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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이용규의 신들린 야구, 롯데를 3연패에 빠트렸다

by 스포토리 2011.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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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1번 타자가 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용규는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장맛비로 인해 오랜 휴식을 가졌던 프로야구가 재개한 화요일 이용규의 신들린 야구는 롯데를 절망으로 이끌었습니다. 테이블세터와 크린업 트리오가 자연스럽게 연결된 기아의 야구는 이상적인 승리공식을 만들어냈습니다.

이상적인 야구를 지향하게 된 기아, 우승 해법을 제시했다



1, 2번 타자들이 상대 투수들을 힘들게 하고 3, 4, 5번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 타점을 이끈다는 공식은 야구의 기본중의 기본입니다. 하지만 이런 식의 공식을 현실에서 적용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지요. 완벽한 궁합으로 이런 모습을 보인다면 이는 곧 확실한 우승 후보로 이야기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롯데와 사직에서 승부를 벌였던 기아는 그 완벽한 조화를 보여주며 롯데를 3연패로 몰아넣었습니다.


로페즈와 송승준의 선발 대결, 의외로 불펜 대결로 이어졌다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들을 내세운 양 팀은 양보할 수 없는 경기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먼저 승기를 잡았던 것은 롯데였습니다. 1회부터 손아섭에게 실책성 안타를 내주고 이대호에게 2루타를 맞는 등 심상치 않았던 로페즈는 3회 1사후 전준우와 김주찬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손아섭에게도 안타를 허용하며 먼전 1실점을 했습니다.

롯데가 상대적으로 많은 안타를 만들며 선취점을 올린 것과는 달리, 기아 타선은 송승준의 역투에 말려 3회까지 삼자범퇴를 당하며 공격을 풀어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한 타순이 돈 4회 기아의 타선은 완벽하게 살아나며 송승준을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4회 시작과 함께 이용규가 선두 타자 안타로 살아 나가 송승준을 괴롭히자 김선빈과의 승부에서 볼넷을 내주게 되었습니다. 이용규에 의해 흔들린 송승준은 3번 타자 이범호에게 펜스 상단을 맞는 큼지막한 2루타를 맞아 동점을 내주고 김상현에게 비슷한 코스에 펜스 끝 바를 맞히는 2루타를 맞고 3-1로 역전 당하고 말았습니다.

이후 폭투가 이어져 김상현이 홈까지 파고들며 점수 차는 단번에 4-1까지 벌어지며 기아의 테이블세터와 크린업 트리오가 합작하며 어떤 파괴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분명하게 증명해주었습니다. 발 빠른 이용규가 안타를 치고 나가서 상대 투수를 괴롭히며 타자와의 대결을 힘들게 하고 그렇게 힘든 대결을 한 후 중심 타자들에게 장타를 허용하는 방식은 기아가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조건으로 다가왔습니다.

기아가 순조롭게 역전에 허용했지만 롯데 역시 곧바로 강민호가 솔로 홈런을 치며 추격을 시작하며 기아를 긴장하게 만들었습니다. 위기 상황을 병살 처리하는 노련한 로페즈로 인해 더 이상의 실점을 하지 않았지만 5회 2사를 잡는 상황에서 오른쪽 검지에 이상이 생겨 긴급하게 트레이너와 코치들이 마운드에 올라가는 긴급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부상을 염려해 5회까지 던지고 로페즈가 마운드를 내려오며 경기는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힘들었지만 로페즈를 구원한 손영민은 3이닝 동안 롯데 타자들에게 1안타, 3삼진을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막으며 기아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롯데는 6회 송승준이 2사 만루 찬스를 내주자 퇴출 가능성이 높은 코리를 마운드에 올려 급한 불을 껐습니다. 만루 상황에서 전 타석에서 솔로 홈런을 쳤던 차일목을 삼진으로 잡아낸 코리는 2와 2/3이닝 동안 2안타, 3삼진 무실점으로 기아 타선을 틀어막으며 롯데에게 역전의 기회를 살려주었습니다.

시즌 전 최강의 외국인 선수라고 찬사를 받았던 코리였지만 시즌이 시작되며 4월 한 달 동안 1승 2패에 방어율 4.37로 기대했던 수준의 투구를 보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5월 2승 3세이브를 올리며 2.33의 방어율로 안정을 찾았지만 이미 그에 대한 기대가 상당히 줄어들며 붙박이 선발로 여겼던 그가 불펜으로 돌려진 상황은 그의 퇴출도 가능하다는 신호의 시작이었습니다.

2군까지 내려가며 퇴출 수순을 밟던 그가 마지막 투구일 수도 있는 6월 말 경기에서 자신이 왜 퇴출되어야 하는지 의문이라는 신호를 보내며 역투를 보여주었습니다. 그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오늘 보여준 그의 투구는 빈약한 롯데 마운드에 단비와도 같았기에 롯데 벤치로서는 고민만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기아는 9회 마운드에 김진우가 등장해 첫 타자인 이대호에게 초구 안타를 맞기는 했지만 각이 좋은 변화구를 앞세워 롯데 타자를 2삼진으로 잠재우며 경기를 마무리했습니다. 아직 직구 스피드가 전성기 시절에 못 미쳐 강속구 승부를 하지는 못했지만, 각이 크고 애리한 변화구와 140Km중반을 넘어서기 시작한 직구를 적절하게 배합하며 롯데 타선을 압도하는 모습은 많은 기대를 하게 했습니다.

불안했던 기아 불펜에 김진우가 현재의 모습을 유지하며 경험과 직구 스피드만 살려낸다면 확실한 마무리 투수로 기아 우승의 큰 축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가 전성기 시절의 투구만 해준다면 기아로서는 화룡정점이 될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이용규의 신들린 야구와 눈을 뜬 김상현이 롯데를 잡았다

리그 최고의 1번 타자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이용규의 활약은 대단했습니다. 비로 인해 장기간 경기를 쉬어야만 했던 타자들로서는 실전에서 안타를 만들어내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기아가 한 타순을 도는 동안 침묵했던 것처럼 실전 피칭을 하는 경기에서 타격감을 쉽게 찾지 못한 기아는 4회 이용규의 안타부터 반격은 시작되었습니다.

매 회 삼자 범퇴를 시키며 기아 타선을 압도했던 송승준이었지만 이용규의 안타 한 방과 빠른 발을 이용한 리드는 마운드를 흔들어 놓았습니다. 남들보다 한두 발 정도 폭을 넓게 가져간 리드는 송승준을 긴장하게 했고 잦은 견제는 자연스럽게 상대해야 할 타자 김선빈에게 집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1루 주자인 이용규를 견제하다 김선빈에게 볼넷을 내준 송승준은 발 빠른 주자 두 명이 자신의 뒤에 있자 정상적인 투구를 하기는 힘들어졌습니다. 첫 3이닝을 완벽하게 마무리했던 송승준은 이범호와 김상현에게 홈런에 가까운 2루타 두 방을 맞고 무너져 버렸고 5회에는 차일목에게 선두 타자 홈런을 맞으며 5-2까지 점수 차가 벌어지며 오늘 경기에서도 승리는 너무 멀게 느껴져 버렸습니다.

이용규의 진가는 오늘 왜 그가 최고인지로 증명되었습니다. 5타수 4안타, 2득점을 올리며 선두 타자로서 최고의 활약을 보인 그는 안타를 만들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타격 기술로 상대 투수들을 곤욕스럽게 만들었습니다. 당연히 기아에게는 득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역할로 자신의 임무를 충실하게 한 이용규는 대단했습니다.

상대 팀의 수비 시프트를 보고 빈 공간에 의도적으로 노려 치는 타격도 대단하지만 땅에 닿을 정도로 낮은 공을 때려 안타로 만드는 상황은 코리마저 황당한 듯 웃는 모습에서 그의 야구 센스는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안타가 될 수 없는 공을 안타로 만들어내는 그의 타격은 9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빛을 발했습니다.

1사 후 안치홍이 3루 땅볼을 쳤지만 3루수 전준우가 실책을 범하며 1루로 나가자 이용규가 상대 투수 김수완의 허를 찌르는 기습 번트 안타를 치며 흔들어 놓았습니다. 롯데에서는 전혀 예상을 하지 못했던 이용규의 기습번트는 정확한 코스와 빠른 발이 만들어낸 명품 안타였습니다.

실책과 기습번트로 흔들린 김수완은 김선빈을 대신해 들어선 이현곤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으며 7-2까지 점수차가 벌어지며 전의를 상실하고 말았습니다. 실책에 이어 나온 이용규의 센스 있게 만들어낸 안타가 기아를 편안한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플레이를 하는 이용규는 안타 성 타구까지 다이빙 캐치하며 마운드를 흐뭇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타석에서도 맹타를 휘두르고 빠른 발과 생각하는 야구로 수비에서도 최고의 활약을 보인 이용규의 신들린 야구는 장마로 인해 휴식을 취했던 기아의 승부 근성을 깨워냈습니다.

롯데로서는 중요한 승부처에서 병살들이 이어지며 기회를 만들지 못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중심 타선이 2안타씩을 쳐냈지만 산발 안타로 이어지며 아쉬움은 더욱 커졌습니다. 안타수가 10대 9로 한 개 차이밖에는 안 났지만 점수 차가 7-2였다는 사실에서도 롯데가 얼마나 아쉬운 경기를 했는지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로페즈의 오른손 검지가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여겨지지만 29일 서울에서 종합검진을 받은 이후에야 정확한 이후 등판이 결정될 듯합니다. 만약 로페즈가 기아 마운드에서 이탈하게 된다면 우승 전선은 힘들어질 수밖에 없기에 로페즈가 큰 이상 없이 다음 등판을 준비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기아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한결 같을 듯합니다.

트레비스와 사도스키가 맞붙는 29일 경기는 양 팀에게는 모두 중요한 경기가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28일 경기에서 승리한 두산으로 인해 순위가 바뀌어 6위까지 떨어진 롯데로서는 더 이상의 연패는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롯데가 후반 대약진을 위해서는 더 이상의 패배는 위험할 수밖에 없기에 롯데의 29일 경기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경기가 되었습니다. 기아로서도 436일 만에 1위가 바뀐 현재 연승을 통해 1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위기의 롯데를 잡아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이들의 혈투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흥미롭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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