게 만들었다.

 

추가점이 절실했던 기아는 6회 다시 한 번 선두 타자로 나선 필이 기회를 만들었다. 허프의 바깥쪽 공을 초구부터 노려 쳐 2루타를 만들며 기회를 잡았다. 진루타가 절실한 상황에서 김주찬은 의도적으로 1루 방향으로 공을 보내 1사 3루 상황을 만들어냈다.

 

이 상황에서 나지완은 허프의 몸 쪽 공략을 이겨내며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간절했던 도망가는 타점을 만들어냈다. 3-0까지 달아난 기아는 8회 다시 한 번 선두타자인 노수광이 안타를 치고 김선빈의 희생 플라이로 기회를 잡았다. 필이 파울 플라이로 투아웃 상황이 되었지만 결정적인 순간 김주찬은 다시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

 

허프는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노수광에게 안타를 내주고 교체가 되었다. 하지만 그는 오늘 경기에서 7이닝 동안 104개의 투구 수로 4피안타, 7탈삼진, 무사사구, 4실점, 2자책을 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기아에 강한 면모를 오늘 경기에서도 허프는 완벽하게 해주었다.

 

4-0까지 달아난 경기는 그렇게 끝날 것 같았다. 1회를 제외하고 김선빈이 만들어준 두 번의 호수비 병살이 헥터의 투구 구를 줄여주며 호투를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의 8회 헥터는 선두 타자로 나선 오지환에게 2루타를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후속 타자인 대타 이병규를 평범한 내야 플라이로 이끌며 다시 편안하게 경기를 지배할 듯했다.

 

문제는 그림 같은 수비를 보여주는 김선빈의 유일한 약점인 뜬공이 다시 트라우마로 다가오며 실책을 하고 말았다. 만약 김선빈이 안정적으로 이 공을 잡아냈다면 의외로 손쉽게 이닝을 마무리하고, 헥터가 경기를 모두 지배할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웠다. 유강남이 헥터는 빼는 공을 툭 건드려 우익수 앞 안타를 만들며 오늘 경기 엘지 첫 득점을 만들어냈다.

 

기아 벤치는 곧바로 헥터를 교체했다. 많이 아쉬워하는 헥터였지만 오늘 경기를 지면 끝인 기아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헥터는 오늘 경기에서 7이닝 동안 98개의 공으로 5피안타, 3탈삼진, 1사사구, 2실점, 1자책을 했다. 1회를 제외하고는 완벽하게 엘지 타선을 잠재우는 노련한 투구는 역시 헥터다웠다.

 

기아가 오늘 경기에서 운이 좋았다. 고효준이 나와 양석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것까지는 좋았지만 폭투를 던져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여 2점차로 좁혀지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하지만 1루 주자였던 발이 느린 유강남이 너무 욕심을 내 3루까지 달리다 아웃을 당하며 엘지의 분위기는 급랭할 수밖에 없었다. 노아웃 상황에서 3루 주자가 들어올 가능성은 높았다.

 

흐름 상 엘지가 동점까지도 만들 수 있는 분위기였지만 고효준의 폭투는 주자 둘을 모두 처리하는 이유가 되며 오히려 득이 되었다. 윤석민이 올라와 볼넷을 내주기는 했지만 주자가 적은 상황에서 부담 없는 투구는 안정감을 주었다. 9회 마무리를 하기 위해 나선 임창용은 공 다섯 개로 경기를 지배했다. 윤석민이 9회 선두 타자인 박용택에게 내야 안타를 내주며 위기 상황에서 맞이한 히메네스와의 대결은 압권이었다.

 

투낫싱 상황에서 높은 공을 친 히메네스의 공은 임창용 앞으로 향했다. 이 상황에서 경험이 적은 투수는 실책을 할 수도 있었지만 백전노장인 임창용은 차분하지만 빠르게 2루로 던져 병살 처리하며 위기를 막아냈다. 투아웃 상황에서 채은성을 가볍게 3루 땅볼로 잡으며 중요했던 첫 경기를 4-2로 승리하게 되었다.

 

오늘 경기는 오지환의 실책과 김선빈이 만들어낸 두 번의 병살타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선발 투수들이었단 헥터와 허프는 인생 경기를 펼치며 최고의 투수전을 보여주었다. 결정적인 실책은 경기의 흐름을 바꿔놓았고, 기아는 단기전에서 강한 면모를 오늘 경기에서도 잘 보여주었다.

 

무승부만 해도 승리할 수 있었던 엘지는 오히려 큰 부담을 가지고 2차전을 치러야 한다. '양현종vs류제국'이 맞서는 토종 에이스 대결은 초반 득점을 누가 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경기가 될 것이다. 두 투수 역시 뛰어난 것은 분명하지만 초반 실점이 많다는 점에서 이를 얼마나 잘 이겨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승기를 잡은 기아가 과연 두 번째 경기마저 잡으며 돔 구장으로 향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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