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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Soccer/유럽리그

토트넘에서 손흥민의 존재감은 20분이면 충분했다

by 스포토리 2016.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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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의 무패 행진은 깨질 수도 있었다. 웨스트 브롬위치와의 원정 경기에서 패배의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기 상황에 반전을 가한 것은 후반 27분 교체 선수로 나선 손흥민에 의해서 달라졌다. 손흥민이 공을 잡는 순간 웨스트 브롬위치 수비수 3, 4명이 달려드는 상황은 기회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토트넘 무패 행진 힘들게 이어가게 만든 손흥민의 존재감 20분이면 충분했다

 

 

월드컵 최종 예선 두 경기를 모두 뛰고 영국으로 돌아간 손흥민. 장거리 이동과 함께 쉬지 못하고 경기에 임했던 손흥민은 선발에서 제외되었다. EPL 팀들 중에서 가장 많은 국가대표 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토트넘이지만 가장 먼 거리를 오간 손흥민에게는 휴식을 선사했다. 

 

남미까지 날아간 라멜라도 있기는 하지만 경기에 뛰지 않은 그는 선발로 나설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손흥민이 빠진 토트넘의 스쿼트는 웨스트 브롬위치와 경기를 시작했다. 전반적으로 경기 흐름은 토트넘이 주도했다. 웨스트 브롬위치의 경기 스타일이 선 수비 후 공격이라는 점에서 이런 현상은 당연함으로 다가왔다. 

 

케인과 함께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해주기를 바라고 영입한 얀센은 오늘 경기에서도 그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원톱으로 출전한 얀센이었지만 그에게서 케인을 기대하기는 어려워보였다. 네덜란드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보여주었지만, 영국에서 얀센은 통하지 않고 있다. 마치 현재 네덜란드 대표팀이 무기력한 것처럼 말이다.  

 

토트넘이 올 시즌 효과적이고 완성도 높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얀센이 살아나야만 한다. 케인이 11월이면 부상에서 돌아올 수 있지만 이후 과부하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 상황을 분담할 수 있는 선수는 절실하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얀센이 좀처럼 최전방 공격수로서 역할을 해주지 못한다면 케인만이 아니라 손흥민에게 힘든 여정이 될 수밖에 없다.  

토트넘의 최전방은 얀센보다는 에릭센과 알리의 몫이었다. 실질적인 공격수 역할을 한 2선들이 초반 토트넘의 공격을 주도해갔다. 문제는 수비가 강한 웨스트 브롬위치를 뚫어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는 점에서 장신 수비수들과 수비 위주의 팀 컬러가 함께 한 이들을 무너트리는 것은 쉽지 않았다.

 

전반 다양한 공격 방식으로 골문을 두드리기는 했지만 벤 포스터의 선방은 토트넘을 절망에 빠트렸다. 후반에도 벤 포스터의 활약은 골을 넣을 수 있는 상황마저 막아서고 있었다. 만약 포스터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토트넘이 의외로 손쉽게 경기를 지배할 수도 있었다. 그만큼 기회는 존재했었다는 말이다.

 

전반을 수비 위지로 가던 웨스트 브롬위치는 후반 중반을 넘어서며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작년 토트넘 소속이었던 샤들리의 골로 오늘 경기에 마침표를 찍는 듯했다. 최전방 론돈이 막힌 상황에서 2선 공격수인 샤들리는 튕겨 나온 공을 놓치지 않고 완벽하게 잡아내 골로 연결하는 과정은 극적이었다.

 

웨스트 브롬위치의 전략처럼 수비로 실점을 막고 후반 공경으로 점수를 얻는 방식은 이번에도 성공적이었다. 아무리 공격을 해도 터지지 않는 골로 불안한 상황에서 오히려 실점을 하게 되면 전력이 무너지는 것이 사실이다. 웨스트 브롬위치는 이런 방식으로 항상 중위권을 유지하는 팀이었고 오늘 경기도 그렇게 거함 토트넘을 잡는 듯했다.

 

시즌 첫 패배 앞에 선 토트넘에게는 손흥민이 있었다. 19일 챔스리그에서 레버쿠젠과 경기를 벌이는 토트넘은 손흥민을 아끼고 싶었다. 분데스리가였던 손흥민. 9월 이달의 선수상을 받은 손흥민이 최상의 컨디션에서 챔스 승리를 가져다주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손흥민의 휴식은 거기까지였다. 후반 27분 라멜라와 교체된 손흥민은 활발하게 움직이며 활력을 불어넣었다. 손흥민이 공을 잡는 순간 상대 수비수들이 둘러싸는 모습에서도 그의 존재감을 다시 느끼게 해주었다. 농구의 지역 방어를 하듯 근접 수비를 하지 못하고 길목을 막는 방식의 수비는 그만큼 손흥민의 돌파력이 탁월하다는 사실을 그들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비와 공격을 오가며 분위기 반전을 노리던 손흥민의 발끝에서 극적인 동점골은 나왔다. 후반 44분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고 상대 수비수 3, 4명을 끌어낸 손흥민은 중앙에 있던 에릭센에게 멋진 패스를 했고, 곧바로 슛을 했지만 수비수에 맞고 흘러나가고 말았다. 하지만 공이 향한 곳에 알리가 있었고 슛은 골로 이어지며 무패 행진을 이어가게 해주었다.

 

골은 알리가 넣었지만 그 모든 상황을 만들어낸 것은 바로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이 상대 수비수들을 위협하지 못했다면 기회를 찾아올 수 없었다. 손흥민이 투입된 후 토트넘의 공격은 다시 활기를 찾았다는 점에서 그의 존재감은 여전히 탁월했다.

 

긴 여정과 강행군으로 인해 지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팀을 위해 그라운드에 나선 손흥민은 최선을 다해 팀 승리를 위해 움직였고, 그렇게 극적인 동점을 만들어냈다. 왜 손흥민이 현재 시점 최고의 선수인지는 20분 동안의 활약만으로도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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