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4. 28. 09:04

기아 삼성에 16-9승, 나지완의 만루 홈런 2825일 만에 스윕 한 위대한 한 방

8년 가까이 하지 못했던 것을 기아가 해냈다. 삼성 왕조를 세워가던 시절 호랑이는 사자만 만나며 작아졌다. 그렇게 8년 가까운 시간이 흘러 호랑이는 사자를 완벽하게 제압했다. 기아로서는 시즌 2번째 스윕이고, 삼성 징크스를 벗어나는 경기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나지완의 시즌 두 번째 만루포, 팻 딘 부진에도 승리 챙겼다



그렇게 잘 던져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던 팻 딘은 오늘 경기에서 난타를 당하며 무려 7실점을 했다. 2점의 경우 불펜이 막아주지 못한 점수이기는 했지만 의외로 흔들렸다. 팻 딘으로서는 삼성과 두 번째 대결이었고, 그들은 철저하게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준비도 있었지만 팻 딘의 공이 너무 가운데로 몰린 것도 문제였다. 여기에 초반 너무 큰 점수 차는 독이 되었다. 빠르게 경기를 이끌려는 배터리의 판단은 오히려 삼성 타자들의 타격감을 끌어냈기 때문이다. 시즌 2승째를 올리기는 했지만 팻 딘으로서는 처참할 정도의 자책점을 안아야 했다. 


1회 시작과 함께 선두타자인 배영섭에게 2루타를 맞은 것이 컸다. 김헌곤의 안타로 분위기는 삼성이 1회부터 대량 득점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들게 했다. 이런 상황에서 구자욱의 1루 땅볼은 병살이 되었다. 1루수 김주찬이 베이스 태그를 하고 곧바로 홈으로 던져 3루에 있던 배영섭을 런 다운에 걸리게 만들었다. 


삼성에서 중견 선수로 존재감을 보여야 할 배영섭이 엉성한 주루 플레이는 좋은 분위기를 망치고 말았다. 그나마 이원석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은 것은 다행이었다. 팻 딘과 달리, 삼성의 선발로 나선 최충연에게 1회는 삼자 범퇴를 시켰지만 2회는 달랐다.


2회 선두 타자인 최형우가 안타로 나간 후 나지완과 이범호를 연속 볼넷을 내주며 만루 상황을 내주었다. 안치홍의 적시타가 이어지며 가볍게 동점이 되었다. 문제는 이범호의 파울 플레이를 3루수 이원석이 허무하게 놓치며 분위기는 급격하게 흔들렸다.


신인인 최충연으로서는 주자가 2명이나 나간 상황에서이 파울 플라이 하나는 흐름을 바꿀 수도 있는 중요한 상황이었다. 평범한 플라이를 놓친 후 최충연은 볼넷을 내줬다. 그리고 이후 기아는 무려 2회에만 12명의 타자가 나섰다. 7개의 안타와 3개의 볼넷이 이어지며 무려 9득점을 하며 경기 흐름을 완전히 기아로 바꿔 놓았다. 


9득점을 하는 과정에서 나지완의 만루 홈런은 결정적이었다. 4월이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나지완은 삼성을 상대로만 두 개의 만루 홈런을 만들어내며 사자 킬러로서 존재감을 새롭게 각인시켰다. 사실 경기는 이대로 기아의 완승으로 끝날 분위기였다.


팻 딘이 그동안 보여준 경기력을 보면 삼성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기는 어려워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경기는 달랐다. 1회부터 난타를 당했던 팻 딘은 팀이 2회 9점이나 득점에 성공하자 오히려 더 힘들어졌다. 빠른 승부를 하려는 전략은 삼성 타자들에게 단순한 결정을 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4회 팻 딘은 2사를 잡은 상황에서 연속 안타를 내주며 실점을 했다. 그리고 주자를 두 명이나 둔 상황에서 김헌곤에게 3점 홈런을 맞으며 5-9까지 따라 붙게 만들며 경기 흐름이 어떻게 바뀔지 모를 상황까지 자초했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기아 타자들은 강했다. 실점을 하자 곧바로 멀어지며 넉넉한 점수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팻 딘은 아웃 카운트 하나에 주자 두 명을 남긴 채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다. 불펜인 한승혁이 잘 막아주면 좋았을 텐데 안타로 2점을 실점하며 이 모든 것은 팻 딘의 몫이 되었다. 팻 딘은 5와 1/3이닝 동안 91개의 투구수로 13피안타, 1피홈런, 4탈삼진, 1사사구, 7실점을 하고도 승리 투수가 되었다.


1점 대 방어율이었던 팻 딘은 7실점을 하며 3점 대로 치솟았다. 오늘 공들이 가운데로 몰리며 난타를 당했다. 2회 빅이닝으로 인해 전략이 달라진 탓도 있겠지만 삼성 타자들이 두 번째 대결에서 팻 딘을 공략한 결과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럴 경우 오늘 한 경기만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시즌 시작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맞은 첫 번째 대량 실점 경기는 팻 딘에게는 중요한 과제로 남겨졌다. 팻 딘이 슬기롭게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으로 기대가 되지만 팀으로서도 많은 준비들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헥터가 전 경기에 주춤했고, 팻 딘 역시 흔들렸다면 4월 너무 좋은 시작이 오히려 선수 전체에게 오버 페이스를 만들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니 말이다. 


기아는 19개의 안타를 몰아치며 16득점 경기를 했다. 그리고 오랜 시간 삼성에게 밀렸던 전력을 뒤집었다. 대구 원정에서 시즌을 시작한 기아는 이미 삼성과 올 시즌 전적은 5승 1패로 이어가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고무적이다. 나지완의 만루 홈런도 대단했지만, 이틀 연속 홈런을 친 안치홍의 타격도 중요하게 다가왔다. 


최형우를 제외하고 장타를 치는 선수들이 실종된 상황에서 나지완과 안치홍이 홈런포를 가동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다행이니 말이다. 아직 타석에서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지만 이범호의 3루 수비는 대단하다는 말 외에는 할 말이 없게 만들 정도로 환상적이다. 


오늘 경기 역시 3루 강습 타구들이 많았다. 하지만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잡아내 아웃을 만드는 과정은 아름답기까지 했다. 부상 복귀 후 매 경기 환상적인 수비로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이범호가 이제는 타선에서도 팀의 중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기아는 NC와 주말 3연전을 갖는다. 리그 1, 위 팀의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모두의 주목을 받고 있다. 주말 3연전에 양현종, 김진우, 임기영이 출전할 예정이다. 헥터와 팻 딘이 삼성 전에 모두 투입되며 NC와의 대결에서 빠지게 되었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양현종과 임기영이 꾸준하게 잘 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해볼만한 경기다. 


시즌 초반 주도권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양 팀 모두 양보 없는 승부를 펼칠 수밖에 없다. NC에 약했던 기아로서는 삼성 징크스에서 벗어났듯, 홈에서 공룡도 잡고 우승 후보로서 진가를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광주에서 펼쳐질 호랑이와 공룡의 대결은 그 자체로 충분히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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