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4. 3. 10:06

기아 삼성에 16-3 완패, 이승엽 홈런과 김주형의 인정 2루타 승패를 갈랐다

대구 원정에서 2연승을 한 기아는 일요일 경기에서 완패를 당했다. 전날은 토요일 경기에서도 7점이나 앞선 상황에서 9회 7실점을 하며 힘겹게 승리를 얻은 기아는 전날의 승패가 곧 일요일 경기에 영향을 끼쳤다. 강력했던 외국인 선발과 달리 무기력해 보일 정도로 무너진 4, 5선발 후보군들의 모습은 기아가 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이기도 했다. 


이승엽의 선제 홈런과 김주형의 인정 2루타 승부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



선발 투수의 무게감부터 삼성이 앞서 있었던 경기였다. 하지만 윤성환의 투구가 완벽하게 기아 타자들을 압도하는 수준은 아니었다. 물론 뛰어나기는 했지만 완벽하게 상대를 압도하지는 못했다는 의미다. 기아의 3선발까지는 확고하다. 문제는 남은 선발 자원에 대한 우려다. 그리고 그런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일요일 경기에 선발로 나선 김윤동은 기아가 생각하는 4, 5 선발 중 하나다. 윤석민과 김진우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에서 그 몫을 해줄 선수들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 다양한 신인 투수들이 있지만 과연 그들이 그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은 우려로 바뀌었다. 


윤성환과 맞상대를 한 김윤동은 초반에는 좋았다. 하지만 이승엽에게 솔로 홈런을 내준 2회 급격하게 흔들렸다. 2회 선두 타자로 나선 이승엽은 완벽하게 홈런을 만들어냈다. 왜 이승엽이 전설이 될 수밖에 없는지 그의 이 홈런 하나 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했기 때문이다. 


김윤동은 이승엽에게 홈런을 맞은 후 흔들렸다. 후속 타자에게 볼넷을 내주고 내야 안타까지 내준 후 9번 김헌곤에게 3점 홈런을 내주고 말았다. 김헌곤의 홈런은 이승엽의 홈런과 달리 자세가 무너진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특이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타격 기술과 힘이 하나가 되면 장타가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음을 대구 3연 전은 잘 보여주었다. 


김윤동은 3이닝 동안 75개의 투구수로 4피안타, 2피홈런, 1탈삼진, 2사사구, 4실점을 하고 조기 강판 당했다. 이승엽의 홈런 한방에 무너져버린 김윤동은 투구 매커니즘보다 더 중한 정신력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게 되었다. 마운드에서 배짱이 없는 투수는 버티기 어려워지니 말이다. 


오늘 경기에서 더 큰 아쉬움은 김윤동 뒤에 나온 홍건희였다. 홍건희 역시 김윤동과 마찬가지로 선발 한 자리를 두고 다투는 신인이라는 점에서 그의 역할은 중요하다. 기아 벤치로서는 기운 경기에서 홍건희를 롱 릴리프로 활용해 올 시즌에 대한 가능성을 봤다. 


홍건의는 1이닝을 던지며 최악의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1이닝 동안 39개의 공으로 8피안타, 1사사구, 8실점을 하면서 완벽하게 무너졌기 때문이다. 말도 안 되는 공을 던진 것은 아니지만 상대를 압도할 수준의 공을 던진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아쉽다. 


전날 경기에서 집중력을 보이며 타격감을 찾은 삼성 타선을 막기에는 어린 기아 투수들이 버티기는 어려웠다. 홍건희가 이렇게 무기력하게 무너졌다는 것은 기아의 5선발 찾기가 보다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가 된다. 좋은 자질을 갖추고 있지만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지 못한다면 투수로서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승엽의 홈런이 삼성의 타선을 깨웠다면 김주형의 한 방은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기아에게 4회는 무척이나 중요했다. 0-4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4회 선두 타자로 나선 최형우는 지난 시즌까지 홈으로 사용하던 그곳에서 시즌 첫 홈런을 때려냈다. 


야구는 흐름의 경기다. 이승엽의 홈런이 경기를 지배하는 이유가 되었듯, 최형우의 이 홈런은 반격의 시작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윤성환 역시 김윤동의 2회와 마찬가지로 홈런 후 볼넷을 내주며 위기에 처했다. 1사 2루 상황에서 김주형의 한 방은 중요했다. 


김주형의 타구는 펜스에 직접 맞는 타구였다. 만약 이 타구가 홈런이 되었다면 경기 자체가 바뀌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인정 2루타가 되어버린 김주형의 이 타구는 결국 득점으로 연결되지도 못한 채 1사 2, 3루로 묶어버리고 말았다. 만약 김주형의 이 타구가 단 30cm만 더 날아가 홈런이 되었다면 일요일 경기도 삼성에게는 악몽이 될 수도 있었다. 


1사 2, 3루 상황에서 이홍구가 희생 플라이라도 날렸다면 하는 아쉬움은 다시 커질 수밖에 없다. 투아웃에서 김선빈의 큼지막한 우익수 플라이는 큰 의미로 다가올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오늘 경기는 이승엽의 홈런과 김주형의 인정 2루타로 명확하게 갈렸다. 


기아는 4명의 투수가 나와 무려 16실점이나 했다. 선발과 불펜 할 것 없이 무기력하게 무너진 기아의 마운드는 올 시즌 지속적인 고민거리가 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지난 시즌보다 더 나약해진 불펜은 그래서 더 아쉽다. 물론 시즌 초반 마운드가 불안할 수도 있다. 이 패턴이 2, 3번 반복된다면 근본적인 문제로 다가올 것이다.


기아로서는 원정 3경기에서 탄탄한 타선의 가치를 증명하고, 불펜의 아쉬움도 곱씹어야 했다. 부상 선수가 많은 상황에서 기아의 마운드는 고민이다. 불펜만의 문제가 아니라 시즌 초반을 책임질 4, 5선발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없는 이상 정상적인 경기 운영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 고민을 과연 기아가 풀어낼 수 있을지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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