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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Soccer/국제대회

한국 세네갈 승부차기 승리 36년 만 4강 美쳤다

by 스포토리 2019.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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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전 경기가 열리기 전 대진표만 보고도 축구 전문가들은 세네갈 승리를 예상했다. 다른 팀들과 달리 뛰어난 체력과 경기력으로 우승 후보로 점찍었기 때문이다. 실제 8강에 올라오기 전까지 경기를 보면 강력한 공격력과 안정적인 수비력을 갖춘 팀이었다.

 

우승 후보는 세네갈만은 아니었다. 우린 예선전에서 우승 후보로 꼽힌 아르헨티나를 꺾어본 경험이 있다. 포르투갈에게 지기는 했지만, 대한민국은 최악의 대진운 속에서도 다음 라운드에 오른 저력의 팀이다. 경기를 할수록 조직력이 살아났고, 골 감각도 꾸준하게 이어갔다.

이강인 혼자 하는 팀은 아니지만 중원에서 중요한 볼 배급을 담당하는 이강인의 존재감을 절대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했다. 이강인이 왜 우리 대표팀에 필요했는지 오늘 경기도 잘 보여주었다. 뮌헨에서 뛰고 있는 정우영이 돌아가지 않았다면 더욱 강력했을 것이다.

 

오늘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은 오세훈을 최전방에 둔 3-4-2-1 포메이션을 보여주었다. 이강인과 전세진이 2선에서 공격을 이끌고, 정호진, 박태준을 중앙 미드필더로 두고 공수를 조율했다. 김정민 대신 박태준을 미드필더로 선택해 세네갈에 특화했다는 점이 이번 전술의 핵심이었다.

 

좌우 윙백은 최준과 황태현이 스리백은 이재익, 김현우, 이지솔, 골문은 이광연이 맡으며 우승 후보 세네갈에 맞섰다. 오늘 경기는 이강인이 3골 모두에 관여하며 그 존재감을 다시 확인하게 해주었다. 탁월한 기술에 전방에 공을 배급하는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한 이강인은 분명 승리의 일등공신이다.

 

경기가 끝난 후 세네갈 감독이 이강인을 꼭집어 아주 잘했다고 이야기를 할 정도로 그의 존재감은 강력했다. 경기는 전반적으로 세네갈이 지배하는 형태였다. 팀 전체가 엄청나게 큰 키와 체력으로 무장되었다. 이는 체력적으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조건이기도 하다.

 

오늘 경기는 VAR이 경기를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각자 VAR로 골을 넣고 넣어주는 상황들이 반복되기도 했으니 말이다. 전반부터 경기를 지배한 것은 세네갈이었다. 전반 37분 세네갈의 크로스에 이은 헤딩 패스로 문전 혼전 상황에서 벵 디아뉴의 강력한 슈팅이 골로 이어졌다.

 

첫 골을 내준 후 이강인과 오세훈이 고군분투를 했지만 골문을 열지는 못했다. 후반 7분 한국 대표팀은 빠르게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전세진을 제외하고 아르헨티나전에서 골맛을 봤던 조영욱을 조기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공격진 변화를 주자 후반 16분부터 효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정호진의 슈팅 과정에서 페널티박스 안에 있던 이지솔이 세네갈 선수에게 밀려 넘어졌고 비디오 판독을 통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이강인이 골로 연결하며 균형을 잡았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후반 28분 이재익의 핸드볼 파울이 VAR에 걸리면서 페널티킥을 내줬으니 말이다.

 

아쉬웠던 것은 이광연 골키퍼가 상대 페널티킥을 막아냈지만 킥 전에 먼저 움직였던 것이 VAR로 확인되며 실점할 수밖에 없었다. 이 상황은 승부차기에서 세네갈 골키퍼에게 그대로 적용되며 승패를 가르게 되었다는 점에서 VAR은 오늘 경기 흐름을 바꾼 결정적 한방이었다.

 

한국은 종료 3분 전 실점했으나 이번에도 VAR로 세네갈 핸드볼 파울이 확인돼 무산되었다. 만약 이게 골로 인정되었다면 한국의 4강행은 무산될 수밖에 없었다. 분위기 반전이 된 결정 후 이강인은 프리킥을 이지솔의 헤딩골로 연결하면서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종료 직전 터진 동점골이었다.

연장 승부에 들어선 한국팀은 역전골을 넣으며 4강 가능성을 높였다. 연장 전반 6분 상대 진영에서 볼을 가로챈 한국은 이강인의 절묘한 침투패스가 그대로 조영욱에게 연결됐고 오른발 슈팅이 골로 연결되며 3-2 역전에 성공했다. 이강인의 이 패스는 절대적이었다.

 

왜 많은 이들이 이강인에게 엄지척을 할 수밖에 없는지 이 결정적인 패스 하나가 모두 말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연장까지 뛴 이강인은 후반 그라운드에 쓰러진 후 교체되어 나갔다. 이제 굳히기만 하면 되었지만 세네갈은 우승 후보 팀 다웠다. 말 그대로 종료 휘슬을 불려고 하는 순간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수비수가 많은 틈을 뚫고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정규 시간 후반 막판 한국이 극적인 동점골로 연장을 만들어내더니, 이번에는 세네갈이 패배 직전 극적인 동점골로 승부차기로 이끌었다. 승부차기는 위태로웠다. 가장 잘 차는 김정민과 조영욱이 1, 2번으로 나왔지만 실축하며 분위기는 단박에 세네갈로 넘어갔다. 

어린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승부차기 승부는 집중력이 더욱 절실했다. 한국 대표팀 1, 2번 키커가 실축을 하자 세네갈은 오히려 풀어져 버린 느낌이었다. 고도의 집중력을 부여해야 할 상황에서 승리를 먼저 생각한 것은 독이 되었다. 세네갈 두 번째 키커와 마지막 키커가 골대와 상관없이 허공으로 볼을 찬 것에서 잘 드러났으니 말이다.

 

말도 안 되는 짜릿함을 승부차기에서 선보인 한국과 세네갈의 대결은 마지막 키커인 오세훈이 상대 골기퍼의 반칙으로 다시 도전해 골을 넣으며 4강 티켓을 얻었다. 미국 중계진이 "미쳤다"는 감탄사를 쏟아낼 정도로 오늘 경기는 승부차기 마지막 키커까지 숨 죽이고 볼 수밖에 없을 정도로 강렬했다. 

 

이탈리아-우크라이나, 대한민국-에콰도르가 4강전을 치르게 되었다. 미국을 이기고 올라온 에콰도르를 꺾게 된다면 20세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우승 도전을 하게 된다. 이강인이 우승을 하겠다는 포부가 그저 하는 헛된 희망이 아닌 가능성 높은 도전이 되었다. 이제 단 두 번의 경기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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