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4. 2. 09:44

기아 삼성에 9-7승, 버나디나 10회 역전타 만우절 특집다운 극적인 승부

기아가 삼성에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손쉽게 승리를 할 수 있었던 기아는 시즌 두 번째 경기에서 고질적인 문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큰 점수차로 연승을 이끌어갈 듯했지만 불펜이 불을 지르며 9회에만 7실점을 하며 연장으로 넘어가게 되는 과정은 씁쓸했다. 


팻딘 완벽했던 투구와 4명의 불펜 투수가 저지른 7실점 방화, 버나디나가 끝냈다



기아는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선발 투수인 팻딘이 완벽한 투구로 시즌 첫 승을 올릴 듯했다. 하지만 9회 7점이나 앞선 상황에서 4명의 투수들이 7실점을 하는 과정은 악몽이었다. 쉽게 마무리되어야 할 경기에서 마무리까지 등판해 동점을 내주는 과정은 기아의 유일한 문제가 초반부터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팻딘과 우규민의 선발 투수 대결은 흥미롭게 이어졌다. 한국프로야구에 첫 선을 보인 팻딘과 삼성으로 옮긴 우규민의 첫 경기라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과연 어떤 결과를 낼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초반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두 투수들의 상대 타선을 압도해갔다. 


시범경기에서 좋은 투구를 보인 팻딘이 정규 시즌에서도 그 모습을 제대로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시범경기와 정규 시즌은 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좋은 제구력에 빠른 승부는 상대를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투 피치 투수이지만 정교한 제구력은 큰 무기였다. 


빠른 공이 없는 투수는 제구력이 생명이다. 그 제구력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나오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활약하는 그 어떤 외국인 투수들보다 볼넷 허용 비율이 낮을 정도로 정교한 팻딘은 첫 등판에서 완벽한 모습으로 팬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우규민 역시 초반 기아 타선을 압도했다. 전날에서 폭발했던 강력한 기아 타선을 상대로 초반 분위기 제압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강타자들에게 우규민의 사이드 암 투구는 난타를 당할 수도 있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삼성으로 이적한 후 첫 등판에서 그는 충분한 가능성을 보였다. 


초반 우규민을 공략하지 못한 기아 타선은 4회 1사 후 김주찬의 2루타로 시작되었다. 이후 올 시즌 가장 기대되는 핵심 타선들이 연속 안타를 만들어내며 단숨에 2득점을 하며 2-0으로 앞서 나갔다. 이대로 우규민이 무너지는 듯했지만 달랐다. 2실점을 한 후 5, 6회 여섯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 세우는 놀라운 피칭을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팻딘에게도 위기 상황은 있었다. 6회 선두 타자인 조동찬이 2루타를 치며 위기는 시작되었다. 후속 타자들을 모두 잡아냈지만 구자욱에게 볼넷을 내주며 실점 가능성은 높아졌다. 하지만 러프의 잘 맞은 타구를 오늘 경기에서 3루수로 나선 김주형이 멋진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며 실점을 막아내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여섯 타자 연속 삼진을 당하던 기아 타선은 7회 폭발했다. 선두타자로 나선 나지완이 홈런이나 다름없는 펜스를 직접 맞추는 3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진 서동욱의 적시타로 간단하게 득점에 성공한 기아 타선은 이후 투수 실책 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4득점을 하며 6-0까지 앞서나갔다. 


우규민은 첫 경기에서 6과 1/3이닝 동안 87개의 투구수로 8피안타, 7탈삼진, 무사사구, 6실점, 4자책을 했다. 7회 무너지기는 했지만 충분히 올 시즌을 기대해 볼 만한 투구였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팻딘도 위기는 찾아왔다. 이승엽의 타구를 김선빈이 완벽한 수비로 잡아냈지만, 이원석의 타구는 안타로 처리되며 삼성의 반격은 시작되었다. 


2사 후 강한울의 좌전 안타와 조동찬이 사구로 나가며 2사 만루 상황이 벌어졌다. 안타 하나면 단숨에 따라갈 수 있는 상황에서도 팻딘은 흔들리지 않았고, 박해민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팻딘은 7이닝 동안 103개의 공으로 5피안타, 4탈삼진, 3사사구, 무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8회에도 1득점을 추가한 기아는 7-0 상황에서 9회를 맞이했다. 손쉽게 잡을 수 있는 경기 김광수가 마운드에 올랐지만 재앙의 시작이었다. 9회 선두타자로 나선 이승엽이 안타를 치고 최영진을 3루 실책으로 내보낸 것까지는 그럴 수 있었다. 하지만 부활을 위해 삼성을 택한 최경철이 첫 타석에서 3점 홈런을 치며 만우절 특집은 시작되었다. 


단숨에 3점을 쫓아간 삼성 타선은 9회 폭발하기 시작했다. 부실한 기아의 불펜은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삼성 타선에 농락을 당했다. 필승조인 한승혁과 임창용까지 마운드에 급하게 올라섰지만 삼성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내지 못했다. 삼성은 9회에만 다섯 개의 안타와 3개의 사사구를 얻어내며 7득점을 하며 동점을 만들어냈다. 


7-0 상황이 9회 마지막 회에서 7-7이 되는 순간이었다. 삼성으로서는 끝내기로 경기를 가져갈 수도 있었지만 연장으로 넘어간 것이 아쉬웠다. 충격적인 상황 속에서도 기아가 대단한 것은 10회 연장에서 강함을 제대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삼성은 경기를 잡기 위해 심창민을 올리며 시즌 첫 승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연장 첫 타자로 나선 서동욱의 역할은 그래서 중요했다. 심창민과 승부에서 만약 아웃을 당했다면 득점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서동욱은 심창민을 상대로 안타를 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1사 후 한승택과 김선빈이 연속 안타를 치며 1사 만루 상황을 만들어냈다. 


오늘 경기에서 5타수 무안타였던 버나디나는 가장 중요한 순간 적시타로 2타점을 올리며 승리의 1등 공신이 되었다. 만루 상황에서 가운데를 가르는 적시타는 그렇게 만우절 특집을 마무리하는 한 방이었다. 10회 마운드에 오른 심동섭은 17개의 공으로 삼진 하나를 포함해 삼성 타선을 간단하게 삼자범퇴 시키며 시즌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연장 승부는 그렇게 기아가 삼성을 9-7로 누르며 마무리되었다. 기아의 고질적인 문제가 두 번째 경기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약한 불펜은 오늘 경기에서 재앙처럼 드러났다. 9회 세 타자를 잡지 못해 4명의 투수가 등판해 7실점을 하는 경기가 정상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는 점에서 한 경기 만으로 모든 것을 정의할 수는 없다. 그런 점에서 일요일 경기에서 기아 불펜의 민낯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온다. 삼성은 최약체로 분류되기는 했지만 오늘 경기에서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타선 집중력이 그 어느 때보다 돋보인 삼성을 쉽게 볼 수는 없다는 사실 말이다. 


헥터와 팻딘은 14이닝 동안 단 1실점만 하며 강력한 원투 펀치의 위용을 보여주었다. 역대급 외국인 투수의 조합으로 다가오는 기아의 선발 마운드는 좋다. 양현종이 홈 선발로 내정되어 순서가 달라졌지만, 헥터와 양현종, 팻딘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은 최강이다. 다만 여전히 확정되지 않은 4, 5선발과 불펜은 기아의 가장 큰 딜레마이자 아키레스 건으로 올 시즌을 지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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